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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의 예술 사랑 - '현대자동차 Art & Culture Insight Tour' 후기




얼마 전 나는 무척 흥미로운 행사에 참석했다. '현대자동차 Art & Culture Insight Tour'. 지난 6월 21일 토요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이 행사에서, 나는 다시 한 번 예술(혹은 예술가)에 대한 고민, 열정, 그리고 그것들을 둘러싼 많은 활동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참석하게 된 계기는 그저 이 작은 블로그 하나를 운영한다는 이유뿐이고 여기에 덧붙이자면 네이버나 구글에서 검색이 잘 된다는 정도일 것이다. 그리고 자동차회사에서 예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고 했을 때, 내 기대는 그리 높지 않았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순수 예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지만, 거기에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을 갖는 건 당연한 일. 많은 기업들이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으며(몇몇 기업들은 탈세 용도로), 문화재단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삼성은 문화재단과 리움을 통해, 금호는 미술관, 아트홀과 함께 클래식음악에 대한 지원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내가 현대자동차의 이번 행사에 참여하면서 느낀 것은 너무 특별했다. 다른 기업들이 직접적인 투자와 지원이라면, 현대자동차는 (어쩌면 기업 입장에서는 다소 위험도가 높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순수 예술 전반의 생태계와 순수 예술에 대한 저변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여기에 대한 솔직한 내 반응은 '와우'였다.



(이대형 큐레이터의 강연 장면)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시작되어 오후까지 이어졌다. 나는 여기에서 이대형 큐레이터를 만날 수 있었다. 나도 많은 큐레이터를 만났고 그 비슷한 일을 했으며 예술에 대한 사랑은 누구 못지 않다고 자부하는 터였지만, 그 앞에서는 솔직히 주눅들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행복했다. 한국 미술은 이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성장하고 있고 앞으로도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 기업에서 이런 유형의 행사를 기획하고 운영한 것은 현대자동차가 처음이 아닐까 싶다. 나는, 우리들은 기업의 브랜드와 순수 예술과 결부시키는 방법을 일차원적으로(혹은 피상적으로) 접근한다. 그래서 아트콜라보레이션(art collaboration)을 하더라도 해당 기업의 상품이나 브랜드 이미지와 직접적인 연상이 일어나야 된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내 마음 한 곳에선 이건 산업디자인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차라리 디자이너와의 협업이라는 이해가 되지만, 순수 예술가와의 협업이 제품으로 나온다는 건 ... 하긴 디자인과 순수 미술의 경계는 이미 무너졌고, 이 정도라도 해주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대부분의 작가들은 스스로를 알리는 방법에 대해 잘 모르고 나서서 하는 것도 주저하는 마당에. 


그런데 현대자동차는 전혀 방식으로 아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것도 무모할 정도로. 이미 현대자동차는 영국 테이트모던과 11년 장기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세상에 한국 기업이 영국 최고의 미술관에다 이런 짓을!!). 테이트모던 역사상 최장의 파트너십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한국에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같다. 테이트 모던보다 더 지원했으면 했지, 덜 지원하진 않은 모양이니. 이미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관의 갤러리 아트존은 현대자동차가 지원하고 있었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를 통해 국내 중견 작가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의 첫 번째 작가로 이불(Lee Bul, 1964년) 작가가 선정되었습니다. ‘여전사’라는 수식어를 가진 이불은 작품 활동 초기부터 퍼포먼스, 설치, 조각 작업 등 행위예술과 설치 예술을 통해 아름다움, 파괴 등을 주제로 인습을 타파하는 작업을 펼쳐왔습니다. 1990년대 후반 사이보그 시리즈 작업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2000년대 이후 개인의 기억, 경험을 반영한 작품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출처: http://brand.hyundai.com/ko/art/with-mmca/mmca-hyunda-series.do 





그렇다면 현대자동차의 아트 마케팅은 어떻게 다르길래, 내가 '와우'라는 반응을 보였던 걸까. 이대형 큐레이터의 설명과 관련 안내 자료들을 바탕으로 정리해보면 크게 3가지로 말할 수 있다. 



1. 우리들의 마음과 행동을 바꾸는 내재화. 


한때 서양미술사를 공부했고 미술계에 들어가 뭔가 해보려고 했던 내가 늘 고민하고 부딪혔던 문제는 전시를 한 두 번 본다고 해서 그 사람이 그 전까지 없었던 예술에 대한 사랑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내 꿈은 많은 사람들이 예술을 즐기고 사랑하게 만드는 것인데). 도리어 이 작품 돈 될꺼야 라고 말하는 편이 더 나았다. 적어도 그러면 이 작품은 왜 돈이 될까 하는 고민이라도 하니 말이다.


