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리아의 성 카타리나 Saint Catherine of Alexandria>라는 템페라화로 베네치아의 화가 비토레 크리벨리(Vittore Crivelli, 1444 ~ 1501/1502)의 작품이다. 1490년대 작품으로 추정되며, 후기 고딕의 자연주의와 초기 르네상스의 화풍이 드러난다. 실은 양식상 이 둘을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워서, 학자들마다 견해를 달리하는 부분이다. 지역적으로 이탈리아에 속한 관계로 초기 르네상스 작품으로 보아야 하지만, 자연주의적 표현이 두드러지긴 하나, 인물의 표현에 있어서 르네상스 특유의 생동감은 다소 떨어진다. 그래서 고딕 자연주의에 더 가까워 보인다고 해야 할까.
성 카타리나는 4세기 경의 카톨릭 순교자로 알려져 있으나, 그 역사적 사실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분분하다. 알렉산드리아 총독의 딸로서 학자이며 카톨릭 신자로 알려져 있으며, 카톨릭 박해로 순교하였다. 성 카타리나는 역사적으로 실존했는가를 떠나 많은 예술가들의 단골 소재/주제이기도 하여 많은 작품들이 있다. 도상학적으로는 책과 왕관이 나온다. 학자이면서 왕녀였던 관계로.
이 당시 이런 작품들은 너무 많아서, 비토레 크리벨리라는 화가나 그의 작품은 미술사 책에도 등장하지 않는다. 이 당시 피렌체나 베네치아를 중심으로 수백 명의 화가들이 있었다. 역사 상 이런 많은 화가들이 있었던 것은 처음 있는 일이며, 그 이후는 19세기 후반 이후의 근대가 유일하다.
비토레 크리벨리의 형은 카를로 크리벨리(Carlo Crivelli, 1430 - 1490)이며, 그 또한 덜 알려져 있다가 라파엘 전파 예술가들에 대해 추앙 받으며 새롭게 재해석되었다. 아마 아래 작품은 한 두 번 서양미술사 관련 책에서 본 적 있을 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후기 고딕적 경향이 너무 두드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