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14

내 마음의 건축 - 상권, 나카무라 요시후미

내 마음의 건축 - 상 - 나카무라 요시후미 지음, 정영희 옮김/다빈치 정통 현대건축의 금욕적인 표현에 건축가들이 이제 더는 주눅들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순수한 것'보다는 이것저것 뒤섞인 혼성품이, '정확하고 깔끔한' 것보다는 적절히 타협한 것이, '쉽고 단순한' 것보다는 한 번 비튼 것이, '분명하게 표현된' 것보다는 애매한 것이, (... ...) 의도적으로 '계획된' 것보다는 관습적인 평범한 것이, 배제하는 것보다는 수용하는 것이, 혁신적이면서도 남겨진 흔적을 지닌 것이, 직접적이고 명쾌한 것보다는 모순에 가득 차 있으며 불분명한 것이 좋다. 나는 명확한 통일감보다는 너저분해도 생동감 있는 것을 중시한다. 나는 불합리성을 인정하고 이중성을 주장하려는 것이다. 나는 의미가 명료한 것보다는 의미..

내 마음의 건축 - 하, 나카무라 요시후미

내 마음의 건축 - 하 - 나카무라 요시후미 지음, 정영희 옮김/다빈치 일요일 아침, 조심스럽게 일어나 서재로 와서 밀린 독서를 하였습니다. 독서가 내 인생 최대의 즐거움이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가 태어난 뒤로는 제 독서는 가족의 즐거운 일상을 방해하는 이기적인 취미가 되어버렸습니다. 아내에겐 이런저런 수다를 할 남편이 필요하고 이제 겨우 백일이 되어가는 아이에겐 눈을 마주칠 아빠가 필요합니다. 그러니 제 독서란 아주 이기적인 것이지요. 하지만 습관은 어쩌지 못하는 탓에, 아직 잠에서 깨지 않은 아내와 아이를 방해하지 않고 일어나는 조심스러움이 일요일 아침의 키폰인트인 셈입니다. 나카무라 요시후미의 이 책은 블로그 이웃이신 하늘바다 님께서 추천해주셨습니다. 이 책은 상권, 하권, 이렇게 두 권으로 나왔는..

건축인가, 장식인가, 예술인가?

상암동 DMC 지역의 LG텔레콤 외벽을 장식하고 있는 디스플레이는 매우 흥미로웠다. 최근 미디어아트에 대한 미술 애호가의 관심이 높아져가고 있으며, 미디어아트를 즐길 수 있는 디스플레이 관련 장치들의 성능이 높아지고 가격을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어, 대형 건물의 건축주 뿐만 아니라 일반 컬렉터에게도 미디어아트는 소장 가치가 있는 예술작품이 될 것이다. 하지만 최근 어느 지자체의 공공 미술 프로젝트 선정에서 예술가 개인이나 예술가 집단이 아니라 인테리어 디자님 전문 기업이나 홍보/디자인 전문 기업이 선정되는 모습을 보면서 공공성이나 장식성 뿐만 아니라, 동시에 사업적 성격이 강한 공공 미술 프로젝트에서 예술가들이 참여할 기회가 앞으로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도대체 건축인가, 장식인가, 예술인가, 그리고 그..

예술의 우주 2008.09.10

희망을 짓는 건축가 이야기 - 사무엘 막비와 루럴스튜디오

, 안드레아 오펜하이머 딘 지음, 티머시 허슬리 사진, 이상림 옮김, 공간, 2005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동네마다 미술학원이 있고 대학마다 미대가 있거나 그 비슷한 학과가 있다는 것. 대충 생각해도 전국 각지 곳곳에 있을 미대 졸업생의 수는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것. 그리고 어느 화창한 일요일 오전 그들이 잠시 밖으로 나와, 그들이 살고 있는 동네를 예쁘게 꾸미기 시작한다면 전국의 크고 작은 도시들, 마을들이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확 변할 것이라는 생각. 불과 몇 년 전에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건 그저 생각일 뿐이며 현실가능성이 없다. 1990년대 초반은 미국 건축계가 사회운동으로서의 건축, 시민의 참여방식, 건축 스타일의 문제를 되짚어 보는 변화의 시기였다. 신경제와 신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