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인 12

Paul Jaboulet Aine, Cotes du Rhone Parallele 45

폴 자불레 애네, 꼬뜨 뒤 론 빠할렐 45, 2021년Paul Jaboulet Aine, Cotes du Rhone Parallele 45, 2021 오랜만에 론 와인을 마셨다. 그르니슈 품종은 처음이다. 이 품종이 잘 숙성되면 타르와 가죽향이 난다고 한다. 그랬나 싶다. 그르니슈와 시라를 브랜딩한 와인으로 가격 대비 높은 품질로 많은 사랑을 받는 와인이라고 한다. 정말 그렇다!  술이라는 게 분위기(장소, 시간, 사람 등)을 타는데, 특히 와인이 이게 더 심하다. 좋은 와인을 마시더라도 제대로 된 분위기가 아니면 그 풍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도 있다. 심지어 몇 천원하는 멜롯 와인을 마시고 기분 좋게 취한 적도 있었다. 며칠 후 다시 그 와인을 구입해 마시곤 "이렇게 맛이 없을 수가!"..

Chateau du Bois de Tau 2019 샤또 뒤부아 드또

Chateau du Bois de Tau 2019 Cotes de Bourg, Bordeaux 보르도 레드 와인이다. 카베르네 쇼비뇽(20%)과 메를로(80%) 브랜딩으로 전형적인 보르도 와인의 풍미를 보여준다. 견고하며 밸런스가 좋다. 하지만 나는 금방 마셨다. 뒤늦게 후회하고 있지만, 늦었다. 최소 3시간 이상 기다렸다가 마셔야 된다고 한다. 다른 이의 리뷰를 보니.. 과연 그럴까. 결국 디켄팅을 권하는 와인이지만, 어느 정도로 풍미가 올라올련지는 지켜봐야 할 것같다.  방배동에 있는 와인샵에서 3만원 중반대로 구입했다. 적절한 가격이다. 세계적으로는 32불 정도로 거래되는 와인이라고 하니. 나쁜 와인은 아니다. 그렇다고 와~ 하는 와인도 아니다. 디켄팅하여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프랑스 와인 좋아하..

샤또 드 파랑쉐 뀌베 라파엘 2019

샤또 드 파랑쉐 뀌베 라파엘 2019 Chateau de Parenchere Cuvee Raphael 2019 메를로 50%, 카베르네 쇼비뇽 50%으로 블랜딩된 와인으로 샤또 드 파랑쉐의 대표 와인이다. 아래 등급으로는 보르도 슈페리어 루즈가 있고 위로는 에스프리 드 파랑쉐가 있다. 하지만 빈티지마다 유통가격이 제각각이다. 파랑쉐 보르도 슈페리어는 병당 8유로 ~ 10유로면 살 수 있지만, 국내 샵에서는 4만원 가격으로 판매되기도 했다(이런 도둑놈들!). 내가 마신 뀌베 라파엘은 12유로 이상. 그리고 에스프리 드 파랑쉐는 19유로다. 샤또 드 파랑쉐 홈페이지에 가면 6병이 들어가 있는 박스로 구입할 때 위 가격으로 살 수 있다. 그리고 많이 사면 가격은 더 떨어진다. 하지만 한국으로 운송하려면 세금이..

Chateau Meyney Prieur de Meyney, Saint-Estephe

와인을 마시기 시작한 지도 십수년이 넘었다. 한창 싸이월드 모임에서 활동하며, 일요일 오후 상수역 인근에서 와인카페를 하던 후배가 있어, 가끔 번개할 때가 좋았다. 와인은 부드럽고 기분 좋은 향기로, 아름다운 사람들과 근사한 음악과 우아한 공간 속에서 더 빛난다. 소주는 아무렇게나 마셔도 소주만의 강렬함으로 모든 것을 지배하지만, 와인은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약하기만 하다. 그래서 배경을 신경쓸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때론 약점이기도 하다. 싱글몰트 위스키는 강렬함과 깊은 향을 가지고 있으나, 그, 또는 그녀가 자신이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를 정하는 술이다. 그래서 그들은 살짝 어둡고 무거운 공간, 두 명이나 세 명이서 격렬한 감정의 모험 속에서 제대된 멋을 부릴 줄 안다. 종종 햇살이 강렬하게 내리쬐는 ..

M.Chapoutier, La Ciboise Red 2009 (엠 샤푸티에, 라 시부아즈 레드)

M.Chapoutier, La Ciboise Red 2009 엠 샤푸티에, 라 시부아즈 레드 품종 : Grenache 60%, Syrah 30%, Carignan, Mourverdre 10% 꼬뜨 뒤 론 지역의 와인이다. 엠 샤푸티에는 1808년에 설립된 론 지역의 와인 명가이기도 하고, 여기서 나오는 와인에 대한 평판은 대체로 좋다. 이 와인은 첫 느낌은 밋밋하다. 까르베네 쇼비뇽를 즐겨 마셔온 탓에, 라 시부아즈 레드는 너무 심심했다. 와인 매장 점원은 몬테스 알파 까르베네 쇼비뇽보다 이 와인이 더 낫다고 했지만, 나는 몬테스 알파 까르베네 쇼비뇽을 샀어야 했다. 평판이 나쁘지 않으나, 첫 느낌이 밋밋하다면, 그건 시간이 해결해 줄 일이다. 그리고 오픈하고 난 뒤 두 세시간이 지나니, 은은한 맛이 입..