계량적 가치는 평가하긴 어려워도 설명하기 쉽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 가령 작품성이나 감동, 왜 이 작품은 위대한지 따위를 설명하자면 난감하기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대형 큐레이터는 자신이 외국의 명품 회사와 일을 할 때, 그 회사의 담당자들이 가진 미술사적 이해와 폭넓은 지식으로 참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고 보다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 전시 한 두 번 본다고 해서, 미술 서적 한 두 권 본다고 해서 어제까지 예술에 관심 없던 사람이 오늘 갑자기 예술에 관심을 가지는 건 아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현대자동차가 예술 마케팅을 한다고 해서 갑자기 예술 마케팅 회사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이대형 큐레이터는 직접 자료를 만들어서 현대자동차 딜러들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강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현대자동차가 예술 마케팅 회사가 되지 않겠지만, 적어도 현대자동차 직원들은 예술을 사랑하진 못하더라도 최소한의 이해를 가진 사람들이 변할 테니 말이다. 이렇게 현대자동차는 변하고 있었다. 


그는 이와 비슷한 변화를  '내재화'라는 단어로 설명했다. 이것이 진짜 변화라고. 그런데 누가 이런 변화를 지원할 것인가. 많은 갈등과 고민, 오랜 기간 동안 투자하고 지원해야 하는 일인데. 현대자동차의 예술 마케팅이 기대되는 것은 이 지점에서부터 시작된다. 



2. 콘텍스트를 움직이는 관계 미디어 


어쩌면 자동차도 미디어? 그럴 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행동경제학에선 자동차는 강력한 효과를 지닌 메시지를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이 자동차에 문화 예술을 씌운다면? 


문화는 마케터들의 판단과 방향성을 지배하는 힘을 갖고 있다. 그리하여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간파하고 있는 기업이 만든 청사진을 따라 나머지 기업들은 상품을 만들거나 마케팅 활동 등을 진행한다. 현대자가 문화예술 마케팅을 통해 문화 자산을 쌓는다면 주도적으로 청사진을 그려 타깃 시장을 지배하고 이끌어날 수 있게 된다. 

또한 고객은 문화라는 렌즈를 통해서 기업을 바라본다. 문화가 고객의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의미다. 고객은 자동차의 기본적인 가치를 넘어서 인간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는 문화예술에 대한 소양이 있고 이에 집중하는 현대차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되고 브랜드 가치를 높게 평가하게 된다. 

- '현대자동차 문화지원 사업 소개' 중에서 


이렇게 생각해보자. 현대자동차의 문화지원 사업, 즉 현대차의 아트 마케팅을 통해 우리는 순수 예술을 보다 쉽게, 바도 자연스럽게 접근할 순 있지 않을까? 현대자동차라는 브랜드가 일종의 관계 미디어가 되는 셈이다. 


아마 순수 예술의 입장에서는 다소 어색하고 부정적인 면이 없지 않아 보이지만,  현대자동차의 이 도전적인 문화 예술 마케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국내 기업들 뿐만 아니라 다른 글로벌 기업들까지 따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적어도 부정적인 면보다 긍정적인 면이 더 많지 않을까. 나는 희망적으로 이걸 기대해본다. 



3. 미술생태계 중심, 그리고 사람 


마지막으로 현대자동차의 문화 예술 마케팅은 한국의 미술 생태계의 경쟁력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많은 기업에서 일반적으로 하는 순수 예술 지원 할동은 갤러리 운영이나 작품 구입 정도다. 실은 이 정도 하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은 여기에 집중하지 않는다. 


도리어 국립현대미술관을 지원하고(미술인프라 지원), 국립현대미술관과 함께 작가 전시 프로그램(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을 운영한다. 그리고 다양한 아트콜레보레이션과 이를 판매할 갤러리 아트샵을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그 외 다양한 활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는 경쟁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신진작가 지원 프로그램들 속에서 원숙한 예술미와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할 한국의 중진 작가들을 겨냥한 지원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리고 여기에 전 세계에 한국 미술을 알려온 이대형 큐레이터가 함께 한다는 점에서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가 더 주목할 만하지 않을까. 


