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 5

반 고흐, 비 내린 후의 밀밭

Vincent van Gogh: Wheat Fields after the Rain, July 1890 고흐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굵고 선명한 붓 터치가 마치 내 마음을 긁어내는 듯한 느낌을 받곤 한다. 얼마나 아팠을까, 그는. 하지만 반 고흐와 친하게 지내진 못했을 것이다. 그의 변덕스러움, 민감함 등등에 도리어 내가 상처받았을 지도. 쌓여있는 뉴스레터 이메일에 반 고흐의 저 작품이 있었다. 비 내린 후의 밀밭이라. 내일부터 비가 온다고 하니, 이 더위도 잠시 비켜가려나. 문득, 자주, 나는 내 나이를 잊곤 한다. 내가 좋아하던, 이미 죽은 작가들보다 더 나이 먹었는데도 말이다.

하버드 디자인 씽킹 수업, 이드리스 무티

하버드 디자인 씽킹 수업 Design Thinking for Strategic Innovation: What They Can't Teach You at Business or Design School이드리스 무티 Idris Mootee(지음), 현호영(옮김), 유엑스리뷰 원 제목에는 '하버드'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지 않다. 그런데 하버드라는 단어가 왜 들어갔는지 모르겠다. 하버드대 디자인대학원(Harvard Graduate School of Design)에서 '디자인씽킹' 수업을 저자가 하였지만, 이 책은 그 수업 내용을 옮긴 것이라기 보다는 그 수업의 접근법이나 틀(Framework)에 대한 내용이다. 따라서 전혀 실제적이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학제적이라기 보기도 없고 탁월한 이론이 제시되는 것도 아니..

독한 술의 위로

작년에 알게 된 술들이 몇 가지 있다. 탈리스크나 라프로익 같은. 그러다가 가장 입에 맞는 술은 아드벡이었다. 일을 하다 스트레스로 인해 폭발 지경에 이르러 사무실 근처 위스키바에 가서 위스키를 마셨다. 나이가 들면 안정적이 되고 쉽게 솔루션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건 어느 정도 사실이긴 하다. 하지만 그걸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스트레스와 긴장 속에서 살아간다는 걸 몰랐다. 어찌되었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고, 그것이 나라는 사실은 내 일상을 참 피폐하게 만든다. 주장, 혹은 그것에 따른 실행, 한 마디로 권한 뒤에는 책임이 따른다. 하지만 앞의 것에 대해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싶어하지만, 뒤의 것에 대해선 갖고 싶어하지 않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들의 학교에서는 '책임'에 대해서 제대로 ..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 야코프 부르크하르트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 Die Kulture der Renaissance in Italien 야코프 부르크하르트(Jacob Burckhardt), 안인희(옮김), 푸른숲 청춘은 아름다워라.그러나 쉽게 날아가버리네!즐거운 사람이여, 즐거워하라 내일은 아무 것도 확실치 않으니 Quanto e' belle giounezzaChe si fugge tuttavia!Chi vuol esser lieto, sia:Di doman non c'e' certezza - 로렌쪼 일 마니피코(Lorenzo die' Medici) 굳이 내가 이야기하기 않아도 이 책은 너무 유명하다. 문화사나 예술사가 학문의 주류로 등장하게 된 계기를 마련한 책이며, 역사 서술에 대해 있어 새로운 방식을 선 보였으며, 이탈리아 르네상스로부터 ..

한국의 언론

페이스북에 올린 메모를 조금 살을 붙여 올린다.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고 다들 아는 내용이다. * * 언론은 사건 사고를 먹고 산다. 굶주린 언론은 작은 사건도 크게 부풀리며 경미한 사고도 심각한 사고인양 부각한다. 더 나아가 말초적이며 표피적인 표현에만 신경 쓸 뿐, 그 사건 사고의 깊은 분석이나 재발 방지책, 더 나아가 이 사회와 국가에 대한 진심 어린 배려나 걱정, 대안 제시나 비판적 실천에 대해선 그 어떤 역할도 수행하지 못한다. 도리어 잘못된 보도로 혼란을 초래하고 사회적 정치적 갈등만을 조장한다. 이것이 지금 한국 언론의 실체다. 끔찍하다. 1차적으로 정확한 사실의 전달이 언론의 역할이다. 하지만 여기에서부터 어긋나 있다. 2차적으로는 그 사실에 대한 의견 전달이다. 그런데 이 의견 대부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