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밖으로 공항이 보였고 공항 너머로 지는 붉은 태양을 보았다. 나는 런닝머신 위에서 달리고 있었다. 전화 한 통도 오지 않는 토요일이었다. 누군가에게 전화하기도 다소 무서운 날이었다. 문득문득 세상이, 사람들이 무서워지는 봄이었고 번번이 다치는 마음이 싫은 날이 이어지고 있었다. 2시간 정도 운동을 했고 도어즈의 ‘인디안썸머’를 들으며 이미 어두워진 봄밤과 싸우고 있었다. 1996년이니, 내가 대학교 3학년 때였다. 소설을 쓰지 못하는 마음을 가진 터라, 내가 한 때 글을 썼다는 게 신기하게 여겨질 정도다. 단편영화 소재를 찾는 이가 있어, 블로그에 올린다. 좋아할지 모르겠다. 샌드위치 가게의 봄 늘 반듯하게 포장된 아스팔트 도로 한 켠으로, 어디에선가 날아왔을 법한, 잔 모래가 쌓이는 법이다. 그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