(갤러리 아트샵에 판매되고 있는 초콜릿 고려청자) 



현대자동차의 아트 마케팅은 환경, 즉 콘텍스트(기업과 미술 생태계) 속에서 스토리를 만들고 그 스토리의 중심에 작가과 관객을 위치시킨다. 그리고 기업, 자동차, 미술, 사람이 하나가 된다. 실은 이런 시도를 꿈꿀 수는 있을 지 모르겠지만, 이를 실제로 행하는 전혀 다른 문제다. 더구나 수익 창출이 목표인 기업이 매우 무모해보이는 아트 마케팅을. 

 

어쩌면 이 표현이 현대자동차의 아트마케팅을  제대로 표현하는 문장일 듯 싶다. 


"최고의, 중장기에 의한, 진정성을 위한 현대자동차의 문화예술 마케팅" 



미술계를 떠나 시간 날 때 전시 보고 관련 잡지나 책을 보는, 이젠 미술 애호가일 뿐일 나에게 '현대자동차 Art & Culture Insight Tour' 기회를 준 많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특히 현대자동차에서 아트마케팅의 새로운 장을 펼쳐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이대형 큐레이터와 그 외 현대차 브랜드 마케팅 담당자들에게도 아낌없는 성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 현대자동차의 다양한 문화 예술 마케팅 및 지원활동에 대해서는 현대자동차 브랜드 웹사이트(http://brand.hyundai.com/ko/main.do)를 살펴보면 될 것이다. 


ACCESS - an interactive art installation by Marie Sester 

(이대형 큐레이터가 강연을 하는 동안 알게 된 작품이다. 우리가 무심코 보고도 지나치는 골목, 거리 위의 카메라들. 그것이 지닌 폭력성을 드러낸 예술 작품이라고 할까)



토요일 오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내부 전경. 역시 전시 관람의 최고 시간은 토요일 오전이다. 한창 미술 관련 공부를 할 때, 토요일 아침 일찍 나와 몇 시간 동안 인사동과 사간동 일대를 헤매던 기억이 난다. 그 땐 무슨 열정으로 그렇게 돌아다녔을까, 궁금하다. 누군가가 그렇게 하라고 시킨 적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문학 전공자였던 내가 그렇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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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예술, 혹은 예술가를 원하고 예술은 기업을 찾는다. 하지만 쉽지 않다. 그리고 의외로 성공 사례도 많지 않다.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연례 행사처럼 'Art Calendar'를 만들기도 하지만, 직접 제작 경험을 가진 나로선, 그것이 얼마나 요식 행위인지 잘 알고 있다. 이런 식의 일회성 진행보다 체계화된 '아트 콜라보레이션 Art Collaboration' 프로젝트는 여러 모로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쌤소나이트의 '아트 콜라보레이션'은 이미 2011년부터 진행하여 이번이 네 번째라는 점에서 놀라웠다. 2011년 배병우, 2012년 이용백, 2013년 황주리. 국내 최고의 작가들과의 예술 협업, 즉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였고 2014년은 네 번째 아트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다. 




쌤소나이트의 이번 아트 콜라보레이션은 'Design Innovation'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가지고 젊은 신진 작가들과의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준비하였다. 


기존에 진행하였듯이 1명의 작가를 선정하는 방식을 벗어나 공모전 형태로 진행하는 것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접근이다. 이러한 협업은 국내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한다는 공익적 가치를 가지면서, 동시에 젊은 예술가들 뿐만 아니라 예술에 관심 있는 많은 소비자들과의 적극적인 소통과 참여를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깊다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공모전 주제도 '조화 Harmony'로 쌤소나이트가 지향하는 가치와 연결하여, '여행과 삶, 그 속에서의 조화로움을 꿈꾸고 지향'함을 드러낸다. 실은 이러한 공모전 방식의 아트 콜라보레이션이 가능한 것도 쌤소나이트의 브랜드의 가치가 명확하기 때문일 것이다(기업의 브랜드 가치나 스토리텔링이 단단하다는 점은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번 쌤소나이트의 아트 콜라보레이션은 1월 24일부터 2월 23일까지 접수가 가능하다. 홈페이지(http://www.samsonite.co.kr/2014art/)를 통해 참가신청서를  다운로드 받은 후 이메일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대상 1명, 우수상 2명에게는 한국국제아트페어(키아프, KIAF) 2014 에 작품을 전시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대상 1명에게는 1,000만원 상금까지 지원한다. 


공모전 지원 자격은 개인전, 단체전 참여 1회 이상 5회 이하의 젊은 작가로 제한하며 장르의 구분은 없으나, 쌤소나이트 여행 가방와의 콜라보레이션이 가능한 평면 작업이어야 한다.


