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35

24년 독서모임 세 번째 책, <<존 메이너드 케인스>>

올해 들어 독서모임은 2번 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도 않고 예전처럼 모임이 끝난 후 술을 마시지도 않는다. 실은 모임을 하면 상당히 피곤해져서... 이번에 읽을 책은 제커리 D. 카터가 쓴 라는 평전이다. 아마 다들 케인스라는 이름을 들어봤겠지만, 그의 이론이나 생애에 대해선 잘 모를 것이다. 그래서 이번 독서모임에서 읽기로 했다. 읽기 시작했는데, 상당히 재미있다. 기대해도 좋을 책이다. https://cafe.naver.com/spacewine/30261 (재커리 D. 카터)를 읽습니다. 재커리 D.카터의 를 이번 달 읽을 책으로 정할까 합니다. 에릭 홈스봄의 는 상권만 읽었지만, 하권을 마저 읽자고 하면 안 그래... cafe.naver.com

2023년 책들의 기록, "왜 읽는 걸까?"

2023년 책들의 기록, "왜 읽는 걸까?" '사자가 위장에 탈이 나면 풀을 먹듯이 병든 인간만이 책을 읽는다'라고 강유원 선생은 에서 이야기하지만, 책 읽는 인간들은 정말 병이 든 걸까. 정말 아픔을 참으며 자신이 병이 든 사실조차 모른 채 책을 읽는 걸까. 아니면 병 들었음을 알기에 책을 읽는 걸까. 스티븐 핑커는 를 통해 인류는 폭력성과 싸우며 나은 미래를 향해 가고 있다고 역설하지만, 너무 쉽게 낙관하는 건 아닐까. 소수의 인간들은 병 들어 자신의 무력함을 숨기기 위해 끊임없이 책을 강조해 왔으며 여기에 현혹된 이들이 권력을 잡으면서 책 읽기는 인류 문명의 버릴 수 없는 문화가 된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어린 알렉산드로스에게 철학을 가르치는 아리스토텔레스를 떠올리곤 한다. 하지..

책들의 우주 2024.01.06

독서모임 빡센 - 책읽기 멤버 모집

안녕하세요. 한참을 닫아두었던 오프라인 독서모임을 재개하였습니다. 아는 분의 강권으로 책 읽기 모임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으나, 너무 오래 쉬었던 탓인지 참여하는 멤버가 거의 없네요. 몇 달동안 2명이 모여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바빠지는 연말에 잠시 쉬고 있는 중에, 이렇게 블로그에 공지를 올립니다. 저 또한 미루다 미루다 독서모임을 시작한 것입니다. 예전엔 혼자 읽기 어려운 인문학 책들 위주로 독서모임을 운영하였으나, 이젠 그 범위를 넓혀 다양한 책을 읽고 있습니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지만, 책을 넘어서 역사, 사회, 철학, 과학, 정치 등 지금 일어나고 있는 많은 일들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세상을 조금 더 알게 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1달에 한 번 정도 오프라인 모임을 할 ..

책들의 우주 2023.12.14

책그림책, 크빈트 부흐홀츠

책그림책 BuchBilderBuch W.G.제발트, 밀란 쿤데라, 아모스 오즈, 미셸 투르니에, 세스 노터봄, 마르크 퍼티 등(지음), 크빈트 부흐홀츠Quint Buchholz(그림), 정희창(옮김), 민음사 크빈트 부흐홀츠(1957~, 독일)는 삽화가이다. 마술적 사실주의(magic realism) 그림들을 그려 사람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의 작품만을 보면 참 좋은데, 이 책에서는 몇몇 글들은 참 좋지만 대부분의 글은 평이하다. 내 생각엔 번역 탓일 듯싶다. 모두 독일어로 글을 쓰지 않을 테니. 결국 두 세 번의 번역을 통해 한글로 옮겨왔을 테니, 최초의 글과 우리가 읽게 되는 글과의 거리는 상당할 것이다. 가령 오르한 파묵은 터키어로 글을 쓴 후 영어로 옮기거나 독일어로 옮겼을 것이고, 영어라면 다시..

어느 일요일, 도서관

종종 나이를 잊는다. 내가 얼마나 나이가 들었는지 잊곤 한다. 아직 아이가 어리고, 내 마음도 어리고,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아직 어리고 작기만 하다. 그래서 더 자라야 하고 더 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르는 것들이 아직 많고 계속 배워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 하지만 며칠 전 밤 11시까지 야근을 하고 들어와 혼자 소주 한 잔 했더니, 그 피로가 며칠 이어졌다. 운동을 해야 하는데, 늘 마음 뿐이다. 다들 그렇듯이. 밀린 일들이 많아 일요일 출근을 해야 하는데, 하늘을 보자 그 마음이 사라졌다. 갑작스레 찾아온 가을 날씨는 어색하지만, 내 불편한 일상을 어느 정도 누그러뜨렸다. 아이와 함께 아침 미사를 올리고 난 다음 근처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었다. 최근 읽고 있는 올리비아 랭의 는 참 좋다. 올..

