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2

어느 봄 속의 여름, 창원

여름을 특정짓는 것이 짙은 녹음과 뜨거운 열기라면, 이미 여름은 왔다. 그렇다면 사랑을 특정짓는 것은 무엇일까, 혹은 이별?, 아니면, 나는? 세월은 너무 흘렀다. 나만 제외하고 모든 이들이 다 아는 사실 하나, 내가 나이 들었다,는 것. 평일 창원엘 갔다. 연휴나 명절이 아닌 날 내려간 건, 거의 이십년 만인가. 지방 중소 도시에선 쉽게 마주할 수 있는 풍경도 서울에선 참 낯선 풍경임을 새삼 느꼈다. 그만큼 서울 생활이 익숙해진 건가, 아니면 지친 건가. 올해 초 새로 생긴 경상대학교 병원 앞에 이런 하천이 있었다. 조금만 가꾸면 사람들이 다닐 수 있을 것같은데, 여기 사람들은 별 관심 없을 것이다. 여기저기 공원이다 보니. 핸드폰 카메라로 찍은 몇 장의 창원 풍경이다. 버스를 타고 이동했는데, 지난 ..

평일 정오, 한강 공원

몇 장의 사진, 몇 줄의 문장, 몇 개의 단어, 혹은 유튜브에서 옮긴 감미로운 음악,으로 내 삶을 포장하고 싶지만, 그렇게 되진 못했다. 점심 식사를 하고 한강시민공원까지 걸어나갔다. 더웠다. 근처 직장인들은 빌딩 앞에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었고 짙게 화장을 하고 곱게 차려입은 처녀는 향수를 뿌린 흰 와이셔츠 총각을 향해 윙크하며 미소 지었다. 하지만 평일 점오의 한강변은 텅 비어 있었다. 멀리 강변북로가 보였고 서쪽으로 흘러가는 강물 위로 유람선이 지나갔다. 이상하고 낯선 모습이었다. 원래 이런 모습이었겠지만, 이게 자연스러운 풍경이겠지만, 약간의 공포가 밀려들었다. 지나치게 낯선 풍경은 이국적이나,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다가와 우리를 두려움와 공포로 둘러싼다. 어쩌면 그건 그건 이 세상에 어제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