젊은 작가들에게 무척 의미있는 기회가 될 것이고 예술 마케팅에 관심 있는 기업에게는 참고할 많은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아래는 쌤소나이트 아트 콜라보레이션 마이크로 사이트 내용이다.  











관련 웹사이트 정보 

쌤소나이트 아트 콜라보레이션 마이크로 사이트 : http://www.samsonite.co.kr/2014art/

쌤소나이트 공식 홈페이지 : http://www.samsonite.co.kr/SA/

쌤소나이트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KoreaSamSonite 

쌤소나이트 블로그 : http://blog.naver.com/samson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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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현대 미술'이라는 것 자체가 미술사적으로 완벽하게 검증되거나 미술시장에서 객관적으로 정해진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 때문에 좋은 작품을 고르기 위해서는 뚜렷한 작품관과 작품이 지닌 가치를 읽고 또 만들어 갈 수 있는 안목이 중요하다. 눈 밝은 큐레이터나 컬렉션 어드바이저, 시장분석가의 역할이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이지윤, 중앙선데이, 2011.5. 15 




조만간 KIAF가 시작된다. 미술 시장의 활기가 예전같지 않지만, 그래도 미술 작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은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으며, 한 두 점씩 꾸준히 사서 보관할 것이다. 


미술 투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결국에는 '작품을 보는 안목'에 대한 이야기로 끝이 나고, 안목을 키우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대화를 하게 된다. 


이지윤씨는 전문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정직하고 신뢰을 쌓을 수 있는 전문가 만나긴 한국 미술 시장에선 참으로 어려운 것을 아는 까닭에, 결국 컬렉터의 몫으로 남게 된다. 


내가 곧잘 하는 말은 미술 투자의 관점에서 접근하기 시작하면, 미술 작품이 가지는 흥미로움, 순수함, 즐거움, 아름다움이 사라질 수 있으니, '먼저 좋아하고 사랑하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자신의 보는 눈(안목)도 자연스레 올라갈 테니. 




* '미술 작품 구매'라는 키워드로 이 포스팅이 노출되고 있었다. 이에 미술 작품, 미술 투자와 관련하여 포스팅한 것들을 모아 보았다. 



2011/08/13 - [예술의 우주/예술마케팅] - 미술 투자보다 먼저 미술 감상의 태도부터

2009/01/07 - [예술의 우주/예술마케팅] - 미술을 위한 Online Market?


2008/12/09 - [예술의 우주/예술마케팅] - 미술 작품의 가격


2008/11/03 - [책들의 우주/예술] - 론 데이비스의 미술투자 노하우, 론 데이비스


2008/09/16 - [예술의 우주/예술마케팅] - 미술 시장과 데미안 허스트


2008/09/26 - [예술의 우주/예술마케팅] - 세계 미술 시장(Global Art Market)


2007/11/19 - [예술의 우주/예술마케팅] - 미술 시장에 대한 메모 1


2007/10/28 - [책들의 우주/예술] - 미술시장의 유혹, 정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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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appusake 2013.06.04 13:44 신고

    "먼저 좋아하고 사랑하라" 라는 문장에 공감합니다-

    • 지하련 2013.06.05 18:06 신고

      그러게 말입니다. 미술 작품을 좋아하지 않은 사람들이 '투자 목적'으로만 접근하다 보니, 미술 시장이 왜곡되는 것같아요. ~ 크지도 않은 시장인데... 도리어 미술 애호가들은 위축되고 사고 싶은 작품을 사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는 것같아요.



곰곰이 따져볼 일이다. 과연 한국에서 순수 미술 작품 투자로 돈을 버는 사람은 몇 명쯤 될까? 또는 반대로 돈을 잃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많은 돈을 벌고, 얼마나 많은 돈을 잃을까?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 누구도 속 시원히 말해주지 않는다. 내가 아는 한 떼돈을 번 사람은 없다. 아주 오래 동안 미술 작품 수집을 해 온 이라면 소장한 작품들 중 일부를 팔아 수익을 가져갔을 지 모르지만, 아마 그가 챙긴 수익은 그 동안 그가 투자한 금액에 비한다면 초라할 것임에 분명하다. ‘미술 투자’라는 단어가 국내에 유행한 것이 불과 몇 년 되지 않았고, 장기 투자의 대표적인 방식으로 통하는 ‘미술 투자’에 대한 수익을 논하기에는 아직 한국 미술 시장은 그 역사가 너무 짧고 너무 불투명하다.

