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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간적인 미래, 윤송이 외

가장 인간적인 미래윤송이 외(지음), 웨일북   다시 한 번 새삼스럽게 깨닫는 것이지만, 인공지능(AI) 분야는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다. 2022년에 출간된 이 책은 미국의 AI 전문가들, 특히 AI윤리를 중심으로 연구하는 이들과의 인터뷰를 담고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에 대한 다수의 책들을 집중적으로 읽은 나에게 이 책은 다소 식상한 내용들을 담고 있을 뿐이었다. 아마 인공지능과 관련된 책을 읽지 않은 이들에게 이 책은 꽤 유용한 책이 될 수 있겠지만, 나에겐 다소 일반론에 가까운 내용을 반복적으로 들려줄 뿐이었다. 2025년이니, 불과 2년 사이에 인공지능을 둘러싼 담론들은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음을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되새기게 되었다.   * 올해 상반기가 가기 전에 내가 읽은 AI 관련 책들과..

힐링가평오토캠핑장, 가평

거의 일년만에 캠핑을 갔다. 어떤 이유에선가, 혼자 운전하는 것도 그렇고 혼자 어딘가로 떠나는 것도 부담스럽다. 혼자 전시를 보러 가거나 카페에 앉아 물끄러미 창 밖을 바라곤 하는데, 운전이나 여행은 왜 주저하게 되는 걸까. 하지만 올핸 혼자 자주 캠핑도 가고 여행도 떠나볼까 한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은 혼자서도 잘 놀고 아내도 대내외 활동에 열심이니, 나도 혼자 하는 것에 조금 더 익숙해져야 할 시간이다. 또 몸도 마음도 바빠질 테니, 도심을 떠나 자주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야 겠다.   아직 봄은 오지 않았고 겨울이 떠나지 않은 이월의 마지막 주말, 아침부터 서둘렀다. 코스트코를 가서 와인 몇 병을 사고 쿠팡으로 시킨 냉동 식품과 밀키트를 챙겨 출발했다. 집에서 가평의 캠핑장까지 2시간. 네비게..

사소한 의문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지 않고 기각된다면, 그 이후 한국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 탄핵을 반대하는 듯한 어조의 기사를 쓰는 기자들과 언론들은 책임을 질 수 있는가? 탄핵 반대 집회를 주장하는 기독교 목사들과 그 목사들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는 신자들은 그 한국을 책임질 것인가? 단언컨대 그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건 민주주의를 떠나서 이 나라의 미래가 걸린 일이다.  아래 기사에 나온 페루 뿐만 아니다. 필리핀도 그랬다.  https://www.ddanzi.com/ddanziNews/836085483?fbclid=IwY2xjawIt4E9leHRuA2FlbQIxMAABHUmZzuUFf_-DibkLKih2VtxGvzKaTisyXryQtzcIzj4M8iJZk_31qj8qJw_aem_P0..

주말 오전의 첼로

재클린 뒤 프레Jacqueline du Pre 음반을 꺼내 듣는다. 대체로 음반들은 몇 달에 한 번, 혹은 몇 년에 한 번 꺼내 듣는 게 전부다. 먼지 쌓인 음반을 닦으며 슬픈 표정으로 웃게 된다. 한 두 번 듣겠다고 지금도 음반을 사고 한 번 읽겠다고 책을 산다.결국 헤어질 운명인 줄 알면서도 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시인 남편은 바람이 나 집을 떠나고, 사랑 속에서 사랑을 잃고 시를 쓴 실비아 플라스도 죽고, 몇 년 후 그녀의 남편과 사랑에 빠져 살림을 차렸던 시인 아시아 베빌도, 테드 휴즈 사이에서 태어난 어린 딸과 함께 죽는다. 사랑이 뭔지. 이젠 테드 휴즈보다 실비아 플라스가 더 유명해졌지만, 사후의 명성만큼 부질없는 것도 없다. 첼로 소리는 주말 아침과 참 잘 어울린다. 고통받고 있는 마음을 가..

산다는 것, 그리고 교통사고

부산 출장이 있었다. KTX는 너무 피곤해 비행기로 내려가 회의장소까지 택시를 탔다. 화물차가 많이 다니는 부산 신항 근처 도로. 정신을 차려보니, 대형화물차량이 택시를 밀고 있었다. 약 70미터를 밀려내려갔다. 택시 뒷좌석에 앉아 있었다. 어떻게 부딪혔는지 기억 나지 않았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고, 어디를 다쳤는지 확인조차 되지 않았다. 택시가 밀려 한 바퀴 돌았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한 쪽 면은 다 엉망이 되었지만, 뒤집어지지도, 트럭 밑으로 깔리지도 않았으니, 구사일생이라고 해야 하나.    이게 몇 주 전 일이다. 실은 작년 말부터 시절이 좋지 못하다.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게 아니고, 누군가의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살아간다. 그리고 서로에게 좋고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살기에도 시간이..

