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40

한국 정치, 햐 ...

몇 주에 메모해둔 글을 옮겨적는다. 막상 읽어보니, 너무 거칠다. 한국이 이 지경이 된 것은 무책임한 언론들과 그 언론들을 맹신하는 국민들, 그 언론을 이용하고(혹은 이용당하며) 공생하는 대다수의 정치인들과 관료집단, 그리고 일류대학을 나온, 소위 이 나라의 기득권 엘리트 집단들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을 안다고 해서 이 나라는 바뀌지 않는다. 소수의 국민들이, 윤석열의 뻘짓으로 인해 다수의 국민들로 바뀌었다고 해서 바뀌지 않는다. 고작 윤석열 당선 이전으로 바뀌는 것일 뿐이다. 그 사이 나라는 얼마나 퇴보했는가. 한국이 여기까지 오게 된 계기는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만들어 놓은 기반의 힘이지, 이명박?, 박근해?, 문재인 정부의 역량이 아니다. 더구나 윤석열 정부의 여러 실책으로 인해 한국은 10년 이..

'글로벌 무역 시스템 재편 사용자 가이드', 그리고 관세 전쟁

스티븐 미런(Stephen Miran)이 쓴 "A Users Guide to Restructuring the Global Trading System"을 읽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바보같다고 여길지 모르겠지만, 나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현재 그가 벌이고 있는 '관세 전쟁'은 궁극적으로 미국 제조업을 살리기 위한 포석이다. 하지만 이것이 성공할 지, 아니면 미국의 우방으로 여겨졌던 대부분의 나라들과 등을 돌려 그 나라들이 중국과 협력하게 되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지는 모를 일이다. 이론과 현실은 다르지만, 적어도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 생각없이 저런 짓을 하지 않는다는 걸 스티븐 미런이 쓴 글을 통해 알게 되었다. 요즘 AI는 참 좋아서 긴 글도 핵심만 따박따박 옮겨준다. 아래는 AI의..

사소한 의문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지 않고 기각된다면, 그 이후 한국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 탄핵을 반대하는 듯한 어조의 기사를 쓰는 기자들과 언론들은 책임을 질 수 있는가? 탄핵 반대 집회를 주장하는 기독교 목사들과 그 목사들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는 신자들은 그 한국을 책임질 것인가? 단언컨대 그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건 민주주의를 떠나서 이 나라의 미래가 걸린 일이다.  아래 기사에 나온 페루 뿐만 아니다. 필리핀도 그랬다.  https://www.ddanzi.com/ddanziNews/836085483?fbclid=IwY2xjawIt4E9leHRuA2FlbQIxMAABHUmZzuUFf_-DibkLKih2VtxGvzKaTisyXryQtzcIzj4M8iJZk_31qj8qJw_aem_P0..

그냥 비관적인 전망

어차피 내가 이 세상에 대해서 아는 건 단편적이다. 그리고 그런 단편적인 것들으로 어떤 연결고리를 만들면 아래와 같다. 요즘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1. 내가 지금보다 젊었을 때, 조선이라는 나라를 상당히 높이 평가했다. 세계사에서 유래가 없는 지식인들이 정치를 좌우하던 유일한 나라. 한 가문으로 오백년 이상 유지된 유일한 나라. 성리학과 정도전의 체계로 오백 년 이상 버틴 나라. 그러나 지금은 전혀 아니다.  세계사에서 유래가 없을 정도로 사악한 노예사회. 아비의 신분이 아닌 어미의 신분을 따라가는 보기 드문 나라. 노비문서가 있어 노비가 재산처럼 넘겨지던 나라. 소수의 지식인들은 싸웠으나, 대부분의 지식인들, 양반, 선비라고 하던 작자들은 자신의 안위만 살폈던 나라. 그런 나라였다. 심지어 임진왜란..

결국 탄핵

선거 때마다 경제가 문제라고 말한다. 하지만 경제가 잘 되려면 정치가 제대로 돌아가고 기능해야 한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왜 2번을 찍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서로 헐뜯고 비난하면서 정치를 망가뜨리려고 노력하는지 알 수 없다. 대통령 후보에 대한 소문들 대부분 거짓말로 들어났지만, 얼마 전 탑승한 택시 기사 아저씨는 그 거짓말을 아직도 믿고 있었다. 나쁜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좋은 소문은 그냥 사라진다.  아직도 언론인들은 잘못된 프레임으로 야당 지도자를 교묘하게 편집한다. 계엄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차례 있었으나, 언론에서 비중있게 다루어진 적은 없다. 야당 지도자에겐 날선 질문을 던지면서 탄핵 당한 대통령에겐 질문 다운 질문을 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야당 대표의 제대로 된 답..

