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신촌에서의 자정

지하련 2006. 6. 19. 10:54
'예술가들에게 있어서의 가난'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나는 가난한 게 싫다. 현실적으로 무능력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하지만 동시에 내가 믿고 있는 바, '어떤 예술이 얼마나 위대하고 고귀한 것'인지를 보여주고 싶다.

그러나 이 둘은 이 쪽 은하계에서 저 쪽 은하계 사이만큼 너무 멀리 떨어져 있기만 하다. 거친 통계적인 구분이지만, 예술사에서 위대하고 고귀한 예술가가 당대의 인정을 받고 명예와 부를 거머쥐었던 시대는 대체로 고전주의 양식이 풍미했고 그렇지 못한 시대는 대체로 낭만주의 양식이 풍미했다.

공연 예술을 천직으로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아가는지에 대해 이야기했으며 그 사이에서 현실과 우리들이 바라는 세계와의 간극이 얼마나 크며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미쳐가는가에 대해 이야기할 뻔 했다.

여하튼 당분간 내가 바라는 건 이렇다.

로또에 걸리든지, 로또같은 스폰서를 만나든지, 아니면 비명횡사 하든지 ...

다행스럽게도 세상엔 필연은 없고 온통 우연만 있으니, 우연스럽게 내가 바라는 일이 생길 지도 모르겠다.

하루 종일 정신이 없었다. 왜 이렇게 일이 밀려드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