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인문학 유행과 인문학적 사고

지하련 2019. 10. 4. 03:24


소위 인문학적 소양이란 치열한 '왜'로부터 출발한다. '왜'를 묻는다는 것은 비판적 사유와 분석을 필요로 한다. 현대 인문학의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정신이 있다면, 그것은 '질문은 해답보다 심오하다'는 것이다. 이 점에서 인문학적 사유에 들어서는 사람들이 먼저 마주하게 되는 것은 '간결함과 명쾌함'이 아닌 '불확실성과 모호성'이다. 인문학적 사유는 이전의 익숙한 이해 세계를 뒤흔드는 '내면적 불편함'을 경험하게 한다. 한국의 대중매체에서 소비되고 있는 인문학의 상품화가 결정적으로 놓치고 잇는 점이다.

'어른들의 인문학'이라는 제목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인문학 종결자'라고 소개되는 강사를 통해서 전해지는 인문학은 갖가지 '해답'으로 이루어진다. 청중들에게 간결한 요약과 해답을 제시하면서 그들을 즐겁게만 하는 인문학 강의는 듣는 이들을 오히려 인문학적 사유 방식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이 점이 바로 인문학 상품화를 통해 소비되는 인문학 열풍의 위험성이다. 

- 강남순, <<배움에 관하여 - 비판적 성찰의 일상화>> 


신문에 실린 칼럼에서 인용된 문장을 옮긴다. 강남순 교수의 인터뷰는 한 두 번 읽은 바 있는데, 책이 나왔는지는 몰랐다. 상당한 지명도가 있는 신학과 교수로 현재 미국 텍사스크리스천대학교 교수로 있다. 


인용된 문장은 현재 사람들이 너도나도 말하는 인문학의 실체다. 실은 인문학적 사고와는 전혀 관련없는 것이다. 다만 간결한 요약과 해답이 종종 어떤 질문을 떠올리게 할 수 있을 수 있으니, 없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