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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인간의 본성에 대한 풍자 

라로슈푸코(지음), 강주헌(옮김), 나무생각



원제는 『잠언과 성찰』(Reflexions ou sentences et maximes morales, 1665)이다. 니체가 매우 존경하였으며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는 라로슈푸코(Francois de La Rochefoucauld, 1613 ~ 1680)의 잠언집을 읽었다. 17세기 작가의 문장들은 쉽게 읽힌다. 몇 개의 문장들은 흥미로웠다. 적당히 염세적이고 시니컬했다. 생각하는 것보다 팬이 많아서 어느 일본인 작가는 평전을 쓰기도 했다. 그만큼 파란만장한 삶을 살기도 했다. 


몇 개의 문장들을 옮긴다. 


- 우리의 미덕은 대개의 경우 위장된 악덕에 불과하다.


- 철학은 과거의 불행과 미래의 불행을 그럴듯한 이유로 극복하라고 설명하지만, 현재의 불행 앞에서는 아무 말도 못한다.

 

- 질투는 의혹은 먹고 산다. 의혹이 확신으로 변하면 질투는 깨끗하게 소멸되거나 광기로 변한다. 


- 운명의 변덕도 종잡을 수 없지만, 우리의 변덕은 그 이상이다. 


- 사랑을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기껏해야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영혼의 사랑은 지배의 열정이고 정신의 사랑은 동정이며, 육체의 사랑은 많은 비밀이 있은 후에 사랑의 대상을 소유하려는 은밀하고도 미묘한 욕망일 뿐이다. 


- 위선이란 악이 미덕에 바치는 찬사다. 


- 젊음은 언제나 취해 있는 상태를 뜻한다. 즉 이성의 열병이다. 


- 어리석음은 전염병과도 같은 것이다. 


- 운명과 성격이 세상을 지배한다. 


- 노인은 목숨을 걸고 젊은이들의 즐거움을 방해하는 폭군이다. 


- 우리가 어떤 사물에 대해 본능적으로 갖는 취향과 일정한 기준에 따라 사물의 질을 감식해서 판단하는 취향은 다른 것이다. 예컨대 우리는 내용을 판단할 만한 섬세하고 날카로운 감각이 없으면서도 코미디를 좋아할 수 있다. 거꾸로 코미디의 내용을 완벽하게 판단하기에 충분한 감각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코미디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다. 


잠언집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충분히 권할 만하지만, 깊이 있는 통찰이 있거나 체계적인 사유를 엿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정말 17세기식의 약간 삐딱한 프랑스 경구들이라고 할까. 나는 그냥 쉽게 읽었다. 몇 개의 문장은 좋았으나, 그 뿐이었다. 다행히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으니, 머리를 식히기 좋은 책이라고 하면 이상하려나. 





인간의 본성에 대한 풍자 511 - 6점
프랑수아 드 라로슈푸코 지음, 강주헌 옮김/나무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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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밤 



옛성城의 돌담에 달이 올랐다

묵은 초가지붕에 박이

또 하나 달같이 하이얗게 빛난다

언젠가 마을에서 수절과부 하나가 목을 매여 죽은 밤도 이러한 밤이었다 



- 백석, 1935년 11월, <<조광朝光>> 



혼자 술에 취해 거실 탁자에 앉아 시집을 꺼내읽다 왈칵 눈물이 흘렀다. 

예상치 못한 눈물에, 내가 왜 이럴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직 감수성이라는 게 살아있었나 하는 안도감을 아주 흐르게 느꼈다.


글쓰기는 형편 없어지고 책읽기도 그냥 습관처럼 변해, 종종 내가 왜,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요즘이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지혜가 생긴 것도 아니고 논리 정연해진 것도, 그렇다고 사람들을 감화시켜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 리더십을 가지게 된 것도 아니다. 

도리어 거짓말장이가 되고 불성실해지고 나이가 든다는 것이 사람들에게 선사하는 나쁜 점들만을 (처참하게) 깨닫고 있다.


그런 시절, 백석의 시를 읽다가 눈물을 흘렸다. 거참. 


***


백석(1912 ~ 1996) 

지금에서야 시집 구하기가 쉽지만 예전엔 월북작가라 이름이 알려지지도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이번 가을 백석 시집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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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이마트에서 공짜로 받은 금붕어 3마리. 한 달 정도가 지난 지금, 매우 건강해보인다. 그리고 나는 주말마다 어항 청소를 한다. 특별한 건 없다. 물 갈아주고 어항에 끼인 녹조류를 깨끗하게 닦아준다. 그런데 오늘 달팽이인지, 고동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녀석들 몇 마리를 발견했다. 그래서 부레옥잠들이 힘을 잃고 있나. 다음 청소 때 잡아 없애야 겠다. 관련 까페를 검색해보니,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좀 더 큰 어항으로 바꾸면 바닥에 자갈같은 것들을 깔아줘야 겠다. 금붕어 노는 모습, 정말 좋다. (2007년 11월 3일)


** 


(2018년 10월 10일 업데이트)

블로그에 방문하는 이들의 검색 엔진 방문 키워드를 보면 흥미롭다. 10여년 전, 어항으로  사용하던 저 투명 플라스틱 용기를 얼마 지나지 않아 장독 뚜겅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옹기로 바꾸었다. 부레옥잠은 모두 버렸고 밑에 자그만한 흰 돌맹이들만 깔았다. 흰 돌맹이들은 꽃집에서 구했는데, 화분에 사용할 수 있는 작은 돌맹이들을 살 수 있다. 


저 금붕어들은 의외로 생명력이 좋아서 열악한 환경 속에서 몇 년을 살았다. 나는 1주일에 한 번씩 청소를 했고, 그 때마다 자갈 사이사이 가득한 금붕어 배설물을 씻었다. 돌맹이들을 화장실 바닥에 깔곤 돌맹이들을 비벼가며 여러번 씻었다. 금붕어들은 세수대야에 옮겨놓고. 


바로 수돗물을 담아 옮겼는데, 상관없었다. 수돗물을 담으면 금붕어가 죽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어쩌면 직수관이 아니라 옥상의 물탱크에 있었던 물이라서 그런 지도 모르겠다. 다시 금붕어를 키울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 글을 보니, 비린내 생각에 키우진 말아야 겠다. 내가 어항 청소를 해야 하니까(청소를 적게 하려면 어항 옆에 전기 콘센트도 있어야 한다. 어항도 전문적으로 들어가면 꽤 복잡한 녀석이다. 열대어 키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검색해보면, 놀라운 사진들을 꽤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하시길). 


제목을 보니, 달팽이로 되어있는데, '고동'이 더 정확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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