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아침
메리 올리버(지음), 민승남(옮김), 마음산책
메리 올리버의 시를 읽는다. 번역도 나쁘지 않지만, 원문이 더 좋다. 시어는 확실히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 정확하게 옮겨지지 않는다. 하나의 단어가 가지는 세계가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나라의 언어를 익혀야 된다. 그 언어 속에서 그 나라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메리 올리버는 확실히 생태주의적이다. 자연과 하나가 된다.
아름다운 장소들로의 여행에 대하여
나는 아직도 날마다 신을 찾아다니고
아직도 도처에서 신을 발견하지,
먼지 속에서, 꽃밭에서,
물론 바다에서,
저 멀리 누워있는 섬에서,
얼음의 대륙들, 모래의 나라들,
모두가 저마다의 청조물들과
신을 갖고 있지, 어떤 이름으로든
주머니에 아직 백 년쯤 넣고서
배를 타는 건 얼마나 완벽한 일일까
하지만 이미 늦었지, 우리 모두
그리고 사실 존재하는 배라고는
우리 모두가 타고서
세상을 불태우며 지나가는 배 뿐이지
그래서 꿈꾸기 좋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무척 짧은 여행이긴 하지만, 잠시나마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한 느낌이랄까. 이런 느낌을 위해 이 시집은 좋은 선택일 수 있다. 다만 이 시집을 닫으면 그 때부터 다시 생의 전투에 몰입해야 하는 슬픔을 어쩌지 못하지만 말이다.
하나의 세계에 대한 시
오늘 아침
아름다운 백로 한 마리
물 위를 떠가다가
하늘로 날아갔지
우리 모두가 속한
하나의 세계
모든 것들이
언젠가는
다른 모든 것들의 일부가 되는 곳
그런 생각을 하니
잠시
나 자신이 무척 아름답게 느껴져
* 메리 올리버의 사진을 찾다가 1996년 Poetry라는 잡지에 실린 <Forty Years>라는 시를 발견했다. 다음에 번역해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