반대로 이런 질문을 해보자. 과연 미술 작품은 투자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언제부터 투자의 대상이 된 것일까? 엄밀하게 말해 미술 작품은 투자의 대상이 아니다. 미술 작품은 감상의 대상이지, 투자의 대상이 아니다. 대신 진귀하다는 측면에서 수집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수집가들 사이에서 거래될 순 있지만, 그들에게서 조차도 미술작품은 투자 이전에 감상과 향유의 대상일 것이다.

이렇게 미술 작품을 바라볼 때,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의 순수 미술에 대한 시각이 보다 명료해지고 뚜렷해진다. 투자의 대상으로 바라볼 때, 미술 작품은 어렵고 불투명하고 마치 속는 기분이 들겠지만, 감상과 향유의 대상으로서의 미술 작품을 볼 때면, 작품은 보는 이들마다 말을 건네고 손을 내밀 것이다.

현대 미술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한 것은 프랑스 인상주의 작품들이 신대륙(미국) 전시가 시작되었던 때쯤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 충분한 경제력을 가졌지만, 인상주의 작품을 갖고 싶었던 미국인들의 수집 열풍이 인상주의 작품들의 가격을 급등하게 만들었다. 감동적이고 진귀한 예술 작품 하나 집에 걸고 싶어한 그들의 욕구가 현대 미술 시장의 크기를 키운 것이지, 돈을 벌려는 탐욕적인 목적으로 미술 시장이 탄생하고 급성장한 것은 아니다. 수량은 한정되어 있고 사려는 사람이 많을 때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상황이 이렇게 되면, 당연히 위작이 나오게 되고 누군가는 대량으로 구입해 다시 재판매를 하려고 할 것이다. 이렇게 현대 미술 시장은 성장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솔직히 무턱대고 이제 미술 투자가 트렌드니, 대세니 하는 말을 하면서 잔뜩 어깨에 힘을 주고 작품을 보는 이들을 보면, 한숨부터 나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미술 투자에 대한 투자 방법이나 노하우, 또는 금융 지식이 아니라 열린 마음으로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태도다.

르네상스 시대의 수집가들에게 예술 작품은 감상의 대상이자, 희소성의 가치를 지닌 것이었으며, 그 이전 시대라면 인간의 손으로 만들기 어려웠던 첨단 기술의 산물이었다. 그리고 그 수집가들 중의 일부는 탁월한 안목과 혜안으로 천재적인 예술가들의 삶을 지원하며 작품을 구입해 갔다. 그리고 그들은 그 작품을 재판매하여 수익을 얻지 않았다. 도리어 저택의 회랑에 작품을 걸어두고 오는 손님들에게 그 작품들을 보여주었다. 거기에서 ‘갤러리’라는 단어가 나온 것이다.

그들이 수집했던 작품들 중의 대부분은 지금의 눈으로 보자면, 이름없는 화가들의 작품들이 되었고, 심지어는 그림보다 액자가 더 높은 가격이 매겨지기도 한다. 가끔 변하지 않는 명성과 예술성으로 후대에까지 인정받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그건 매우 드문 예라고 할까. 아마 모네, 피사로, 카유보트, 르느와르와 같은 인상주의 화가들의 젊은 시절, 혹은 무명 시절을 떠올린다면, 그들이 계속 작품 활동을 했고 살아남아 평단과 대중의 인정을 받은 것이 참으로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현대 한국 미술에서는 이우환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지만, 이런 경우는 거의 없다. 도리어 그 당대는 무시당하고 무명에 가까웠던 예술가가 후대에 명성을 얻고 그 진귀함으로 인정받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할까. 카라바지오가 그랬고 얀 베르미르가 그랬으며, 반 고흐도 또한 여기에 속한다. (그리고 이런 예는 무수히 들 수 있다)

미술 작품 투자만큼 철저하게 시대를 앞서가는 안목과 감식안, 또는 통찰과 혜안이 필요한 것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미술 작품 투자라는 생각을 잊어버리자. 그리고 그건 너무 먼 이야기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이 중에 천 억 원 정도 있다면 한 번 해보라고 하고 싶지만, 그렇지 않다면 미술 작품 감상부터 할 줄 아는 제대로 된 수집가부터 되는 것이 빠른 길이다.

