직업 3

김미경의 리부트, 김미경

김미경의 리부트 - 코로나로 멈춘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법 김미경(지음), 웅진지식하우스 이 책을 내가 샀다고 오해하지 말기를. 하지만 한 번 읽기 시작하자 김미경이라는 저자가 궁금해졌고 책 내용대로라면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마 이 책은 ‘능력주의’라든가 한병철의 에서 이야기했듯이 현대인들 스스로 능력이나 성과라는 틀에 자신을 스스로 몰아넣는 것이 옳다고 끊임없이 몰아붙이는 책이 될테니, 건강한 책이라고는 보기 어렵다(대부분의 자기개발서는 여기에 속한다). 또한 저자 스스로도 그렇게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으며, 그 채찍질의 성과를 이 한 권의 책으로 냈으니, 비판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저자도 요즘 비판적 인문학이 이야기하는 어떤 시스템의 피해자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스크린의 추방자들, 히토 슈타이얼

스크린의 추방자들 The Wretched of the Screen 히토 슈타이얼Hito Steyerl(지음), 김실비(옮김), 김지훈(감수), 워크룸프레스 1. 책을 사두고선 읽지 않았다. 현대예술에 대한 책이라는 걸 알았지만, 영화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일 거라는 추정과 다소 투박하게 읽혔던 몇몇 문장들로 인해, 그리고 다른 책들과의 우선 순위에서 뒤로 밀려 읽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읽은 한은형의 수필집에서 히토 슈타이얼이라는 흥미로운 예술가의 이름을 발견한다. (2007)라는 작품에 대한 짧은 글 속에서 나는 이 작가를 찾았다. 그런데 이런, 나는 뒤늦게 최근 가장 영향력 있는 현대미술가들 중의 한 명이며, '빈곤한 이미지(poor image)'로 거의 전세계적인 지지를 받고 있음을. 그리고..

내 나이 벌써 마흔, 그리고 이직 고민

회사 잘 다니는 친구가 나이 마흔에 젊은 헤드헌터에게 이직을 이야기해놓았는데, 연락이 없다며 웃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서른 넷에 어느 헤드헌팅 회사에서, 지금은 코스닥 상장 기업으로 나가는 벤처 기업의 마케팅팀장으로 제안이 들어왔는데, 보기 좋게 거절했다. 그것도 미술 비즈니스를 하겠다고! (그리고 아주 오래 동안 서서히 가라앉았다. 뭐, 좋은 경험을 쌓긴 했지만) 다시 이직을 고려 중인데, 쉽지 않다. 쉽지 않다는 건 '옳긴다는 사실'이 아니라 '옮기고 난 다음의 여러 권한과 책임' 탓이다. 나이가 마흔이 되고 보니, 일을 한다는 건 인간관계를 맺는다는 것이고, 관계를 맺은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얻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신뢰를 얻으면 일이 수월하게 진행되고, 신뢰를 얻은 만큼 정성과 최선을 다한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