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 2

이사야 벌린의 '자유'

집에 이사야 벌린의 책이 한 두 권 있는데, 완독하진 못했다. 이 학자의 명성은 이미 잘 알고 있다. 라트비아에서 태어난 러시아계 유대인인데, 영국에서 상당한 명성을 얻었다. 23세에 옥스퍼드 대학 교수가 되었으니.  최근 >을 읽다가 이사야 벌린이 '소극적(부정적) 자유'와 '적극적(긍정적) 자유'라는 개념을 읽었는데, 이를 조금 자세히 찾아보았다. 이 개념은 20세기 정치 철학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며, 자유주의를 다시 부상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사야 벌리는 보수에 가까운 학자인데, 그렇다고 꽉 막힌 보수는 아니다.  소극적(negative) 자유는 외부의 간섭이나 제약없이 개인이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타인이나 국가 등 외부의 힘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면 안 된다. 그래서 이를 '..

misc. - 2015년 3월 10일.

뜨거운 김이 올라오는 짬뽕을 폰 카메라로 찍기란 쉽지 않았다. 임시로 있는 사무실 근처 중화요리점에서 짬뽕에 이과두주를 마셨다. 붉은 색으로 장식된 벽면 아래 짙은 갈색 나무 무늬 테이블과 검정색 천이 씌워진 의자에 앉아, 바람과 오가는 사람들에 흔들리는 출입문을 잠시 보았다. 이것저것, 그냥, 잠시, 보는 시절이다. 정해져 있지 않아 자유롭고 정해져 있지 않아 불안한 시절이다. 자유와 불안, 혹은 두려움은 등가적 관계를 이룬다. 최초의 인류가 선악과를 먹는 순간, 우리는 자유를 가지게 되었고 그와 동시에 자유 속에 깃든, 끝없는 불안과 두려움도 함께 가지고 왔다. 하지만 중년이 되자, 자유는 보이지 않고 불안과 두려움으로만 채워졌다. 마음 속에서, 육체 속에서 이리저리 부딪히는 불안과 두려움을 조금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