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8

요즘, 책임에 대하여

젊었을 때는 자유를 이야기했으나, 나이가 들고보니, 자유보다 책임이 더 중요하더라. 그러고 보니 한국 교육은 '책임'에 대해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더라. 특히 '책임을 지는 자(리더)'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교육은 전무했더라(아니면 내가 그렇게 살아온 것인지). 공부를 잘 하는 것보다 책임이 더 중요한데. 책임감이라곤 제로인데, 공부를 잘 했다는 걸로 리더가 되는 모습은 어딘가 이상하다. 요즘 이 나라 모습을 보니, 제대로 된 리더를 찾아보기 힘들구나. 하물며 작은 구멍 가게 사장도 저러지 않는데, 국가/정부의 장(리더)들이 왜 저러는지. 그리고 저런 사람들을 옳구나, 좋구나 하면서 뽑은 사람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세상은 좋게 변할 듯하면서도 변하지 않는 곳인 듯 싶다. 이러다가 브라질처..

숲 속에서의 책 읽기

제목이야 저렇게 달았지만, 여유로운 풍경이라기 보다는 도망쳐 나온 것이다. 소년원 출신 시인 장정일이 그의 첫 시집에서 '도망 중'이라는 글귀를 사용했을 때, 절반만 공감했음을 뒤늦게 알게 된다. 이제 그도 이제 환갑이 되었고 나도 쉰이 되어간다. 돌이켜보니, 늙었다는 기분에 잠긴 적은 없었다. 그렇다고 젊고 싶었던 적도 없었다. 종종, 자주, 죽음에 대해서 생각한다. 그리고 저 침묵의 우주가 가진 절망스러운 무한함에 대해서도. 몇 명의 사람들이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해, 그 사람들을 내보내고 그 자리를 메우고 있는데, 엄청나게 힘에 부친다. 계속 구인공고를 올리지만, 대졸 신입도 지원하지 않는다. 회사는 매년 성장해 이제 직원 수만 150명 가까이 되는 디지털 에이전시가 되었지만, 회사가 성장하는 만큼 ..

사업을 한다는 것의 책임

오래 전 알던 지인을 십 수년만에 만날 때, '글을 쓰냐'고 나에게 묻는다. 그리고 '글을 써라'고 한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약간 미안하기도 하고, 내가 그렇게 글과 어울렸는지 스스로 돌아보며 때로 내 불성실을 탓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나에게 사업을 하지 않느냐고 묻는 이들을 자주 만난다. 이럴 때마다 고민을 한다. 나는 사업을 하는 것이 어울리는가. 나는 사업 추진/실행에 대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가. '훈수'와 '실제 플레이'는 다르다. 실제 플레이(사업)도 해보았지만, 철저한 준비나 계획 속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되지 않는 까닭에 어디 가서 말하기 어렵다. 사업을 한다는 건 무엇일까. 짧게 경영학 공부를 했고 전략 수립 컨설팅 업무도 했으며 IT 프로젝트에서 프로젝트 관리와 리..

지금에 대한 잡생각

일이 바빠서 - 이것도 핑계일 지 모르겠지만 -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다 보니, 책읽기, 글쓰기가 형편 없어졌다. 며칠 사이로 좋은 인터뷰 기사를 읽었는데, 시사하는 바가 컸다. 다음에 링크를 달아 블로그에 올려야겠다. 페이스북을 하다보니, 정리되지 않은 단상을 올리고 그것으로 끝을 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글의 길이가 짧아지고 깊이는 얕아졌다. 여튼 그런 단상들 중 일부를 아래와 같이 옮긴다. 여유가 된다면 관련된 책들도 몇 권 읽고 길게 정리하고 싶지만, ... 늘 생각에만 머물 뿐이다. * * 정치에 대한 글을 적었다. 야당의 모습을 보면서 한심해서 적은 글이다. 몇 주 전에 적은 글이라 시의성이 떨어진다. 얼마 전 원내대표가 된 이종걸 의원은 한순간 언론에서 자신이 사라졌다고 했다. 그건 (너무 불행..

나는 어떤 리더가 될 수 있을까

리더에 관한 한 내가 아는 두 가지 극단적인 사례가 있다. 한 리더는 아침에 와서 모든 직원들의 책상을 닦고 사무실 청소를 한다. 그는 직원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잘 안다. 그것은 그들이 일을 성실히 하고 있다는 것. 그 다음은 그는 아무 것도 모른다. 직함이나 부서로 그들이 하는 일을 추측할 뿐이다. 하지만 그는 직원을 신뢰하고 사랑하며 그들이 최선을 다해서 일할 수 있도록 대부분의 권한을 위임하였다. 그는 그 일들에 대해 책임을 지지만, 묻지도 간섭하지도 않는다. 마치 브라질의 샘코 같은 회사라고 할까. 그런 회사가 있고 그런 리더가 있다. 또 다른 리더가 있다. 그의 책상 위로 무수히 많은 문서들이 올라왔다가 사라진다. 그의 이메일함은 폭발 직전이다. 그러나 그는 특유의 철두철미함으로 사소한 ..

게임 이론과 삶의 긴장

'게임'이란 전략으로 상호 독립적인 상황이다. 즉 자신이 선택한 결과가 어느 정도는 다른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행동하게 만든다. '움직임'은 의사결정자가 하는 선택이고, '플레이어'는 모든 의사결정자다. '제로섬 게임'은 누군가의 소득이 오직 다른 사람의 손실이 있을 때만 발생하는 상황을 말한다. '라이벌'은 게임에 참가한 다른 모든 플레이어들이다. - 권춘오, '게임이론으로 보는 전략의 기술', 동아비즈니스리뷰, 4월1호 게임 이론에 대해선 몇 편의 아티클들을 읽었으나, 이를 내 일상에 적용시키지는 않았다. 하지만 슬슬 적용시켜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실은 내가 속해있는 여러 조직에서 내 책임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책임이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는 의미하며, 그 권한을 행사함으로, 다른..

관성과 시간

나를 형성하고 있는 여러 가지 것들이 형성된 것은 언제부터 일까? 가령 예를 들자면, 술버릇이라든가, 말 하는 속도라든가, ... ... 실은 이것도 일종의 관성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최근에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것들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관성 이상의 어떤 힘이나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고... 특히 인생에 있어서 이러한 힘이나 에너지들은 종종 사랑의 실패, 오랜 인연의 결렬, 사소한 실수로 인한 감당하기 힘든 시련, 혹은 우연에 의한 비극 등으로 인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결국 우리는 오래 전부터 형성되어온 관성 속에서 어떤 변화를 시도하지만, 아주 소극적인 차원에서만 이루어지고, 변화 시도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받으며, 번번히 관성에 이끌려 가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볼 때, 감당하기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