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 13

세상 풍경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 의장이었던 야세르 아라파트가 이라크 전쟁 때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사담 후세인을 지지 않았더라면 지금 팔레스타인 정치 지형은 지금과는 사뭇 달라졌을 것이다. 왜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사담 후세인을 지지했을까? 같은 수니파여서 지지했던 걸까? 참 아이러니하게도 대부분의 독재 정권이나 파시스트 정권은 투표로 선출된다. 나폴레옹도 프랑스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등장했고, 히틀러의 나치도 그렇게, 무솔리니도 그렇게 정권을 잡았고 한 나라를 독재 폭력의 시대로 물들이며 세계를 전쟁의 수렁으로 몰아 넣었다. 몇몇 사례를 보면, 국민 투표가 문제가 된다. 실은 한국도 다르지 않다. (그래서 혹자들은 다수결의 원칙이나 민주주의를 문제 삼는다.) 제임스 서로위키는 이런저런 자료들..

티몬 위메프 사태는 현 정부의 실력이며, 책임이다.

티몬 위메프 사태는 현 정부, 정권의 실력이자, 결국 책임을 져야할 문제다. 그리고 더 나아가 국민들은 왜 이 정권을 지지했는가 가슴에 손을 대고 반성해야할 것이다.  솔직히 조금만 모니터링하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문제다. 하지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전투가 아닌 평상시 수해복구 나간 군인이 죽어도 책임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정권에서 이 따위 문제 따윈 책임은 무슨. 그리고 결국 국민 세금으로 처리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가진 걸로 드러났다. 그런 정부이고, 그런 정권이다 한심해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오늘자 슬로우뉴스에서 길게 분석한 글이 올라와 공유한다. 정말 한심하다. 이젠 정권 관계자나 여당 정치인들 뿐만 아니라 이 정부에 속한 모든 공무원들이 머리를 비우기 시작한 것이 아닐까 의심하..

골든베르그 변주곡, 손민수

임윤찬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와, 어떻게 이렇게 연주할 수 있는 거지, 라며 놀라게 된다. 우연히 보게 된 손민수 교수의 연주다. 상당히 좋다. 원래 자장가라고 알고 있는데 그렇진 않고, 그런 소문이 있을 정도로 조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 탓일까.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오전까지 나를 힘들게 했던 복통이 어느 정도 가라앉고 난 다음, 겨우 휴식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오후, 골든베르그 변주곡을 듣고 싶어 이 연주를 보게 되었다. 그 전엔 먼저 글렌 굴드를 듣긴 했지만. 임윤찬이 연주하면 한 번 뒤집어질 것같은데. 내년 카네기홀 연주 때 선보인다고 하니... !!  명동성당에서 이 연주 들었던 사람들은 참 좋았겠다.

세계사 속의 팔레스타인 문제, 우스키 아키라

세계사 속 팔레스타인 문제 우스키 아키라(지음), 김윤정(옮김), 글항아리    최근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습은 하마스의 선제 공격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나, 그래도 이해하기 어렵다. 어렸을 때, 탈무드라든가 랍비라든가 하는 책들을 통해 우리는 유대인에 대한 긍정적인 면을 곧잘 듣고 읽지만, 나이가 들어보면 이런 XXX같은 민족도 없다. 그런데 도대체 어떤 이유로 저들은 저렇게 행동하는 것일까. 도대체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는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우리가 이해하는 바 유대인은 어떤 이들인가. 몇 권의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그 중 한 권이 바로 이 책, >다. 읽으면서 노트를 하다보니, 상당히 많은 부분을 옮겨 적었다. 현재는 절판된 상태라, 공공도서관에서 빌려읽을 수 밖에 없지만, 정말 좋은 책이다. 한..

쓸쓸한 아픔

팔짱을 끼고 베갯머리에 앉아 있자니 천장을 보고 누운여자가 조용한 목소리로 말한다. 이제 죽을 거예요.여자는 긴 머리채를 베개 위에 풀어두고, 그 속에 부드러운윤곽의 오이씨 같은 얼굴을 가로누인다. 새하얀 빰에 따뜻한 혈색이 알맞게 비치고 입술 빛깔은 역시나 붉다.도저히 죽을 사람 얼굴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여자는조용한 목소리로, 이제 죽을 거예요, 분명하게 말했다. 나도 이제 죽겠구나 생각했다. 그래서 정말, 벌써 죽는 거야?하고 위에서 내려다보며 물어보았다. 죽고 말고요. 여자는눈을 크게 떴다. 커다랗고 물기 어린 눈이었다. 긴 속눈썹에에워싸인 곳은 온통 검었다. 그 검은 눈동자 깊은 곳에내 모습이 선명하게 비친다.- 나쓰메 소세키, (>, 김석희 옮김, 이소노미아)중에서   나를 귀찮게 하던..

