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취향 Le Goût de l'archive 아를레트 파르주(지음), 김정아(옮김), 문학과지성사 그 순간의 삶을 설명하는 몇 마디의 말과 그 순간의 삶을 단 번에 우리 앞에 끌어내는 폭력 사이에 간신히 낀 채로 존재하는 삶들이다. (36쪽) 작년 마지막 몇 달간 읽은 책이다. 짧고 단단하다. 역사가가 어떤 이들인지 제대로 알려주는 책이다. 역사가는 다른 사람들이 자기 이야기를 반박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 그래서 자기 이야기가 왜 진실한 지 그 이유를 길게 늘어놓는 사람이다. 그러니 역사를 이해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버려야 하는 착각은 역사가 궁극적으로 진실을 들려주는 이야기라는 착각이다. 역사는 세부적으로 검증가능한 진실 담론을 세우려고 하지 않는 어법, 정격(학문적으로 엄정한 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