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했다. 빌라에서 아파트로 옮겼다. 다들 그러듯, 나도 그렇게 옮겼다. 이제 적은 나이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뒤로 물러날 나이도 아니다. 아. 자본주의 안에서, 안 그래도 서로 비교하기 좋아하는 성향의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아파트로 가족의 거처를 옮기기란.
이번 총선 결과는 당연한 것이기도 하지만, 실은 일어나지 않아도 될 일이다. 이번 정부의 무능력함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으나, 사람들은 무시했다. 무엇보다 언론들의 무책임함은 분노를 일으킨다. 지난 대선 때 그들은 이번 정부를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가. 그리고 이번 총선에서도 이 정부를 방어하려고 안간힘을 쓰지 않았던가.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오지 않자, 그들의 태도는 돌변했다. 실은 한국 언론에게 철학이나 신념 따위를 묻는, 내 태도가 잘못된 것이다. 이제 우리가 알고 있던, 생각해왔던 '기자'는 없다. 다만 사람들이 변화한 언론들의 실체에 대한 이해와 함께, 자신들이 행사하는 투표의 결과가 바로 내일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수년, 수십년 동안 이어진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이번 정부의 여러 실책들이 적어도 십 년 이상 우리들의 삶을 힘들게 할 것이니 말이다.
아파트 거실 창으로 내다본 풍경이 예쁘지 않다. 바로 앞에 건물이 들어서고 더 가서는 35층 짜리 아파트 단지가 생길 예정이다. 그러면 살짝 시야를 가리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초록초록하지 않아서...
캠핑을 가야 되는데, 시간이 도통 나지 않는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은 같이 가지 않을 테니, 이번엔 솔캠이다. 혼자 텐트를 잘 쳐야 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