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43

수축사회, 홍성국

수축사회홍성국(지음), 메디치미디어 르네상스와 산업혁명 이후 거의 500년간 세계는 파이가 커지는 팽창사회였다. 지금의 사회는 이런 팽창사회를 기초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점점 파이가 커지는 속도가 더뎌지다 이제는 파이가 고정되는 모습이다. 일부 영역에서는 오히려 파이가 줄어들기까지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은 개체 수를 줄이거나 다른 사람의 파이를 탈취할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에 놓였다. 팽창하던 사회가 수축하기 시작하자 전방위 갈등이 제로섬전투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7쪽) 팽창과 수축의 관점에서 지금의 경제 상황을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은 대단히 설득력 있고 풍부한 자료와 논리로 현재의 많은 것들을 고민하게 한다.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일본 등 다른 나라의 사례를 이야기하면서..

명견만리 - 인구, 경제, 북한, 의료 편

명견만리 - 인구, 경제, 북한, 의료 편KBS 제작팀(지음), 인플루엔셜, 2016 한 경제연구소에 우리나라 2000대 기업의 성장률을 분석했는데, 이들 기업이 올린 총매출액은 2000년 815조원에서 2010년 1711조원으로, 10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날만큼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일자리는 얼마나 늘었을까? 156만명에서 161만명으로, 겨우 5만명 늘었을 뿐이다. 임금 역시 해마다 증가하는 생산성에 비해 얼마 오르지 않아 임금과 생산성의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110쪽) 대부분의 내용은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책은 금방 읽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책을 읽었다고 해서, 내용을 안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 알면 행해야 하지만, ..

GM 철수에 따른 의견들 - 중앙선데이 특집 기사를 읽고

GM 철수가 남의 일 같지 않다. 하긴 나이 들고 남의 일 같지 않은 일이 한두 가지일까. 지금 고향인 창원(마산, 진해 포함)도 경기가 엉망인데, 그 곳의 경제를 지탱하던 한 축인 조선업이 엉망이 되었기 때문이다. STX조선이 무너지자, 관계된 여러 기업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졌고, 월세나 전세집이 나가지 않으며,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심지어 어린이집들까지 폐업하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기업의 생존은 기업 구성원을 너머 그 지역 사회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니 군산에서의 GM 철수는 GM군산공장에 다니는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주 중앙선데이에서 이라는 특별 기사가 실렸다. 기사에 이번 GM사태는, 실은 예상된 문제라고 지적한다. 여기에 대해 나도 깊이 공감한다. 이미 2008년 글로벌 금융..

미래의 속도No Ordinary Disruption, 리처드 돕스, 제임스 매니카, 조나단 워첼

미래의 속도 No Ordinary Disruption 리처드 돕스, 제임스 매니카, 조나단 워첼(지음), 고영태(옮김), 한국맥킨지사무소(감수), 청림출판, 2016년 10년 전, 20년 전도 꽤 빠르게 세상이 변하고 있다고 느꼈는데, 실은 지금이 더 빠른 듯하다. 가끔 따라가기 벅차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세상의 본질적인 측면은 변하지 않거나 아주 느리게 변해 느끼기 힘들다고 믿지만, 그건 눈에 잘 띄지도 않는 영역에서의 일이니, 눈 앞에 보이는 세계는 하루하루가 다르게 변한다. 변화의 속도, 놀라움 그리고 세계 시장의 갑작스런 방향 변화는 기존 기업의 운명에 영향을 미치고 새로운 기업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지속적인 단절discontinuity의 세계다. ..

호황 VS 불황 - 무엇이 경제의 라이프사이클을 움직이는가, 군터 뒤크

호황 VS 불황 - 무엇이 경제의 라이프사이클을 움직이는가 Abschied vom Homo Oeconomicus 군터 뒤크Gunter Dueck(지음), 안성철(옮김), 원더박스, 2017년 (* 2009년에 '호황의 경제학 불황의 경제학'으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가 작년에 개정판이 다시 나왔다.) "네가 배를 만들고 싶다면, 목재를 구하고 작업도구를 준비하고 과제를 나누고 일을 분배하기 위해서 남자들을 불러 모으지 마라. 대신에 남자들에게 끝없는 바다에 대한 열망을 가르쳐라." - 생텍쥐베리 자연에서는 대부분 육식동물보다 초식동물이 더 빠르게 번식한다(은행강도보다는 저축자가 더 빠르게 증가하는 것처럼). 이러한 현상을 생물학에서는 '제3볼테라 법칙'이라고 부른다. 초식동물에게는 빠르게 증식하는 것이 무엇..