설득의 7가지 법칙

막상 나이가 들고 보니, 큰 회사를 들어갈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큰 조직에서 배울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이 있는데, 큰 조직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을 작은 조직에서 배우기란 쉽지 않다는 걸 나이가 들어서 비로소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긴 반대도 적용된다. 작은 조직이 가지는 장점도 있으니까. 이젠 내가 속한 작은 조직을 크게 만들면 되는 건가.  빌 맥고완의 >을 읽고 있는데, 설득의 일곱 가지 법칙이라며 이야기하는데, 꽤 유용한 지침인 듯하여 메모 해둔다.  1. 시작을 장악하라. - 가장 좋은 표현으로, 마음을 사로잡는 간결하고 단순한 문장으로 시작하라. 2. 영화처럼 말하라. - 청중에게 매력적인 이야기를 드렬주려면 생생한 묘사가 필수다. 직업적으로 말하지 말고, 말로 보여줘라. ..

가장 인간적인 인간, 브라이언 크리스찬

가장 인간적인 인간 The Most Human Human브라이언 크리스찬Brian Christian(지음), 최호영(옮김), 책읽는수요일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이 변화에 적응하고 더 나아가 선도할 수 있어야 한다. 어쩌면 내 마지막 희망일지도 모르겠다. 이런저런 책을 읽고 이런저런 일을 해오면서, 진짜 변화가 오고 있다는 생각은 이번이 처음인 것같다. 나는 움베르토 에코의 전망대로 포스트모던이 아니라 새로운 중세가 되고 새로운 헬레니즘 시기를 지나 중세로 급격히 빨려들어갈 것이라 여겼다. 기후 위기나 자원고갈, 민족주의와 우파의 득세, 지정학적 위기의 고조는 이를 뒷받침한다고 여겼다. 하지만 AI가 이를 더 가속시킬 수도 있고 반대로 이 흐름을 되돌리거나 진정시킬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

Physical AI와 우반구(우뇌)

문득 >이라는 애니메이션이 떠올랐다. 지금으로부터 한참 미래 어느 날, 인류들 대부분은 디지털화된 채 영생을 얻어 지구 위에 떠있는 시설물에서 살고(시뮬레이션 환경 속에서 원하는 것을 하며 사는 형태), 그렇지 못한 가난한 사람들은 오염되고 황폐화된 지구에서 수명이 정해진 육체 속에서 살아간다는 배경 속에서 인공 육체를 가진 소녀와 그냥 육체를 가진 한 남자의 이야기다. 이미 여러 영화들이 나왔다. 우리의 의식을 디지털화하여 저장할 수 있다는 컨셉. 하지만 이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과연 인간의 의식이나 사고란 무엇일까, 기억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실체가 있는 걸까. 아마존 오리지널 드라마로 나온 >도 동일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사람의 의식(정신)을 디지털화하여 디지털 천국인 '레이크뷰'로 업로드할 수..

위대한 수업 - 앤드류 응의 AI

EBS의 위대한 수업에 나온 >을 보았다. 인공지능에 대해선 좀 뒤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 분야 전공이 아니라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긴 하지만, 결국 자주 접하고 공부하는 수 밖에.  https://home.ebs.co.kr/greatminds/vodReplay/vodReplayView?courseId=40023168&stepId=60023845&lectId=60213062  앤드류 응 - 엔지니어 앤드류 응의 AI - 1강 선한 얼굴의 AI (자막)앤드류 응 - 엔지니어 앤드류 응의 AI - 1강 선한 얼굴의 AI (자막)...home.ebs.co.kr 영상이 길지 않아 금방 볼 수 있다. 2개 나누어진 영상에서 등장한 내용들을 간단하게 정리했다. 그냥 기억하기 위해 정리해 올리는 것이다.  ANI:..

데이터 드리븐 디자인, 이현진

데이터 드리븐 디자인 - UX 디자이너를 위한 데이터 마인드 안내서이현진(지음), 유엑스리뷰   오프라인 서점에 가지 않으니, 어떤 책들이 출간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도리어 동네 도서관에서 도움을 받는 경우가 잦아졌는데, 이 땐 도서관 사서의 역할이 중요하다. 다행히도 내가 거주하는 곳의 도서관 사서는 꽤 유능해서 좋은 책들 구입해 갖다놓는다. 이 책도 그렇게 접하게 되었다.  조금 길긴하지만, 우선 프롤로그에 적힌 저자의 글을 옮긴다.  이 곳의 디자이너들은 데이터를 잘 아는 전문가들이다. 그들은 서비스와 사용자 경험을 데이터 셋의 변수와 값으로 해석한다. 이 변수와 값들은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 모델을 따르고 있다. 디자이너들은 서비스 현장에서 얻은 다양한 측정값에서 미지의 데이터 모델을 발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