계엄과 탄핵

애초에 나는 탄핵에 부정적이었다. 탄핵을 거론하는 이들은 이게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냥 할 수 있는,  아무 때나 가능한 어떤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비상 사태일 때나 가능한 일이다. 아, 그런데 스스로 탄핵의 길로 들어서다니. 만약 계엄군의 국회 장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계엄해제안이 통과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 그 다음날 아침 국회의사당 앞에는 몇몇 주검이 있고 시민들이 다치고 쓰러져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최악의 경우엔 내란으로 치달았을 것이다. 얼마나 많은 군인들이 윤석열 정권에 동조할까? 동조하는 군대와 그렇지 않은 지휘관이 있는 군대와 충돌한다면? 그러면 미군의 자동 개입이다. 우습지 않은가? 대통령이라는 작자가 이런 생각을 하지..

전쟁일기, 올가 그레벤니크

전쟁일기올가 그레벤니크(지음, 글/그림), 정소은(옮김), 이야기장수   전쟁의 끔찍함을 말해서 뭐할까. 얼마 전 봤던 짧은 동영상이 떠오른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했었던 시절,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났을 때를 가정한 시나리오를 브리핑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 때 다 듣고 난 노 대통령은 자신의 임무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  https://youtube.com/shorts/LQq5RkL1egc?si=zIB81u1yWoy8QKxX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반, 나는 우크라이나 정치 상황을 한 번 훑어본 적이 있었다. 실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2014년부터 간헐적으로 반복되어져 왔고, 그 상황 속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의 우호적인 관..

나의 한국현대사, 유시민

나의 한국현대사 1959 - 2020 유시민(지음), 돌베개 이 정도의 수준에서 글을 써야 일반 독자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다. 최근 읽고 있는 에릭 홈스봄의 는 일반 독자를 읽을 수 없다고 여겼다. 고루한 번역부터 너무 많은 사람 이름들과 지명, 사건들은 아무 주석도 없이 그냥 이어진다. 나도 천천히 읽어야 할 수준이니, 일반 독자는 그냥 읽지 말라는 이야기다. 하긴 전문 역사서이니, 그럴 수 있겠지만. 반대로 유시민의 이 책은 너무 조심했다는 흔적이 역력하다. 그래서 쉽게 읽히나, 재미는 없다. 바진의 에서 언급된 아우슈비츠가 조작된 것이라고 말하던 독일 청년의 에피소드가 떠오른다. 이젠 한국도 그런 상황이 되었다. 따라서 객관적인 사실 전달과 함께 평가도 함께 이루어져야만 오해가 없다. 하지만 이..

<<서울의 봄>>을 보고

성탄절 연휴 때 아들과 을 보았다. 그냥 보고 난 다음 생각을 메모해본다. 1. 지금 60대는 80년대에 이십대 청춘을 보낸 이들이다. 그러나 여론조사 기사들을 보면 이들 대다수가 현 여당(국민의 힘)을 지지한다. 그들이 그들의 청춘을 어둡게 만들었던 신군부 세력의 정치적 후배들을 지지한다. 나는 그것에 심한 절망감을 느꼈다. 심지어 80년대 반정부 민주화 투쟁으로 젊음을 불태웠던 이들 중 일부는 신군부 세력의 정치적 후배들이 되었다. 더 나아가 뉴라이트의 핵심 주축이 되었다. 2. 어쩌면 이것은 한국인 특유의 성향이 개인 삶의 일관성이나 자신을 증명하는 세계관이나 가치, 철학을 한 번에 내팽개칠 수 있는 문화적, 심리적 토대를 형성하는 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아니면 그것이 심리적 변명으로 작용하여 ..

연결된 위기, 백승욱

연결된 위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한반도 위기까지, 얄타체제의 해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백승욱(지음), 생각의 힘 가끔 전국의 대학에 인문학 교수들이 그토록 많다는 것이 가끔은 너무 신기하다. 왜냐면 내가 읽거나 읽으려고 기록해두는 인문학 책들 중에 국내 대학의 교수가 쓴 책은 정말 보기 드물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수십 년부터 이야기되던 인문학의 위기는 실은 인문학의 위기가 아니라 인문학 교수의 위기라는 점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대학의 인문학 교수들은 좀 반성해라) 중앙대 사회학과 백승욱 교수의 글은 종종 여러 지면에 읽은 바 있다. 꾸준히 읽는 저널이 없음에도 그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일반 대중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하고 있는 인문학자라 할 수 있다(그런가?). 이 책 는 최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