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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시장에 대한 메모 1

월간미술 10월호를 읽다가 메모해 둔 것을 포스팅한다. 미술시장이 팽창하는 것은 한편 대단히 고무적이지만 삶의 질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너무 상업적으로 끌어가려 해 안타깝다. 나는 그림을 남에게 선물한 적은 있지만 판 적은 없다. 공급이 제한된 상태에서 수요가 있는 물건이 세월이 흐르면서 가치가 상승한다는 것은 당연한 경제 원리다. 하지만 그림은 재테크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신적으로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문화는 보다 많은 사람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트렌드에 따른 상업적인 접근보다 그림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안목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 - 권기찬(오페라갤러리코리아 대표), 월간미술 2007년 10월호 사실 역사가 깊은 외국의 경매에도 가격 담합이나 조작은 있어왔다. 피터 왓슨이 ..

이제 얼마 안 있어 마흔

방화동 어느 빌라의 평온은 옥상을 점령한 여중생 일행에 의해서 깨져서, 시멘트 바닥으로 흩어져 내렸다. 작은 한 손엔 국자를, 다른 한 손엔 냄비와 김치. 그 모습을 보면서 뒤따라 올라갔다. 아, 여중생들이 옥상에서 사발면을 끓여먹고 있었다. 그리고 한 소리를 했다. “여기가 니네들 놀이터가? 원래 옥상 문 안 열어둔다. 이번 한 번 그냥 넘어가는데, 이러지 말아라.” 왜 그렇게 화가 났을까. 그들의 처지를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리고 후배에게 전화가 왔다. 그리고 몇 마디를 주고받았다. “형 같은 사람은 문제가 심각하지.” 얼마 전 입사지원을 했던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핸드폰 번호를 알려달라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비영리법인의 일이고, 정해진 월급도 없는 일이니, 나에게 월급이 나오는 ..

“똥과 창자 그리고 자존과 해방” - 안창홍, 정복수 전, 갤러리아트사이드

안창홍 정복수 “똥과 창자 그리고 자존과 해방” 2007. 10. 17 – 10. 30 Gallery ARTSIDE 우리는 하루 24시간 동안 몇 마디의 욕을 할까. 욕을 하지 않는다면 욕을 하고 싶은 상황엔 몇 번 처하게 될까. 그리고 이를 내 인생 전반으로 확장시킨다면, 어떻게 될까. 우리의 삶이란, 실은 고귀하고 대단한 것이 아니라 애초 시작부터 수십억 마리의 정자들 속의 우연한 한 마리에서 이루어진 것이며, 어떤 필연성이나 목적성 없이 그저 죽음을 향해 가는 과정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허무주의는 이미 우리 현대인에겐 익숙한 삶의 양식이자, 정신적 태도이다. 하지만 누가 감히 그런 양식과 태도를 드러낼 수 있을까. 그러나 현대 예술에 있어서 이 허무주의의 유/무는 매우 중요하다. 대..

김아타의 '온 에어(On Air) 프로젝트:뉴욕 타임스 스퀘어'

* 회화가 단색회화(모노크롬)와 텅 빈 캔버스를 지나쳐서, 더 이상 사유하기(thinking & meditation)를 그만두었다면, 이제 사진과 비디오가 그 사유와 명상을 이어받았다고 할 수 있을까. 아니면 회화는 계속 사유하기를 계속하고 있는 것일까. * 빌 비올라의 비디오 아트가 비디오로 명상하는 경우를 보여준다면, 김아타의 저 사진은 사진의 명상을 보여준다. *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의 범위는 비주얼 콘텐츠 뿐만 아니라, 그 콘텐츠를 담고 있는 TV 브라운관이나 낡은 TV 외장까지도 포함시켜야 한다. 백남준 이후의 비디오 아티스트들은 비디오를 사유의 매체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하였으나, 백남준은 그와는 달리 비디오/TV 라는 그 매체 자체에 매료당했다. 그래서 정신없고 현란한 백남준의 비디오 콘..