그렇다면 미술 감상의 태도는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기 전에 먼저 나는 이 글을 읽는 이에게 시집을 이 때까지 몇 권을 읽었는지 묻고 싶다. 한 권? 두 권? 초등학교 시절부터 우리는 시 쓰기, 시 읽기를 배우지만, 정작 시집을 돈 주고 사서 읽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뭐랄까, 나이가 들어갈수록 시는 우리가 사는 은하계 너머의, 아주 이질적인 어떤 존재가 되어가는 느낌이랄까. 그림도 마찬가지다. 초등학교부터 그림 보기, 그림 그리기를 배우지만, 정작 나이가 들어 1년에 미술관에 몇 번이나 갈까?

정직하게 고백하자. 그만큼 시 읽기나 미술 작품 보기는 너무 어려운 일들 중의 하나다. 미술 작품 감상이란 어려운 일이다. 맨 처음엔 미술 작품을 보기는 하지만, 그냥 보는 것일 뿐, 아무 것도 모른다. 시 읽기도 마찬가지다. 그건 어려운 일이다. 한 곡의 음악에 익숙해지기 위해 우리 귀는 무수하게 반복 청취를 한다. 그런데 미술도 마찬가지다. 미술 감상의 태도는 먼저 많이 보는 것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보고 뭔지 몰라도 상관없다. 어차피 그건 어려운 종류의 일이고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예로부터 제대로 된 감상을 즐길 수 있는 이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 *
위 글 중간에 작품을 넣으려고 하였으나 ,문맥이 끊어지는 듯해 아래에 도판 몇 개를 옮기고 설명을 간단하게 달았다. 작품이미지는 모두 위키피디아(wikipedia.org)에서 가지고 온 것이다.


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
Judith Beheading Holofernes(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치는 유디트)
Oil on canvas 
145 x 195 cm, 1598~1599 (로마 국립 고전회화관 소장)

16세기 말 17세기 초에 이런 작품을 좋아했던 이가 몇 명쯤 될까? 그렇다면 현대에는? 솔직히 요즘 시대에도 이 작품을 집 거실에 걸어둘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제대로 된 감상 태도를 가지란 어려운 일이다. 카라바지오는 잘 알려져 있듯이 난봉꾼에 살인자였으며, 도피자였다. 그리고 그의 과격한, 시각적 진실에 무게를 두었던 바로크적 태도로 인해 그는 몇 세기 후에야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Johannes Jan Vermeer
The Girl with a Pearl Earring(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Oil on canvas,
44.5x39cm, 1666 (마우리츠하이스 왕립미술관 소장)

얀 베르메르는 19세기 후반에서야 비로소 유럽 전역에 알려지기 시작한 예술가이다. 현대에는 네덜란드 바로크 양식의 대표적인 예술가로 알려져 있지만, 그가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불과 100년 남짓이다. 이것도 너무 신기해서 베르메르의 작품이라고 알려진 작품들 중 일부는 위작으로 이미 판명되기도 했다. 19세기 후반 뵐플린을 위시한 걸출한 미술사가들로 인해 바로크 미술이 제대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으며, 이 때 베르메르도 새롭게 부각되었으리라 추측해본다.



Vincent Van Gogh
Prisoners Exercising
Oil on canvas
80×64cm, 1890 (The Pushkin Museum of Fine Art)

반 고흐의 작품은 여러 번 보았다. 전 세계 여러 도시에서 만난 반 고흐의 작품들은 한결같이 거친 붓 터치로 내 마음을 후벼파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뭐랄까. 뾰족한 호미 끝으로 내 가슴을 긁는 듯한... 종종 나는 반 고흐를 좋아한다는 이를 만나면, 아주 노골적으로 이렇게 말하곤 한다. '반 고흐가 정신병자라는 건 알고 계시죠? 우리는 정신 병자가 그린 작품을 좋아하고 있으니, 우리에게도 정신병적인 기질이 다분한 거랍니다." 미술 작품 감상이란 종종 자기 영혼(정신)의 내밀한 영역까지도 작가나 작품에게 기대는 것을 의미한다. 감상이란 작품을 받아들이고 감동받는 과정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좋은 예술 작품들은 예술가들의 마음이 담겨져 있고 좋은 감상이란 그 마음을 받아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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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eelosophy 2011.08.17 15:06 신고

    향유할 수 있는 것이 예술! 좋은 글 읽고 갑니다. ^^

    • 지하련 2011.08.17 18:41 신고

      종종 트렌디한 현상이 본질을 호도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트렌드에 매우 민감한 것도 좋지 않은 듯 해요. 예술은 즐겨야 하는 거죠. 감동받지 못하면, 쓸모없는 거예요. 순수 예술이 어려운 이유는 감동받기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시간이 투여된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만, 나중에는 가치 있는 취미활동이 될 수 있죠. ^^

  2. 김서윤 2012.03.27 02:05 신고

    쇼팽 검색을 하다 들어오게 되었는데 여러 글 읽고 갑니다.



