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우주/예술마케팅

미술 시장과 데미안 허스트

지하련 2008. 9. 16. 13:24

 

‘생존작가 중 가장 작품값이 비싼 작가’로 꼽히는 대미언 허스트(43.영국)가 세계 미술경매사에 새 기록을 경신했다.

허스트는 15일(현지시각) 오후 7시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개최한 단독경매에서 하루 저녁에 7054만5100파운드(수수료 포함금액, 한화 약1383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기염을 토했다. 이같은 낙찰액은 단일작가 경매로는 사상 초유의 금액이다.

소더비 런던 관계자는 “지난 1993년 피카소의 작품 88점을 경매에 부쳐 총 6230만파운드(약1277억원)의 낙찰액을 기록한 적이 있으나 허스트 작품은 어제 경매에서 56점에 불과했는 데도 이를 가뿐히 경신했다”고 전했다.

헤럴드경제:
http://www.heraldbiz.com/site/data/html_dir/2008/09/16/200809160196.asp 


뭐, 딱히 할 말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말하기 시작하면 길어질 것같다. 미술 시장에 대해서 할 이야기가 늘어나고 있지만, 힘 없는 미술 시장 관계자가 나서서 이야기해봤자, 푸념 밖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확실히 대미언 허스트의 탁월한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감각은 놀랍다. 하지만 그것에 맞장구를 쳐주는 콜렉터들은 더 놀랍다. 하지만 자신의 집에 대미언 허스트의 놀랍고 기괴하며, 때론 충격적이고 시선을 잡아끄는 작품이 있다면 얼마나 뿌듯할까. 그리고 집에 오는 손님들한테 연신 자랑을 해댈 것이다. 아마 그들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길 것이다. 3~4년 전의 나라면 전혀 이해하지도, 이해할 생각도 없었던 것이었다. 묵묵히 성실하게 고전적 방식으로 작업하는 이름없는 가난한 전 세계의 예술가들을 떠올린다면, 다소 불쾌하고 다소 끔찍한 현실이지만, 이런 일들은 고대 로마에도 있었고, 고딕 시대 이후 끊임없이 반복되어져 온 일에 지나지 않는다.

이래서, 역사를 공부하면 할수록 미래에 대한 희망이나 용기를 얻기 보다는 현대에 대한 자조 섞인 푸념만 늘고 우울해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