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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느 에뷔테른 작품 위작 소송에 휘말리다.

지하련 2008. 2. 23. 09:22


'위작'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꽤 골치 아픈 사건이다. 얼마 전 고양 아람누리 미술관에서 열린 '모딜리아니와 잔느의 행복하고 슬픈 사랑'전의 잔느 에뷔테른(Jeanne He’buterne)의 작품이 이번 사건의 주인공이다. 미술사가이면서 모딜리아니 전문가인 Christian Parisot는 잔느 에뷔테른의 작품을 위작했다는 혐의로 프랑스에서 재판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잔느 에뷔테른은 생전에 작품을 팔지 못한 것으로 여겨지며, 현재 그녀의 작품 대부분은 조카의 아들인 Mr. Prunet에게 상속되었다. 2000년도에 그는 잔느 에뷔테른의 첫 대형 전시인 'Modigliani and His Circle'을 위해 60 점의 드로잉을 빌려주었다. 이 전시의 큐레이터가 바로 Christian Parisot였다.

그 이후 Christian Parisot가 2002년 스페인에서 기획한 순회전에 Mr. Prunet이 작품 대여를 하지 않고, 이 일로 이 두 사람의 사이가 틀어진다. 그리고 Christian Parisot이 기획한 순회전은 계속 진행되다가, 세르비아 전시 때 Mr. Prunet가 잔느 에뷔테른 작품이 위작이라고 고소함으로써 중단된다.

결국 잔느 에뷔테른 작품을 대부분 상속받은 Mr. Prunet가 작품을 대여해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Christian Parisot이 기획한 전시가 계속되었고, 사람들에게 잔느의 작품들이 계속 보여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법부에서 선임한 전문가 Gilles Perrault는, 이번 위작은 크게 두 그룹으로 나누어지는데, 하나는 베니스 전시 때 공개되었던 작품들의 카피이고, 나머지는 '페스티쉬'(pastiche)라고 밝혔다. 재판 문서에서 그는 드로잉 작품은 손으로 그려졌으나, 잔느의 솜씨가 아니며, 페스티쉬 작품들은 잔느 에뷔테른 뿐만 아니라 모딜리아니, 브랑쿠시, 카라(Carra), 피카소에게서까지 조합해 제작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Christian Parisot은 The Art Newspaper에게, "잔느가 그러한 스케치를 만들었던 때는 그녀가 15, 16, 또는 17살 정도 되었을 무렵이었으며, 이 때 그녀가 잘 알고 있는 화가들의 작품을 모방하는 것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이 사건도 결국 법정에서 가려질 테지만, 잔느 에뷔테른의 작품에 대한 위작 소송은 꽤 흥미로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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