홍대서 '하나 둘' 짐싸는 예술가들…'예술의 거리'에 무슨일이? 이라는 SBS의 뉴스는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진실 한 가지를 보여준다.  대학로를 만든 것은 지금은 이전한 서울대학교와 무수하게 많았지만, 지금은 얼마 남지 소극장들이었다. 인사동을 만든 것은 지금은 얼마 남지 않은 화랑들과 갤러리들이었다. ... 높은 임대료와 문화예술에는 별 관심없지만, 유흥에는 관심 많은 대중들로 인해 사라져갔다. 그리고 이제 홍대로 넘어가나. 

그다지 내세울 것 없는 곳을 특색있는 곳으로 만드는 것은 정부도, 돈도, 기업도 아니다. 가난한 예술가들과 문화를 사랑하고 예술을 흠모하는 이들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머무르는 곳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고 자신들의 화법과 표현 방식으로 그 곳을 채색해 나간다. 아마 십 년, 이십 년이 걸리는 일이겠지. 

그리고 쫓겨난다. 그 사이 예술가들은 계속 가난하고, 애호가들은 그들을 도와줄 만큼 넉넉하게 변한 것도, 엄청난 규모로 늘어난 것도 아니다. 대신 뭔가 보기 좋은 것들이 있는 것같이 보여서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모여든 사람들 앞에 가게가 하나 둘 늘어났을 뿐이다.

쫓겨나는 풍경 속에서 부동산 소유주는 돈을 벌고 그 안으로 소비와 유흥만 꿈을 꾼다. 아마 문래동도 그렇게 되겠지. 지금이야 나름 자리를 잡아가는 듯 했지만, 그 곳을 아지트로 삼았을 때 얼마나 많은 공격들이 있었는지 아는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런데 이건 장소를 옮겨가며 반복되는 종류의 일이 아닐까. ... 하지만 뭔가 잘못된 것같지 않나. 어딘가 잘못된 듯한 느낌이 들지는 않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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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디 저작권법은 구체적인 표현을 보호하는 것이지 아이디어나 개념을 보호하지 않는다. 따라서 누군가가 작가의 그림을 그대로 베끼지 않는 이상 저작권법으로 문제를 삼을 수 없다.

이렇게 저작권법이 통하지 않을 때는 상표법을 적용할 수도 있다. 만약 작가의 화풍을 상표법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다면 작가에게는 더욱 유리할 수도 있다. 저작권법은 보통 작가가 생존해 있는 동안 사망 이후 50년 동안까지 그 권리를 보호해 주지만, 상표법은 계속 갱신을 허용해 권리를 가진 자가 영원히 그 권리를 가진 자가 영원히 그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작가의 화풍은 작품의 제목이 아니지만 상표법상 상장(trade dress)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상장이란 개념은 아직 우리 나라에는 생소하다. 어떤 물건의 포장, 색채, 소리, 향기 등의 독특한 특징으로 그 물건을 다른 물건과 구별하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더욱이 미국에서는 상장을 등록하지 않아도 먼저 사용하는 사람이 권리를 가진다. 그러므로 어떤 작가의 독특한 화풍이 오랫동안 계속돼 일반 애호가들이 그 화풍을 작가의 특징으로 인식하게 된다면 그 화풍은 상장이 될 수 있다."

- 김형진, '그림 스타일에 상표권을 주면?', 중앙선데이, 2011년 6월 5일자.
http://sunday.joins.com/article/view.asp?aid=21928 


밀린 신문을 읽다가 기억해둘만한 내용이 있어 이렇게 옮긴다. 김형진 변호사의 요지는 '패러디 정도는 보호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스타일의 패스티쉬도 보호받을 수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판결을 보면 고인의 유가족들에게는 안된 일이었지만 위대한 워홀조차도 자기의 화풍을 법적으로 보호받지는 못했다."


결국엔 작품을 그대로 옮기거나 베끼지 않는 이상, 저작권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법적인 부분이고, 실제 전시장을 돌아 다니다 보면, 형편없는 작가들을 가끔 만나기도 한다. 이들은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외국 작가의 화풍을 그대로 옮겨 자신의 화풍인 양 작품 활동을 한다. 그런데 이를 잘 알지 못하는 국내 평단이나 시장의 높은 평가와 반응을 보고 있노라면 기분이 상하기 일쑤다. 법적인 문제는 없으나, 자신의 독특한 시각이나 비판적 의식 없이 그대로 옮기는 작가의 태도가 나는 영 미덥지 못하다.

