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키노

지하련 2003. 7. 14.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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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노가 폐간한다. 폐간호 하나를 구입했다. 창간호와 폐간호를 가지고 있다. 그러고 보니 꽤 오래 전 일이다. 창간호를 산 것도. 창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은 키노 모니터 기자에 응모하기도 했다. 그 땐 멋 부린다고 얼토당토하지도 않은 필명을 사용하기도 했다. 꼭 나이트 웨이터같은 '이진'이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정성일 투가 좋아 키노 모니터 기자들 잡지가 나왔을 때, 그 투를 그대로 사용하기도 했다. 그리고 몇 년 지나지 않아 키노를 더 이상 읽지 않게 되었는데, 이유는 말이 되지도 않는 글들 때문이었다. 

아무 상관관계도 없는 단어들을 나열하고 심각하지 않아도 될 부분에서 너무 심각해지는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대중에 영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신선했지만, 지적인 독자를 잡지 못하는, 지적 허영에 가득찬 글쓰기는 영화를 소외시키고 있었다. 

키노를 사면서 영화 잡지를 생각해본다. 언제나 정성일이 영화에 대한 글쓰기라는 테마로 짧은 글을 적었던 적이 있었다. 영화에 대한 글쓰기인가. 아니면 글쓰기를 위해 영화를 소재로 사용하는가에 대한 ... ... 그 때. 내가 모니터 기자를 하고 있었던 그 때, 서울에 있었다면 몇 명의 친구를 사귈 수도 있었을 텐데. 영화를 좋아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