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프레 2

주말 오전의 첼로

재클린 뒤 프레Jacqueline du Pre 음반을 꺼내 듣는다. 대체로 음반들은 몇 달에 한 번, 혹은 몇 년에 한 번 꺼내 듣는 게 전부다. 먼지 쌓인 음반을 닦으며 슬픈 표정으로 웃게 된다. 한 두 번 듣겠다고 지금도 음반을 사고 한 번 읽겠다고 책을 산다.결국 헤어질 운명인 줄 알면서도 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시인 남편은 바람이 나 집을 떠나고, 사랑 속에서 사랑을 잃고 시를 쓴 실비아 플라스도 죽고, 몇 년 후 그녀의 남편과 사랑에 빠져 살림을 차렸던 시인 아시아 베빌도, 테드 휴즈 사이에서 태어난 어린 딸과 함께 죽는다. 사랑이 뭔지. 이젠 테드 휴즈보다 실비아 플라스가 더 유명해졌지만, 사후의 명성만큼 부질없는 것도 없다. 첼로 소리는 주말 아침과 참 잘 어울린다. 고통받고 있는 마음을 가..

바로크 - 근대와 중세의 종합

찰스 테일러의 에 나오는 주석인데, 바로크Baroque 문화, 혹은 시대에 대한 언급이 있어 이렇게 메모해 둔다. 미술사 뿐만 아니라 문화사나 지성사에 있어서도 바로크 양식은 매우 중요하다. 고대와 대비되는 근대, 그리고 현대적 삶의 기틀을 마련하게 되는 근대, 그리고 바로크는 그 근대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문화적 양식이기 때문이다. 찰스 테일러는 루이 뒤프레(Louis Dupre')에 기대어 바로크에 대해 언급하였고, 아래 내용은 그 각주이다. 그리고 이 글은 기억의 보조적 수단으로서의 저장이다. 이 각주에서 엿보이는 뒤프레는 바로크에 와서야 중세적 질서가 근대적 질서 속에 종합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종합의 긴장이 바로크 양식을 이룬다는 것. 일견 타당하기도 하지만, 너무 중세적 질서의 영향력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