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보바리 며칠에 걸쳐 읽었다.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 풍부한 묘사와 상황설명이 있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한국 소설들을 읽어보면 대사가 너무 많고 묘사는 거의 없다. 이런 경우 쓰레기가 되거나 감동은 오래 가지 않는다. 요즘 작가들은 참 형편없이 글을 쓴다. 번역이 안 되어서 노벨문학상을 못 받았다는 이야기는 순 거짓말이다. 마담 보바리도 불어로 읽고 싶다. 외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 쉬지 않고 해야하는데, 너무 게으르다. 지하련의 우주/Jazz Life 2002.12.08
12월 6일 스터디 정리 오래된 스터디 모임에 정기적으로 참여하기로 정했다. 모임이 끝나고 꼭 술을 마시게 되는데, 다음부터는 술을 마시지 않도록 해야겠다. 스터디 정리 - 홉스, 로크 : 자유주의 정치 이론 시작되다. : 정치이론과 경제 시스템은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다. 특히 홉스의 은 자유주의 정치 이론의 시작이자 끝이며, 현대 사회는 홉스가 이야기했던 대로 흘러가고 있다. - 시민Citizen의 대중Mass화 - 철학적 정초 : 형이상학적 제 1 원리를 세움. - 이성 ratio 1. calculate(계산하다) : 도구적 합리성, 공리주의, 가치 판단을 배제. 2. 비율 --> 무엇이 사람에게 합당한가, 가치합리성. 도덕판단 성립, 헤겔에게 있어 ‘이성성(Vernurftigkeit)'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있어 정의(dike).. 지하련의 우주/Jazz Life 2002.12.06
대학원 진학 또 떨어졌다. 아무래도 난 대학원과는 인연이 없는 모양이다. 갑자기 회가 먹고 싶다. 하지만 몇 시간 전부터 복통에 시달렸고 계속 설사를 하고 있다. 새벽 내내. 벌써 시간이 새벽 2시다. 외국어 공부나 해야겠다. 빌어먹을. 한국에서 공부하겠다는 생각을 집어치우는 것이 좋겠다. 지하련의 우주/Jazz Life 2002.12.06
아침 아침 Anycall 핸드폰의 알람이 울리기 시작하는 8시부터 시작된다. 얼마 전까지는 7시에 커지는 TV로부터 시작되었으나, 그 TV는 아직도 어김없이 7시에 켜지고 있지만, 지친 어둠의 그림자, 한때 뮤즈들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부드러운 살결이였던 그 그림자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서른 살의 힘없는 청년을 벗어나게 하기엔 TV는 이미 그 능력을 상실했다. 실은 아침이라는 시간 위의 존재는 세상의 모든 알람들이 울릴 때부터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예전 닭이 울었던 일을 자명종 시계가, 인공지능 TV가, 삐삐, 핸드폰이 그 기능을 이어받았다. 종종 세상의 무능력함을 해결해주기 원하는 이들에 의해 창설된 보통교육 시스템, 이제는 세상의 무능력함에 의해 무능해진 보통교육 시스템, 그것이 선사하는 저주스런 폭언.. 지하련의 우주/Jazz Life 2002.12.05
너무 매혹적인 현대미술, 신현림 , 신현림 지음, 바다출판사, 2002 “나의 교향곡은 내 삶의 모든 것을 표현한다. 나의 교향곡에는 나의 경험, 나의 고통, 나의 존재, 나의 모든 인생관이 들어있다. 나의 불안(Augst), 나의 공포, ... ... ” - 구스타브 말러Gustav Mahler(1860-1911)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은 크리스마스 날, 하루 종일 거리에 사람들이 가득하고 휴양지마다 행복한 듯한 표정의 젊은이들로 넘쳐나는, 아니 그럴 것으로 예상되는 그런 날, 사각의 방에 갇혀 카랴안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1979년도에 녹음한 말러의 4번 교향곡을 듣는다. 아주 오래되었을 법한 럭스만 인티앰프와 JBL스피커를 통해. 낡은 테크닉스 턴테이블은 꿋꿋하게 지치지도 않으면서 회전을 계속한다. 낮게 깔리는 .. 책들의 우주/예술 2002.12.04