예술의 우주 2007.11.15

기업은행 삼전동 지점 전시

기업은행 삼전동 지점은 송파구 잠실병원 맞은 편에 위치했다. 1층은 벽면에 아래와 같이 전시되어 있고, 2층에도 전시가 되어 있다. 1층은 100만원 이내로 구입할 수 있는 작품들로, 투자 가치보다는 집에 그림 하나 걸어두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작품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은행 전시는 처음 있는 일이라, 좀 대중적으로 접근한 것이 1층의 전시 컨셉이라고 할 수 있다. 2층은 파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작가들과 그리스 출신의 프랑스 화가/판화가인 테오 토비아스의 작품을 걸어두었다. 2층은 소장가치와 투자가치를 고려하였다. 매주 금요일마다 작품 설명을 할 예정이다. 1층 전시 풍경 손광배의 작품 '무제' 조슬린 베송 지라드의 '무제'

은행 전시

몇 달전 은행에서 연락이 왔다. 은행 공간 내에서 미술 작품 전시를 하면 어떻게냐는 제안이었다. 그리고 전시를 했다. 대중적인 장소이다 보니, 편안하고 쉬운 작품들과 투자를 위한 작품들로 나누어 전시하였다. 그리고 신문에 기사가 나왔다. 충분한 투자와 지원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인데. 은행에서의 전시는 처음이다 보니, 프로그램이나 진행을 계속 고쳐나가고 있는 중이다. 오늘 오후 2시부터 전시 설명을 할 예정이다. 미술사 강의가 더 쉬워 보인다. 예상치못한 질문에 대해서 탁월한 대답을 해줘야 한다는 점은 강의에서보다 전시설명에서 더 중요할 듯 싶다. 세계일보 기사. http://www.segye.com/Service5/ShellView.asp?SiteID=&OrgTreeID=3118&TreeID=1051..

에릭 사티의 아침

저녁 식사는 오후 7시 16분에 시작해 20분만에 끝낸다. 밤 8시 9분부터 9시 59분까지 독서(큰 소리로 책읽기). 나는 규칙적으로 밤 10시 37분에 취침하러 간다. 일주일에 한 번씩(화요일에) 새벽 3시 14분에 깬다. 내 영양분은 하얀 색 음식에 한한다. 달걀, 설탕, 여러 조각의 뼈, 죽은 동물의 지방, 송아지 고기, 소금, 코코넛, 흰 물로 요리된 닭, 곰팡내 나는 과일, 쌀, 순무, 장뇌가 들어간 소시지, 가루 반죽 과자, 치즈(흰 색으로 변색된), 면, 샐러드, 생선(비늘없는). 나는 포도주를 끓여 퓌크샤(수령초) 즙과 섞어서 차게 해 마신다. 나는 후식을 들지만 나 자신의 목이 졸릴까 두려워 먹을 때에는 결코 얘기하지 않는다. 나는 주의 깊게 숨쉬며(한 번에 조금씩) 매우 드물게 춤춘다..

부유 - 중국미술의 새로운 흐름, 국립현대미술관

부유(浮游) - 중국미술의 새로운 흐름 FLOATING - New Generation of Art in China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2007. 8. 17 - 10. 17 아직도 중국이라고 하면 품질 좋지 않은 싸구려 제품을 떠올리는 것이 먼저다. 아니면 서울 근교의 공장 지역에서 마주치게 되는 중국인을 떠올린다. 일상 속에서 우리는 중국을 단편적으로만 학습하고 이해하고 그렇게 여기고 만다. 장 샤오강이나 유에 민쥔 정도는 알고 있을지 몰라도, 현대 중국 예술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지 못한다. 심지어 장 샤오강의 높은 작품 가격은 전 세계 화교 자본의 영향 때문이라고 치부해버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만큼 서울의 우리가 현대 중국 예술의 수준을 이해하기에는 많은 난관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있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