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데이스, 패티 스미스
P.S.데이스패티 스미스(지음), 홍한별(옮김), 아트북스 뉴욕타임즈에서 그녀의 > 리뷰를 읽으면서, 사서 읽어야겠다고 한 게 엊그제 같은데, 그 사이 패티 스미스의 책들이 상당히 번역되었다. 아마 제법 팔리는 모양이다. >라는 이 책은 그녀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포스팅을 정리해 펴낸 것이다. 나는 감각적인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내 형편없이 일방적인 미적 감각은 만드는 것에는 젬병이고 보는 것에만 특화되어 있어서, 이런 책을 볼 때면, 언제나 부럽다. 사진, 그것도 자신이 찍은 것들과 어딘가에서 가져온 것들을 번갈아 가며, 패티 스미스의 짤막한 문구들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감동시키고 울리며 그립게 만들 수 있음에, … 이런 재능 앞에선 어쩔 수 없이..
2025. 10. 11.
위스키와 와인, 그리고 그대도...
한동안 위스키를 마셨다. 그것도 피트향 가득한 싱글몰트, 아드벡, 라프로익, 라가불린 ... 하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위스키는 마시면 마실수록 마음은 딱딱해지고 몸은 건조해졌다. 반강제적으로 위스키는 나에게 과도한 집중력을 요구하였으며, 지친 내 육체는 경직되고 무거워졌다. 순식간에 긴장감으로 휩싸이고 살짝 불편해지는 기분까지 들었다. 휴식이 아니라 어떤 전투의 현장에 강제적으로 소환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러자, 나도 잠시 위스키를 쉬게 되었다. 그리고 그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와인을 마시는 횟수도 따라 늘어났다. 먼저 와인을 마시면, 사소한 호기심 하나가 생긴다. 매번 다른 와인을 마시는 탓도 있지만, 포도 품종이나 년도, 지역이 가지는 예상치가 있고, 마시는 와인이 내 예상과 얼마나 맞는지..
2025. 9. 24.
Stay With Me
가끔 유튜브로 일본 시티팝을 찾아 듣곤 한다. 가수 이름이나 노래 제목을 잘 알지 못하지만, 뭐랄까, 아련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고 할까. 그 당시 한국 음악과는 다른 결이 있다. 일본이 매력적인 이유는, 어떤 아찔함에 있다. 이해할 수 있을 것같으면서, 전혀 그렇지 않지 않은, 미지의 속성. 지역마다, 사람들마다 각기 다른 생각과 풍습을 지니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얼마나 주변 환경(콘텍스트, 맥락, 배경 등)에 취약하지 알 수 있다.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이들이지만, 한국인과 일본인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몇 천년 동안 살아온 그 맥락이 다른 것이다. 그걸 바꾸기 위해 전제군주들은 사상과 종교를 받아들였다. 그렇게 잘못된, 대표적인 나라가 이스라엘 정도가 있는 걸까. 일본 사람들도 그들을..
2025. 9. 20.
밥 먹다가, 울컥, 박찬일
밥 먹다가, 울컥박찬일(지음), 웅진지식하우스 산막리에서 어쩌다 나는 세상을 떠돌다이 산골 구석에 들어와 살고 있는지세상의 부귀영화 모든 영광이서울에 있다는데 나는 어쩌자고공공근로 비정규직 산불감시원이 되었는지세상을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얼마든지 출세할 수 있다던 친구의 말아직도 귓가에 빙빙 맴도는데가슴은 산막리 골짜기 물처럼 차갑기만 하다 - 성백술, >, 시와에세이, 2015 대학을 복학하던 그 해 겨울, 그녀는 나에게 한 쪽 팔목을 보여주며 "죽으려고 했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이내 다른 한 쪽 팔목을 보여준다. 그녀의 희고 가느다란 팔목이 내 눈 안에 가득찼다. 그리고 그 가는 팔목 위로 선명하게 나 있는 두 개의 줄. "그러니까, 여러 차례 죽으려고 했는데, 죽지 못했어"라고 덧붙였다..
2025. 9.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