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미술 10월호를 읽다가 메모해 둔 것을 포스팅한다.
- 권기찬(오페라갤러리코리아 대표), 월간미술 2007년 10월호
- 한국시각문화정책연구원 미술시장팀, 월간미술 2007년 10월호
월간미술 10월에 따르면, 권기찬 대표는 오랫동안 미술 작품 수집을 해왔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오페라갤러리코리아의 대표가 되었다. 재력이 있으면서, 미술 작품에 대한 안목을 키워온 예라고 할 수 있다. 아라리오갤러리 김창일 대표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재력도 없으면서 미술에 매료된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반대로 재력만 있는 사람들은?
전 세계 미술시장이 활황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미술시장의 활황세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한국미술시장은 안타깝게도 ‘폐쇄시장’에 가깝다. 한국미술시장에서 수천 만 원에 거래되는 작품을 해외 미술시장에 가지고 나가 그 가격에 팔 수 있을까. 당연, 한국미술시장에서 다시 팔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과연 그 가격을 받을 수 있을까.
미술작품의 투자가치는 단기적 관점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주식 투자를 할 때, 기업 가치를 따져보듯이 미술작품에 투자할 때도 미술작품을 제작한 작가를 살펴보고, 동시에 미술작품의 (미학적, 미술사적, 대중적) 가치를 따져봐야 한다. 전체 주식 시장의 투자수익도 장기적으로 그 가치가 상승한다. 미술작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사이 많은 기업들이 흥망성쇠를 거듭하듯이, 작가도, 미술 작품도 인정받기도 하다가 시들해지고, 무명에 가까웠던 어떤 작가가 재평가되기도 한다. 박수근이 무명이었던 시절, 잘 나가던 한국의 서양화가가 누구인지 잘 모르듯이 지금 수천 만 원 하는 작품이 10년 후에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른다. 그 점에서 권기찬 대표의 말은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먼저 투자 목적이 아니라 감상과 향유를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감상과 향유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아래 한국시각문화정책연구원 미술시장팀의 글은 전체적으로 옳은 글이나, 마지막 부분은 ‘그래서 어떻게?’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게 만든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미술관을 신뢰하지 못한다면, 도대체 누구를 신뢰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어떻게 답을 해줘야 할까.
무조건 미술관, 갤러리를 자주 다니면서 미술 작품을 봐야 한다. 그래야 보는 눈이 생긴다. 미술교양서적을 읽는다고 현대 미술에 대한 눈이 생기지 않는다. 도리어 현대미술을 이해하는 데 있어 현대 소설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즉 현대 예술에 대한 경험을 늘려야 한다. 현대 음악도 듣고, 소설도 읽고, 무엇보다도 미술관과 대형 갤러리는 자주 방문해 작품을 살펴보아야 한다. 그러는 동안, 자연스럽게 자신의 안목이 생기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될 때, 수백만원을 주고 작품을 구입해서 작품 가격이 아무리 떨어진다고 한 들, 후회하지 않게 된다. 왜냐면 먼저 자신이 감상하기 위해서 구입했기 때문에 작품 가격에 연연해하지 않게 되며, 두 번째 이렇게 구입한 작품 대부분은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는 반드시 오른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