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우주/이론 286

서양 사상의 역사, 크레인 브린튼

서양 사상의 역사 Ideas and Men - The story of western thought 크레인 브린튼 지음, 을유문화사 살아가면서 어떤 인생의 문제에 부딪혔을 때, 우리는 그 문제의 해결을 위해 여러 가지 모색을 하게 된다. 아주 사소한 문제들에서부터 거대한 문제들(Big Questions)까지. 이런 측면에서 보자면 인류의 역사는 문제 해결의 역사이고 욕구 충족의 역사였다. 그러나 아직 문제는 그대로 남아있고 욕구가 충족되려면 먼 길을 계속 걸어가야 할 듯이 보인다. 이 책은 이러한 역사에 대한 책이다. 그래서 유리창에 금이 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지만, 우리의 인생의 방향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는 이라면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가 선택하게..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리오 휴버먼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Man's Worldly Goods - The story of the Wealth of Nations 리오 휴버먼 지음, 장상환 옮김, 책벌레 지금 당장 서점(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으로 가서 이 책을 구입해서 읽으라. 그리고 난 다음 이 세계를 한 번 둘러보라. 그러면 이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러 일들이 좀 더 분명하게 보일 것이다. 몇 년간의 직장 경험은 나에게 무척 소중한 통찰을 가져다 주었다. 돈은 돈을 찾아 움직이며 실물 경제는 화폐경제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것. 이제 경제 성장이 일반 서민의 안락한 삶으로 이어지지 않으리라는 것. 반대로 경제가 악화되면 가장 먼저 서민이 피해를 입게 된다는 것.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다고 해서 자본가와 정치가 사이의 결..

사회변동의 이론, 리차드 아펠바움

사회변동의 이론 Theories of Social Change 리차드 아펠바움 R.P.Appelbaum 지음, 김지화 옮김, 한울 오래된 책이라 지금 시중 서점에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인문학 전공자라면 꼭 읽을 책이 아닌가 싶다. 언젠가 집에 온 사람 중에 사회학으로 석사 과정을 마친 분이 있었는데, 방에 꽂힌 하버마스 책을 보고는 '이런 책도 읽어요'하면서 묻던 것이 기억난다. 도리어 난 그 물음을 이해하지 못했다. 내 상식으로는 인문학 전공자들에게 역사서와 철학서는 기본적으로 읽어야 하는 것이다. 그 다음에 문화이론서니 기타 비평서들을 읽어야 한다. 그러니깐 기본적인 책은 다 읽어줘야 한다. 대학에서, 대학원에서 이런 상식적인 것을 가르치지 않으니 상당히 '어처구니없는' 질문을 하는 것이..

마르크스의 유령, 자끄 데리다

마르크스의 유령들 Spectres de Marx Jacques Derrida 지음, 양운덕 옭김, 한뜻, 1996 이 책에 대한 결론부터 말하자면, 잘 모르겠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을 수 있다. 그 첫 번째는 나의 앎이 부족한 탓이다. 마르크스에 대한 지식도 부족하고 데리다에 대한 지식도 부족하다. 그 두 번째는 데리다의 문장에 있다. 철학을 문학으로 여기는 그의 문장은 난해하다기 보다는 '문학적'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 싶다. 그런데 이 책의 역자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으리라는 생각마저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심지어는 이 책은 마르크스에 대한 책이 아니라 데리다에 대한 책이라는 느낌마저 드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이 책이 출판되었을 때, 이라는 후쿠야마의 책으로 세계는 떠..

이데올로기의 시대, F.M.왓킨스

이데올로기의 시대 (The Age of Ideology - Political Thought 1750 To The Present) F.M.왓킨스(Watkins) 지음 이홍구 옮김 을유문화사, 1982년 초판 (* 요약 정리를 할 필요가 있을 만큼, 꽤나 유용한 책이었다. 그러나 현재 절반 정도만 정리해두고 난 다음 시간이 없어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 스스로에게 자극이 되기 위해 정리된 절반이라도 웹사이트에 올린다. 요즘 이데올로기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는 듯한데, 이에 대해서 먼저 알아야할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을 이해하려면 모더니즘을 확실하게, 체계적으로 이해하듯이 탈 이데올로기를 알려면 이데올로기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 0. 최근에 읽은 R.P.Appelbaum의 도 그러했지만, 이 책 Wat..

