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 13

미술 시장과 데미안 허스트

‘생존작가 중 가장 작품값이 비싼 작가’로 꼽히는 대미언 허스트(43.영국)가 세계 미술경매사에 새 기록을 경신했다. 허스트는 15일(현지시각) 오후 7시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개최한 단독경매에서 하루 저녁에 7054만5100파운드(수수료 포함금액, 한화 약1383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기염을 토했다. 이같은 낙찰액은 단일작가 경매로는 사상 초유의 금액이다. 소더비 런던 관계자는 “지난 1993년 피카소의 작품 88점을 경매에 부쳐 총 6230만파운드(약1277억원)의 낙찰액을 기록한 적이 있으나 허스트 작품은 어제 경매에서 56점에 불과했는 데도 이를 가뿐히 경신했다”고 전했다. 헤럴드경제: http://www.heraldbiz.com/site/data/html_dir/2008/0..

우울한 그리스

아리스토텔레스는 '우울'을 창조적인 사람들의 특징으로 보았다. 알브레히트 뒤러의 '멜랑꼴리아'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과 맞닿아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의 '우울'은 병든 자의 몫이다. 사회적 질병이 되어버린 '우울증'은 약물 치료와 정기적인 정신과 방문을 요구한다. 요 며칠 우울하다. 내부적인 원인도 있겠지만, 외부적인 영향도 크다. 도로 한 복판에서 길을 잃어버린 어린 강아지와 그 강아지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강아지 바로 앞에서 멈추는 마을버스며, 소형 트럭이며, 자동차들이 낸 키익키익 소리가 내 귀에서 점점 멀어지는 풍경이며, 6호선 공덕역에서 역 안으로 들어오는 전동차로 몸을 던지는 젊은 사내며, 다리 하나가 없는 슈나우저가 인사동 거리를 배회하는 모습이며, ... 나를 어둡게 했다. 하나의 이..

그로 깔랭 - 내 생의 동반자 이야기, 에밀 아자르

그로 깔랭 - 내 생의 동반자 이야기. 에밀 아자르 지음. 지정숙 옮김. 동문선. 외롭지 않아? 그냥 고백하는 게 어때. 외롭고 쓸쓸하다고. 늘 누군가를 원하고 있다고. 실은 난 뱀을 키우고 있지 않았어. 그로 깔랭, 그건 내 다른 이름이었을 뿐이야. 내 다른 모습. 길고 매끈하지만,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내 모습이었어. 드레퓌스양을 사랑하고 있지만, 드레퓌스양에겐 말하지 않았어. 말하지 못한 거지. 그렇지만 난 그녀의 눈빛만 봐도 그녀가 날 사랑하고 있다는 걸 느껴. 그래, 그녀와 난 엘리베이터에서만 이야기를 했을 뿐이지. 한 두 마디. 그 뿐이긴 하지만, 난 알 수 있어. 그리고 창녀로 만나긴 했지만, 우리는 서로에 대해 많은 부분을 공유할 수 있었지. 그로 깔랭을 동물원으로 보내긴 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