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매일 책이 나온다. 수십 년 전엔 읽을 책이 없다고, 또는 최신 트렌드를 짚을 책이 없다는 말이 통했을 지 모르지만, 이젠 어떻게 시간을 활용해 책을 읽을 것인가가 화두다. 특히 나 같이 이 쪽 저 쪽 책을 읽어대는 이에겐 더욱더.
최근 나온 여러 경제경영서적 중에서, 세계 경제/금융 위기 이후 나름대로의 해석과 진단, 그리고 그 전망에 대해 서술한 책 몇 권을 리스팅해본다.
이 책의 저자 대니엘 앨트먼는 '딥 팩트'(deep factor)에 의해 세계 경제, 한 나라의 경제적 수준이 결정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런데 이 딥 팩트는 '지리학, 문화, 철학, 법적인 틀, 사업 관행' 같은 것이다. 흥미롭지 않은가. 기업의 경쟁 우위를 만드는 기술력, 원가 경쟁력, 인재풀 등이 아니라 말이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딥 팩트가 약한 중국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는 순간 무너질 것이라고 예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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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김수행 교수의 '정치경제학'을 교재로 경제학 수업을 들었다. 지금 기억 나는 건 거의 없지만 말이다. 서울대 경제학과 재직 당시 유일한 마르크스 경제학 전공자였고 지금은 마르크스 경제학 전공자는 없다. 학문의 세계에서조차 획일성이 물들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은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한 세계대공황은 반복될 수 밖에 없다'는 마르크스의 시각은 아직도 유효하다고 말한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지에서 '경제 위기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1위를 차지한 라구람 G. 라잔은 세계적인 경제학자들 중의 한 명이다. 2010년 최고의 비즈니스 도서 중의 하나였던 '폴트 라인'은 세계 경제 위기를 분석하고 있는 책이다. 작년 말 외국의 몇몇 저널에서 리뷰를 읽은 적이 있었는데, 국내에서는 아직 읽지 못한 것은 실용적인 책의 범위에 들지 못해서 일까. 아니면 ... 나를 궁금해지게 만드는 책이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 역할을 하기도 한 로버트 라이시는 이 책에서 세계 경제 위기를 진보적인 시각에서 진단, 분석하고 이를 탈출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경제사 전공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는 역사학자인 니얼 퍼거슨 교수는 경제 위기를 경제사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이 책은 세계 경제 위기를 역사의 관점에서 바라보며, 해석하고 설명한다. 세계 경제 전반을 바라보면서 미래를 내다 보기 위해 이 책만큼 좋을 책이 있을까.
마치 읽은 것처럼 적은 책 리스트는 여러 저널에서 소개된 경제경영서들 중에서 읽으려고 메모해놓은 책들이다. 당장이라도 책들을 구입해서 읽고 싶지만, 읽을 책이 쌓여있는 마당에, 이 책들 중에서 몇 권이나 읽을 수 있을 지... 특히 니얼 퍼거슨의 책은 나오자 마자 읽으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아직까지 못 읽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