Chateau Marquis de Vauban La Cuvee du Roy 2004

Chateau Marquis de Vauban La Cuvee du Roy 2004 메를로 75%, 그 외 까베르네 쇼비뇽, 까베르네 프랑이 브랜딩된 프랑스 와인이다. 이 와인을 마시기 전에 검색해보았고, 우호적인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밋밋했다. 심지어 한 시간 이상 디켄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밋밋한 느낌 그대로였다. 거기에다 테이블에 같이 앉은 지인의 단골 와인샵 여 사장님, 연신 후루룩, 입 안에서 와인을 굴리며 와인을 마셨다. (아, OTL!) 밸런스는 좋으나 바디감이 약했고 다소 거친 느낌이 들었다. 향은 좋았으나, 깊은 맛은 없었다. 가격에 비해 기대 이하의 맛이었다. 아니면 확실하게 내 취향이 아니었다. 추천하지 않는 와인이다.

Marquis De Chasse Bordeaux 2007

Marquis De Chasse Bordeaux 2007 Ginestet, France 메를로(Merlot)와 카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을 브랜딩한 전형적인 보르도 와인이다. 참 이렇게 적고 나니, 할 말이 없다. 위 문장으로 마르퀴스 드 샤스 보르도의 특징이 그대로 드러나니 말이다. 와인이 이렇게 밋밋한 감상평으로도 끝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다. 이 리뷰를 적기 위해 이 와인 정보를 검색해 보니, Marquis De Chasse Medoc의 가격은 이 와인의, 거의 두배 가격이었다. 하긴 몇 년 전 파리에 갔을 때에도, Medoc 와인은 따로 코너가 마련되어 있었고 그 때 환율을 고려해 환산해보면 만원 이하 와인은 보기 드물었다. 다행히 다른 지역의 좋은 와인들이 ..

샤또 세규르 드 까바냑 Chateau Segur de Cabanac

오랜만에 깊고 부드러운 와인을 마셨다. 붉은 빛깔이 나는 알콜은 원래 바람이 지나는 풍경을 나풀거리는 가로수의 잎사귀로 알아차릴 수 있는 커다란 유리창 안 한적한 공간 안에서, 현대 자본주의의 무자비한 일상이 가져다 준 긴장한 마음을 잠시 풀고, 피곤에 지친 몸을 낡은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어 마시는 것이 제격이다. 하지만, 그러질 못했다. (한동안 그러지 못하리라.) 용산 후암동에 위치한 이탈리안 식당. 남산도서관 인근의 독일 문화원 옆 주차장 아래 주택을 개조해 만든 일 비노 로쏘(IL VINO ROSSO)에서 나는 이 와인을 마셨다. 샤또 세규르 드 까바냑(Chateau Segur de Cabanac) 2003. 오래된 와인을 마실 때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오후 일찍 시작해 해질녁까지 이어지는 술자..

B&G Bordeaux 2005

Barton & Guestier Bordeaux Merlot - Cabernet Sauvignon, 2005 일요일 저녁 김포공항 이마트에서 한 병 구입해 마셨다.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마신 것이, 결국 한 병을 다 마시고 말았다. 지난 한 주, 심리적 긴장과 정신적 불안이 극에 달해 있었으며, 내가 취하는 어떤 행동들도 최선의 것이 되지 못했던 순간들로 채워 있었다. 너무 황당해서 누군가에게 말하지도 못할 어떤 일을 겪었고, 지난 일요일 그것을 끝냈다. 다행히 이 와인은 특별함이 없었다. 특별했다면, 나는 와인 향에 기뻐했을 것이고 결국 술을 더 마셨을 지도 모른다. 여느 프랑스 와인이 그렇듯이, 멜롯과 카베르네 쇼비뇽의 조합이다. 그런데 멜롯의 달콤함만 부각되고 카베르네 쇼비뇽의 거칠고 깊은 풍미는 ..

Chateau Godeau, 2003, Saint Emilion Grand Cru

Chateau Godeau 2003, Saint Emilion Grand Cru 얼마 전 롯데백화점 세일 기간 중에 운 좋게, 저렴한 가격에 구한 와인이었다. 솔직히 Grand Cru 등급 와인에 길들여지면, 경제적으로 매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되지만, 그러나 어쩌겠는가. 신대륙 와인이 제 아무리 과일향이 풍부하고 좋다고 하더라도, 프랑스나 스페인 와인을 따라오려면 한참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와인, 풍부한 과일향으로 입 안을 가득 자극하면서 부드러운 피니시를 자랑한다. 멜롯 75%에 카베르네 쇼비뇽과 카베르네 프랑을 적절히 브랜딩한 와인으로 Grand Cru 등급의 와인들 중에서 다소 저렴한 편에 속한다. 세일 기간 중 이벤트 와인으로 나왔으며 약 20,000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실제 판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