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Thinking/조직, 리더십

여기 두 사람 중 한 명을 뽑아야 한다면

지하련 2020. 4. 4. 23:12


1.

자주 사람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사람과 사람들, 그 사이의 관계, 언어, 질서, 규칙, 그리고 배려까지. 


누군가의 앞에 선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그걸 배우지 못하고 종종 우리들은 관리자가 된다. 관리자도 일종의 리더다. 리더 아래의 작은 리더이긴 하지만. 경험이 쌓이고 나이가 든다고 해서  모두 리더로서의 자질을 얻게 되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어리지만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주는 이가 있고, 나이가 많지만 절대 리더가 되어선 안 되는 이가 리더가 되어 기업을, 조직을 망치는 모습도 보았다. 그 결과, 나는 늘 사람에 대해서 고민한다, 혹은 하게 된다. 기업에서 아무리 좋은 경영 관리 기법이나 이를 뒷받침해줄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지키고 적용하며 사용할 사람이 엉망이라면 무조건 실패한다. 따라서 먼저 사람을 봐야 한다. (하지만 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종종 간과하기 쉬운 것도, 어떤 회사에서 '어떻게 했더니, 잘 되었다'는 말의 정확한 표현은 '어떻게 했더니'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 어떻게 했다'가 맞으니까. 


2.

어떤 사람이 있다. 그는 자기가 맡은 일은 잘 수행한다. 그런데 적당하게 잘 한다. 어떻게 보자면, 딱 그만큼만 한다. 욕을 먹지 않을 수준으로만. 탁월한 성과를 보여주지 않는다. 그러다고 해서 비난을 할 수준도 아니다. 사람들과의 관계도 좋으며, 앞으로 나서 소란을 일으키지도 않는다. 그리고 자기가 맡은 일만 하고 참견하지 않는다. 그 결과, 사람들은 그를 미워하거나 비난하지도 그렇다고 지지하지도 않는다. 실은 그를 지지할, 지지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 


여기에 또 어떤 사람이 있다. 그도 자기가 맡은 일은 잘 수행한다. 아니, 맡은 일을 최선을 다해 수행한다. 더 나아가 그것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그리고 욕을 먹는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나서서, 찾아서 한다. 심지어 그 와중에 다른 이의 일까지 도와주기도 한다. 그러면서 직언을 서슴치 않는다. 종종 구성원과 갈등 관계에 놓이기도 한다. 사람들과의 관계가 나쁘진 않지만, 선호가 분명하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그를 지지하고 어떤 사람들은 그를 비난한다. 


그런데 딱 이런 스타일의 사람 2명만 있고 누군가를 뽑아야 한다면 누구를 뽑아야 할까? 


3. 

막상 적고 보니, 사람에 대한 서술이 거칠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라면 누구를 뽑을 것인가. 고민해보자. 



Pixabay로부터 입수된 Gerd Altmann님의 이미지 입니다.



4. 

아마 많은 유형의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채용하기 전까지, 서로 업무를 해보기 전까지, 우리는 그들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 일종의 모험이자 도전이다. 결국 리더가 먼저 알아야 하는 건 자기자신이다. A와 일을 하던, B와 일을 하던, 그들을 이끌 사람은 A나 B가 아니라 자기자신임으로. (그러나 이 또한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는 스스롤 잘 속이고 거짓된 이해를 불러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