마담 보바리, 플로베르 마담 보바리 Madame Bovary Gustave Flaubert, (박동혁 옮김, 하서. 1990) * 1856년, 플로베르가 35세 되던 해 나옴. 그러나 뭐라 해도 그녀는 행복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한 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다. 인생에 대한 이 불만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 의지했던 모든 것들이 차례로 무너지는 건 무슨 까닭일까? 하지만 만일 어딘가에 아름다운 사람이 있다면, 열정적이고 품위 있는 성격, 천사와 같은 시인의 마음, 하늘의 마음, 하늘을 향해 애조띤 축혼가를 부르는 청동 하프 같은 마음, 이런 것들을 지닌 사람이 있다면, 그러나 그런 사람이 있다면 왜 만나지 못했겠는가? 아! 모든 것은 다 틀렸다! 일부러 애쓰며 찾아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모두 거짓이다! 어떤 미.. 책들의 우주/문학 2002.12.04
호메로스에서 돈키호테까지 호메로스에서 돈키호테까지 윌리엄 L. 랭어 엮음, 박상익 옮김, 푸른 역사, 2001 우리는 종종 우리가 역사의 세계 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잊곤 한다. 그래서 우리의 삶이 역사적으로 평가받고 우리가 역사의 주체이며 역사를 만들어간다는 사실을 잊고 시간이 지나고 감정적인 편린들이 사라지고 어떤 현상이나 사건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을 가지게 되었을 때, 그때서야 비로소 ‘역사의 세계’ 속에 들어서게 되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즉 현재의 시간이 그 생생함을 잃어버리고 나서야 비로소 ‘역사의 세계’가 시작된다고 믿는 것이다. 하지만 감정적인 편린들의 사라짐과 객관적인 시각의 확보는 시간의 흐름과는 무관한 것이다. 단적인 예로 박노자의 (한겨레신문사)은 현재의 대한민국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읽어낸 보기 드문 책에 .. 책들의 우주/이론 2002.12.04
토요일 오전의 허무한 <자살> 한동안 사람들을 만나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가 하고 묻고 다닌 적이 있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내 주위의, 많은 이들이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 그리고 나를 만나기로 예정되어있던 몇 명은 이미 죽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다. 이 책, 무척 재미있다. 하지만 너무 끔찍해서 감정적으로 흔들리지 않을 수가 없다. 르 끌레지오의 이 생각난다. "내가 죽으면 나를 알고 있었던 이 대상들은 더이상 나를 증오하지 않게 되겠지. 나의 내부에 있는 내 생명이 꺼져버릴 때, 내게 주어졌던 이 통일성을 내가 마침내 흩어버리게 될 때 소용돌이는 그 중심을 바꿀 것이고 세계는 그 원래의 존재 방식으로 되돌아 가겠지." 어제 집에 있었고 오늘은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드디어 흔들리는 공간 속으로 되돌아왔다. 끔찍하긴.. 지하련의 우주/Jazz Life 2002.11.30
Rolling Stones 어둑어둑해지는 양재 사거리에 내려 근처 음반 가게에 가서 벨벳언더그라운드 음반을 찾는다. 앤디 워홀이 자켓 디자인을 한 앨범. 하지만 그 앨범은 없었다. 아주, 잠시, 슬픔. 너바나의 베스트 음반에 손이 가다, 롤링스톤즈의 음반을 구입했다. 이 밴드가 나왔을 당시만 하더라도 그들의 음악은 과격하고 거칠었는데, 지금 듣기엔 꼭 락발라드같다. 상대적으로 요즘 세상이 더 거칠어진 것인가. 사무실에 앉아 롤링스톤즈의 음악을 듣고 있다. 무척 좋다. 나도 늙었나보다. 지하련의 우주/Jazz Life 2002.11.29
어제 산 책 영풍문고에 갔다. 나에게 책을 살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난 아직 행복하다. 그리고 행복하게 칸트의 를 구했다. 대학원에 들어가게 된다면 제일 먼저 읽어야할 책으로 칸트와 베르그송을 염두해 두고 있다. 아베 코보의 도 샀다. 무척 재미있을 것같다. 지금 읽고 있는 플로베르의 를 다 읽고 난 다음 읽어야 겠다. 그리고 이라는 책을 샀다. 이 놀라운 책은 자살에 대한 많은 정보와 사연을 담고 있다. 하나하나가 귀담아들을 내용들이다. 이렇게 2002년도 지나가고 있다. 이렇게. 지하련의 우주/Jazz Life 2002.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