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2

문득, 하늘, 그 거리, 그 골목의 새벽.

거실에서 바라본 하늘은 높고 구름은 현란하다. 바람이 많았다. 바람부는 날엔 압구정동으로 가야 된다던 그 시인을 읽지 못한지 한참 되었다. 슬픈 일이다. 영화 감독이 된 이후, 그는 인기를 잃어버렸다. 한 때 영화가 꿈이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 잘 모르겠다. 아직 나는 안드레이 타르콥스키의 영화를  보다 말았고, 한 때 마돈나를 사랑했던 숀 펜의 영화는, 그 특유의 불편함으로 인해 매번 처음만 보다가 멈춘다. >가 그랬고 >가 그랬다. >의 사운드트랙은 정말이지!!  요즘 자주 혼자 여행을 떠나고 싶다. 하지만 나는 혼자 여행 떠나는 것에 대해 어떤 불안과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어떤 이유 탓인지 모르겠지만. 가족이 다들 잠든 자정. 일본의 어느 소도시 산기슭에 있는 어느 호텔, 하나둘 조명..

대구에서의 오후

8월 태양은 내 정수리를 향해 내리꽂았다. 투명한 대기는 흐릿한 내 미래와 대비해 더욱 무겁게만 느껴졌다. 동대구역은 내 기억에 남아있지 않았다. 동대구역은 공사 중이었다. 대학 시절 몇 번 대구엘 갔지만, 돌이켜보면 그건 내 소심함 탓이었다. 나는 배려한다는 핑계로 내 소심함을 감추었다. 그래서 나 말고 당신이 적극적이길 바랬다. 어긋나는 건 예정되어있었고 나는 일반적인 캐릭터는 아니었다. 일 때문에 내려갔다. 일이라는 것도 임시적인 것이라, 적극성을 버리려고 노력했다. 사람은 변하지 않거나 세월 속에 자신의 습성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오해하는 건 나를 오래 만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다만 사는 환경이 달라졌을 뿐. 그래서 내가 적극성을 띄자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