환율의 미래, 홍춘욱

환율의 미래홍춘욱(지음), 에이지21, 2016년 '시장을 보는 눈'이라는 블로그로도 유명한 홍춘욱의 를 읽었다. 자주 그의 블로그에 들어가 읽기도 하고 가끔 실리는 신문 칼럼들도 읽기도 하는데, 경제 현상이나 투자에 대한 통찰력 있는 의견과 쉽고 명확한 서술이 돋보이는 전문가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직까지 나는 경제학이나 경제현상의 이해에 대해선 문외한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정도 수준은 아니겠구나 생각했다. 실은 의외로 이 책이 너무 쉽게 읽혀 다소 의아스러웠다고 할까. 어쩌면 저자의 쉬운 서술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이 책은 환율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이를 둘러싼 기업 경영과 투자 환경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씌여졌다. 그래서 일반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환율을 둘러싼 주요 포인트를..

선대인의 빅픽처, 선대인

선대인의 빅픽처선대인(지음), 웅진지식하우스 대중 경제학 책이라 여겼으나, 실제로는 주식 투자 가이드북이라 할 수 있겠다. 요점은 세계 경제 흐름의 큰 그림(빅픽처)를 보면서 투자해야 된다는 것. 일종의 가이드북이며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진 않다. 나로선 약간 실망했다고 할 수 있다. 초반엔 꼼꼼하게 정독하였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대강 읽게 되었다. 주식 투자를 하고 있지 않으나, 약간의 관심을 가지고 있는 터라 몇 가지의 지침이 될 만한 언급을 옮겨보자면 아래와 같다. 투자의 기본은 리스크 관리 - 30쪽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절대 원칙 첫째,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투자 방법을 택해야 한다.둘째, 투자를 하면서 과한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한다.셋째, 반드시 여윳돈으로 투자해야 한다. - 271쪽..

박종훈의 대담한 경제, 박종훈

박종훈의 대담한 경제박종훈(지음), 21세기북스 몇 해 전에 나온 책을 이제서야 다 읽는다. 이미 칼럼을 통해 박종훈 기자의 통찰력 있는 글들을 읽었던 터라, 책을 읽는 과정은 마치 복습하는 느낌이었다. (칼럼 주소: http://news.kbs.co.kr/news/list.do?mcd=0849#1) 유명세를 치른 책이라,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테고, 읽은 사람들은 다 읽었을 것이다. 정작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들은 내가 아니라 저 쪽에 있는 사람들인데. 흥미로운 것들은 경제전문기자(실은 박종훈 기자만 말하겠는가!)가 지적하는 사항들과는 정반대로 국가 정책이 수립되고 실행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국가에서 홍보하고 대단한 성과를 내는 것처럼 포장하는 여러(더 많겠지만) 잘못된 정책들에 곧이곧대로 받아들이..

어떤 단상

총각 시절에는 직장의 중요성을 잘 몰랐다. 받는 돈이 적거나 없어도 하고 싶은 일은 언제나 있었다. 하지만 결혼을 하자,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해야만 했다. 그제서야 경영의 가치나 기업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대체로 경영진의 잘못된 의사 결정의 피해는 불행하게도 회사 구성원들이 진다. 그러나 작은 회사의 경우에는 (약간 달라서) 경영진이 책임지고 아예 집안이 망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기업 경영과 연관된, 잘못된 정치적 관행(뇌물 같은 것들)에 대한 책임은 이상하게도 기업가들만 진다. 정치가나 행정가들은 교묘하게 기업가들의 마음을 움직여 금전적 이익을 취하고, 그러다가 일이 잘못되면 그 책임 대부분은 기업가나 기업, 더 나아가 그 기업이 있는 지역사회가 진다(대우조선처럼)..

그냥 지금 한국에 대한, 짧은 메모

얼마 전 한 기사를 접했다. 그 기사 제목은 이다. 일견 당연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미 민주당 인사에서 나왔다는 것에서 내가 순진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까지 미쳤다. 이미 '주한 미군 문제'라든가 '세계 경찰국가로서의 미국'에 대해선 이상돈 교수의 라는 책에서 잠시 엿본 바 있었지만, 나는 두 개의 미국-공화당 정권의 미국과 민주당 정권의 미국-이 있다면, 이 둘이 확연히 다를 것이라는 건 내 일방적인 견해였다. 적어도 미국 내부의 문제에 대해선 서로 다를 수 있겠으나, 미국 외부의 문제에 대해선 그들은 하나의 목소리를 가지고 이거나 서로 다른 척 할 뿐이다. 이에 짧게 내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좀 비관적이긴 하지만. * * 상식적인 미국 정치인이나 행정가이라면 당연히 미국의 국익을 우선시할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