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갈색의 원두커피의 깊고 거친 맛이 입 안 가득했다. 때이른 더위에 사무실 에어콘은 긴 소음을 내며 운전하고, 5월말 어느 오후는 나른하기만 했다. 하지만 나른한 몸과 마음은 남쪽 마을의 어느 새 이름을 딴 바위로 향했다. 일상의 바쁜 일들이 끝나면, 부산, 김해, 진해, 광주, 해남을 거쳐가는 여행이나 떠나야 겠다. 그 때쯤 되면 세상은 조용해져 있겠지. 아마 그 때쯤 되면, 오늘 일은 조금은 잊혀져 있을 것이고 정부와 언론들은 연신 '북핵'과 '경제'만을 외쳐되고 있겠지. 아마 알튀세르의 말처럼, 이데올로기적 국가기구에 의해 '호명'당한 대다수의 국민들은 자신들이 주류라고 믿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비주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비주류임을 자각하고 있는 비주류의 정치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