아이의 방학

방학을 했다. 이제 아이는 핸드폰의 지배를 받는다. 핸드폰을 많이 한 날과 그렇지 않는 날의 태도나 반응은 현저히 다르다. 사춘기가 왔지만, 사춘기보다는 핸드폰의 영향이 더 크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지만,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난감하다. 사춘기 자녀가 있는 모든 집의 문제다. 모든 집의 문제인데, 그 누구도 정책적 해결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도리어 핸드폰을 활용한 수업을 학교에서 할 지경이다. 가령 동영상 제작 수업이나...  아이가 방학을 했다. 매일 전쟁이다. 질풍노도와 같은 방황과 고민은 필요하다고 여기지만, 그것의 해결이 핸드폰이면 안 된다. 세상이 너무 변했다. Digital Natives라고?  Digital Addiction의 다른 말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아이에게 마시멜로 효과라든가..

스노볼 드라이브, 조예은

스노볼 드라이브조예은(지음), 민음사   대학 때의 소설창작수업이 떠올랐다. 한 번은 유명일간지의 신춘문예 등단 소설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한 때 국내 최고의 소설가였던 담당 교수는 그 당선작이 얼마나 많은 논리적 모순을 가지고 있는지 지적했다. 소설의 기본부터 새로 닦아야된다고 말했지만, 그 당선작의 작가는 지금은 유명한 소설가가 되었다. (논리적 완결성 보다는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능력이 더 중요하니까.)  나는 요즘 국내 작가들이 누가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너무 많다). 가끔 이렇게 손에 닿으면 읽게 된다. 스노볼 드라이브. 그렇게 이 소설을 읽었다. 나는 이 소설의 설정, 방부제와 비슷한 속성을 가진 하얀 괴설이 내리는 설정이 무책임하다고 생각했다. 너무 과감한 설정이며, 그것으로 인해 생기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메모.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메모.  - 미국은 왜 이스라엘에게 우호적인가. 1. 미국이 친이스라엘적인 이유에 대한 명확한 배경이 없다. 유대인들의 정치 로비가 한 몫할 것이라는 추정(반대로 아랍인들의 정치 로비가 없다는),2. 이스라엘 군대가 아랍 지역에서의 균형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미 정부가 친이스라엘 노선을 취한다는 의견. 3. 하지만 사람들은 왜 미국이 친이스라엘이어야 하는지 잘 모른다. 개인적으로 청교도적인 배경 때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 1세기 전 영국인들과 벨푸어 외상.1. 예수 그리스도가 재림하기 위해서는 먼저 유대인이 국가를 세워한다는 천년왕국설이 있다. 17세기 중반 영국 청교도혁명 이후 유행처럼 번지는데, 이게 20세기까지 이어졌다. 영국 지배층들 대부분 이 생각..

제국의 몰락, 엠마뉘엘 토드

제국의 몰락 - 미국 체제의 해체와 세계의 재편엠마뉘엘 토드(지음), 주경철(옮김), 까치   2002년도에 출간된 책이지만, 지금 읽어도 전혀 낯설지 않다. 저자의 견해대로 소련 붕괴 이후 미국은 패권 국가로서의 역량을 상실하기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 정말 그렇게 변해 왔으니까.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가 급격하게 무너지고 다중 패권 시대로 본격 진입하기 시작한 지도 상당한 시간이 흐른 듯하다. 엠마뉘엘 토드는 미국 중심의 세계가 해체되면서 새로운 시대로 진입할 것으로 예측한다. 살짝 거친 도식화와 강한 의견 제시는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동시에 미국을 극도로 싫어하는 프랑스 지식인 특유의 시각도 느껴진다. 이 책이 번역되어 출간되었을 때, 나는 왜 이 책을 몰랐을까. 그것도 흥미롭다. 신자유주의적..

I fall in love too easily, Andrew Bird

나이가 드니, 이젠 쉽게 사랑에 빠지지도 않는다. 이제 사랑도 남의 일이다. 체력도 부족하고 건강도 엉망이라, 술 마시는 것도 겁나고 할 일은 많고 배울 것도 쌓여있고 새 책도 쌓여간다. 얼마 전에 사다놓은 물리학 책은 꺼내보지도 않았구나. 우주에 대한 책인데. 난 너무 쉽게 사랑에 빠져 고민인 남자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여자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마음에 드는 목소리를 찾지 못했다. 앤드류 버드는 이런저런 음악을 연주하고 부르는 바이올리니스트다. 찾아보니 경력이 상당히 다채롭니다. 아, 나이도!  Chet Baker의 목소리말고 Andrew Bird의 바이올린과 목소리로 '나는 너무 쉽게 사랑에 빠져'를 들어보자. 이 곳에 오는 모든 이들에게 근사한 사랑이 깃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