최근에 구한 책 세 권

수전 손택의 책을 감동적으로 읽지 못했다. 이론가라기 보다는 비평가이기 때문일까. 재미있게 읽었으나, 꾸준한 독서를 나에게 요청하지 않았다. 수전 손택과 비교되는 이가 있다면, 가라타니 고진이다. 가라타니 고진은 비평가로 시작해 이론가(사상가)로 옮겨갔다. 고진의 은 대단한 저작이었다. 고진의 책은 몇 권을 더 읽었으나, 비슷한 느낌이라 더 이상 읽지 않았다. 후기 모던의 입장에서 정리정돈하는 듯한 이야기만 반복적으로 한다고 할까. 리베카 긱스의 은 순전히 고래 때문이다. 그냥 죽어 다음 생엔 고래, 그것도 심해의 고독과 싸우는 향유고래로 태어나는 게 작은 소망이다 보니... 레이몽 루셀은, 음, 그냥, 읽어야 하는 작가니까, 구입했다. 그러니까, 로쿠스 솔루스Locus Solus랄까. 바닷가 인근의 L..

책들의 우주 2021.09.28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장정일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장정일(지음), 마티 1. 어떤 경향성이나 문제의식을 가지고 책을 읽기 보다는 그냥 손 가는 대로 들고 읽는 듯하다. 그래서 책 자체의 완성도나 집중도는 현저히 떨어지지만, 애초에 그런 목적으로 씌어진 글도, 그렇게 만든 책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게 만드는 힘은 온전히 작가 장정일의 태도나 문장 자체가 될 것이다. 가끔 우연히 읽게 되는 장정일의 짧은 글들은 상당히 좋다. 그렇다고 해서 꾸준히 찾아 읽는 것은 아니지만, 시인 장정일의 첫 등장을 기억하는 나로선, 그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보여준 변화가 한 편으로 보기 좋다. 그러나 가끔 소년 장정일의 모습을 떠올리기도 한다. 어쩌면 우리에겐 반항적이며 이단적이고 끊임없이 외부 세계를 거부하는 자아를 가진 예술가의,..

문득 스페인에 가고 싶은 일요일

세스 노터봄의 여행 산문집 은 절판이다. 어렵게 중고로 구했는지, 이젠 중고 책들이 온라인 서점에 많아졌다. 어떤 책에 빠지면, 그 곳에 가고 싶고 그녀를 만나고 싶고 그 요리를 먹고 싶다. 노터봄의 이 책을 읽으며 스페인에 가고 싶어졌다. 유럽이면서 유럽이 아닌 곳, 스페인. 해외 여행은 이제 몇 년 후의 바람이 되었으니, 가고 싶은 여행지 목록이나 만들고 있어야겠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스페인의 내륙지방, 여기서 가고도 참 어려운 곳, 소리아가 궁금해졌다. 1960년대 초반 스페인의 지방 도시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한 사람은 소리아Soria로 가면 된다. 관광객으로 흥청거리지 않으니 멀쩡한 옛날 건물을 헐 이유도 없고 볼썽사나운 콘크리트 블록으로 도시를 망가뜨릴 일도 없다. 나무를 알루미늄으로 바꿀 ..

용기가 필요한, 어떤 시절

고민 많고 걱정 많은 여름을 보낸다. 4월 휴대폰 통화시간이 150분 남짓이었는데, 5월 300분을 넘어서더니, 6월과 7월은 모두 500분을 넘겼다. 자칫하면 600분을 넘길 태세였다. 스트레스 때문에 악몽을 꾸고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받았다. 대체로 나는 할 수 있다고 믿고 부딪히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대체로 해낸다. 처음 하는 일일 경우 시행착오도 있지만, 아직도 배우면서 해내곤 한다. 하지만 할 수 없다고, 하지 못할 것같다고 여기는 이들도 있다. 그들 앞에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세상은 바뀌고 새로운 경쟁력을 개인과 조직에게 요구한다. 특히 디지털 세계는! * * 피파 맘그렌의 을 다 읽었다. 평일 새벽까지 책을 읽기는 오랜만이다. 그만큼 흥미진진하다고 할까. 조만간 리뷰를 올리도록 하겠지만..

독서에 관하여, 마르셀 프루스트

독서에 관하여 마르셀 프루스트(지음), 유예진(옮김), 은행나무 라는 제목을 달고 나왔지만, '독서'에 대한 수필집은 아니다. 영국의 비평가 존 러스킨(John Ruskin, 1819~1900)의 책들을 불어로 번역하면서 쓴 에세이들(역자 서문이나 해설)로 짧게 독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뿐, 나머지는 모두 화가들에 대해 쓴 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이 글들로 인해 이 책을 구입했다. 때때로 우리는 미술평론가나 철학자(미학자)가 쓴 예술론에 실망하고 그 대신 소설가나 시인이 쓴 어떤 글들로 놀라고 감동받는다. 이 책도 그렇다. 그렇지 않더라도 프루스트가 나를 실망시키는 법은 없을 테니.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지만, 소설가가 되기 전 젊은 시절의 마르셀 프루스트는 존 러스킨에 심취해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