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 15

책을 읽을 자유, 이현우

책을 읽을 자유 이현우(지음), 현암사 한동안 서평가가 유행이었다. 지금도 유행인지도 모르겠다. 대학 시절(벌써 20년 전이라니!) 새 책 소개는 신문 기사이거나 인문학 잡지의 서평 코너, 또는 딱딱한 에세이의 인용(각주나 참고서적)이 전부였다. 하지만 신문 기사가 제대로 된 서평을 기능을 상실하고 있고(신문 기사에 실린 내용만 믿고 실제 책을 보지도 않고 구입했다가 낭패 본 경험이 몇 번 있다), 인문학 잡지는 예전의 활력을 잃어버렸거나 그들만의 리그로 기능하고, 딱딱한 에세이 읽기의 즐거움은 이미 잃어버린 지 오래다. 그 사이를 비집고 서평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부분 형편 없었다. 책 읽기의 목적이 다른 탓도 있지만, 책 읽기란 마치 손수 벽돌로 계단을 만들어가며 올라가는 것과도 같아서, ..

구글드 - 우리가 알던 세상의 종말

구글드 - 우리가 알던 세상의 종말 켄 올레타(지음), 김우열(옮김) 타임비즈 4월 4일자로 래리 페이지가 구글의 새로운 CEO가 되었다. 에릭 슈미츠가 물러나고. 구글의 주가는 하락했고 래리 페이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교차했다. 과연 그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야후의 제리 양이 될 것인가. 전 세계의 경제, 경영인들이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 '구글드'를 읽는다면 왜 내가 서두에서 구글의 CEO가 바뀐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구글의 시작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구글이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 기업 문화, 그리고 경영 전략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뉴요커의 수석 칼럼리스트 켄 올레타는 3년 동안 구글을 따라다니며 자료를 모으..

봄날 오후, 맥주 한 잔과 즐기는 알랭 마이에라스 트리오 Alain Mayeras Trio

Alain Mayeras Trio - Tenderly - 알랭 마이에라스 트리오 (Alain Mayeras Trio) 노래/강앤뮤직 (Kang & Music) 오랜만에 듣는 부드러움이었다. 음반이 많아지다 보면, 몇 년에 한 번 들을까 말까 하는 음반이 생긴다. 결국 1년에 듣는 음반들을 세어보면, 100장 남짓 되려나 싶다. 그런데 사람 욕심이라는 게 말처럼 제어하기 힘들어, 다 읽은 책을 버리지 못하고 음반도 버리지 못한다. 어느 때는 내가 이 책도 가지고 있었구나, 이 음반도 있네 하는 식이 된다. 참 미련스럽게도, 아무 것도 버리지 못하는 습성을 보면, 내 직업은 딱 수집가, 그것도 박물관이나 도서관의 직원이 딱 인데. 어제 서재를 정리하면서 음반들도 함께 정리했다. 그러다가 한 두 번 가볍게 들..

실크로드와 둔황, 국립중앙박물관

실크로드와 둔황 - 혜초와 함께 하는 서역 기행 2010.12.18 - 2011.4.3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www.silkroad2010.com 오랜만에 고고학 향기가 풍기는 전시를 보았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전시를 관람하러 왔다. 전시 규모도 제법 컸으며, 전시된 유물들도 좋았다. 실크로드(비단길)에 대해서 다들 알고 있겠지만, 실제 유물을 보는 것은 TV 다큐멘터리가 아니고선 어려운 일이다. 사막의 먼지 속에서 발굴되어진 것으로 보이는 유물들은 한 때는 비옥했으나, 지금은 말라버린 사막으로 뒤덮인 중앙아시아의 고대 문명을 떠오르기에 충분했다. 유럽이 그리스-로마 문명으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었을 때, 실크로드 위로 번성한 여러 도시 국가들의 흔적은 문명의 쇠락을 가슴을 느끼게 해주기 충분했다...

서재 정리

5년 넘게 살던 방화동에서 노량진으로 이사온 지도 서너달이 지났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많은 일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아직 서재 정리를 하지 못했다. 물리적인 공간의 부족이다. 많은 책들을 버렸으나, 아직도 공간이 부족하다. 직장을 다니면서 책 읽기를 그저 습관처럼 지켜온 탓에, 책들은 두서가 없고 노트와 메모가 어지럽다. 한때 꿈꾸었던 인문학도의 흔적은 두꺼운 도록들과 사전들 속으로 숨어들었고 군데군데 보이는 경영학 책들은 회사에서 자리잡기 위한 내 모습을 드러내는 듯 하여 아프다. 책상은 어지럽다. 아직까지 오디오 셋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언제쯤 할 수 있을까... 오늘 오전에 시디 정리를 했는데, 새삼스럽게 이렇게 많이 가지고 있었던가 반문하게 되었다. 비가 올 듯한 날씨.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