자유주의 이후, 이매뉴얼 윌러스틴

자유주의 이후 이매뉴얼 윌러스틴, 강문구 옮김, 당대 이매뉴얼 윌러스틴은 학계에서는 스타급의 학자에 속한다. 그만큼 명성이 자자하다고 할까. 하지만 읽고 난 소감은 한계가 보이는 학자인 것 같다. 1996년도에 나온 책인데, 불과 7년 사이에 이런 평을 적는다면 너무 심한가. 윌러스틴의 책은 많이 번역되어 나와 있으니 사서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아마 읽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적어도 그는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듯하다. 그것이 희망적이지만. 이 책에서 그는 1989년을 하나의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시기로 파악하고 있다. 구소련이 붕괴하던 시점이다. 지금은 딴짓거리들 하고 있는 국내의 많은 진보 인사들이 충격과 비통에 잠겼던 날이기도 하다. (* 지금의 ..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최장집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최장집 지음, 후마니타스 주로 읽는 책이 문학, 철학, 예술 중심이라, 이 책은 무척 생소한 종류다. 가끔 읽는 비즈니스 실용서들도 있지만 주로 맥킨지나 부즈앨런해밀턴에서 나오는 리포트들이 많다. 어차피 비즈니스야, 실제 기업의 적용 사례가 중요한 것이니, 원론적인 책 두 세권 읽고 난 다음부터는 case study가 핵심이다. 하지만 정치 서적은 생소하다. 그만큼 정치는 꼴도 보기 싫은 종류의 것이고 술자리에 자주 등장하기는 하지만 싸움의 발단이 되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 책은 일독을 권한다. 꼴 보기 싫다고 해서 투표를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 나라를 떠나서 영영 돌아오지 않을 계획도 세우지 않은 바에는 이 책을 읽어 현재 한국 사회에 대한 이해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

무관심의 절정, 장 보드리야르

무관심의 절정 - 장 보드리야르 지음, 이은민 옮김/동문선 무관심의 절정 장 보드리야르/필리프 프티와의 대담, 이은민 옮김, 동문선 현대신서 80 영화 의 주연 배우인 키아누 리버스는 장 보드리야르의 을 읽고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책의 국내 광고에서 본 것이긴 하지만, 보드리야르가 충격적이라는 것은, 내가 보기엔 그의 사상은 기존 관념이나 세계관을 극복하기 위한 체계적인 사상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스타성을 계속 유지하기 위한 과격한 논리로 밀어붙이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문제는 진지함과 성실함이 미덕으로 간주되어야 할 학문의 세계 속에서도 갈수록 말장난만 심해지는 이 사상가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데에 있다. 그의 말장난은 언뜻 보기엔 뭔가 대단해 보이는 사상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 하여 아..

중국, 이것이 중국이다, 이인호

中國 - 이인호 지음/아이필드 중국, 이것이 중국이다 이인호 지음, 아이필드 “그만큼 중국인들이 힘들게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 530쪽 칠백 페이지가 넘는 이 책을 읽으라고 한다면 다들 고개를 흔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가깝지만 일본보다 더 모르는 중국을 이해하기 위해 이런저런 책 몇 권을 읽는 것보다 이 책 한 권 정도면 충분하다. 그만큼 다양한 중국의 모습을 담으려고 노력하였으며 실제 중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의 이야기나 배낭여행기 등 일반인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이 책을 통해서 본 중국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그러니깐 “착하게 살아서 천당 간다”의 태도가 매우 약하다. 중국의 창조 신화를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는데, 우주의 창조자인 반고가 죽어 그의 육체가..

술의 역사, 피에르 푸케/마르틴 드 보르드

술의 역사 피에르 푸케, 마르틴 드 보르드 지음 정승희 옮김, 한길사 (* 한길크세주 시리즈 15)* 그대는 감히 술이 정신을 흐리게 한다고 비난하려 드는가. 술보다 더 큰 이득을 가져다 주는 것이 있다면 내게 말해보라. 똑똑히 보라. 술을 마시는 이는 부자요, 만사에 성공하고 모든 재판에서 이긴다. 그는 행복하며 친구를 돕는 사람이다. 자, 어서 내게 영혼을 듬뿍 적셔줄 술병을 가져오라. 내가 그것으로써 지혜를 구할 수 있도록. - 데모스테네스, ** 책의 첫 페이지부터 독자를 잔뜩 기대시키는 저 문구는 얼마 읽지 않아, 요즘 세상에는 어쩌면 어울리지 않는 문장이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즉 술을 좋아하는 독자가 이 책을 드는 건 썩 좋은 일로 보이진 않는다. 왜냐면 이 책은 술에 대한 감상적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