하긴 반대의 경우도 있다. 해외를 거의 나가지 않는 국내 작가이지만, 그의 스타일은 독창적이고 적극적인 지원만 있다면 충분히 국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 텐데...하는 생각을 가질 쯤, 비슷한 스타일의 국제적인 예술가가 나타나 먼저 비평계와 시장을 선점하는 경우도 있다. 안목있는 비평가와 갤러리스트, 그리고 아직 이름은 없지만, 재능 있는 예술가들을 발굴, 지원하는 국내 미술 시스템이 아쉽다. 

김형진 변호사의 칼럼에서 언급하듯이 예술 창작에서 저작권법이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 저작권법이 미치는 부분은 예술 창작 이후의 과정이며, 작품 유통과 배포에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먼저 예술 창작이 선행되어야 하고 뛰어난 예술가들이 더욱 많이 나와 국내외 예술계를 풍성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다.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될 일이다.






* 패러디(Parody)는 앞서 존재하는 작품에 기초하여 모방자의 시각에 의해 재해석하고 재창조된 또다른 작품, 또는 그 작품의 형태나 표현을 일컫는 창작 기법을 뜻한다. 패스티쉬(Pastiche)는 앞서 존재하는 작품들에 기초하여 모방자의 시각에 의해 새롭게 편집하는 방식을 일컫는 창작 기법인데, 일종의 꼴라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패스티쉬가 서사 장르로 올 경우에는 기존에 존재하는 문장이나 표현을 그대로 옮겨 편집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창작 방식에 대한 도덕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특히 '표현을 그대로 옮긴다'는 점에서 저작권 문제를 벗어나기도 어렵다.
 패스티쉬 기법은 '내러티브의 부재', '작가의 죽음'같은 현대 문예이론에 기대어 만들어진 이론적 창작 기법으로 해석해야 한다. 이를 그대로 작품 창작에 이용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극히 드문 예이기도 하고 예술성의 측면에서 성공한 작품을 보기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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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중반 전 세계 미술 시장은 그야말로 대단한 호황이었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여서 서울옥션, K옥션을 비롯하여 수십개의 아트 옥션 회사가 생기고 새로운 갤러리들이 생겨났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어떤가. 소리소문없이 아트 옥션 회사가 문을 닫고 갤러리들이 사라지고 있다.

아직 사람들은 그러한 호황이 다시 올 것이라고 믿는 듯하다. 그리고 고객들에게 그렇게 이야기하며, 미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라고 한다. 그런데 과연 올까? 2006, 2007년과 같은 시기가.

나는 단호하게 그런 시절은 오지 않고, 와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미술 작품을 오직 투자 목적으로 접근했을 때, 실패하기 가장 좋은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어찌 어느 순수한 영혼의 치열한 결과물을 돈으로만 환산하고 접근하려고만 드는 태도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미술 작품을 돈으로 환산하기 위한 절대적인 기준이나 계량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도리어 나는 현재의 한국 미술 시장의 수준이 정상에 가까운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시장 크기를 키우기 위해서는 전혀 다른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IMF이후 한국 기업의 체질 강화가 이루어졌듯이 한국 미술 시장을 구성하고 있는 세 주체 작가, 갤러리, 컬렉터 의 변화가 필요하다.

변화해야 한다는 건 알지만, 주제 넘게 아직 경험이 일천한 내가 나설 문제는 아닌 듯하다. 실은 며칠 전 서울오픈아트페어에 갔다 왔다. 눈에 작품들이 들어오지 않았다. 어수선한 요즘 기분 탓일 수도 있지만, 실은 세계 미술 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없을 정도의 수준 높은 작가와 작품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한국에서 그런 작가를 만나기도 어렵고 그런 작가를 만난다고 하더라도 대형 갤러리 전속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중소형 갤러리는 경쟁력 있는 작가를 만나기 어렵고, 그런 작가를 찾아 다니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미술 시장 바닥을 나와 회사를 다니는 것이 홀가분하기는 하지만, 내 생각대로 한 번 해보지 못한 게 미련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보다. 그러다 보니, 조만간 새로운 미술쪽 일을 하나 해볼 생각이다. 잘 될 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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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적 한계가 없는 인터넷과 달리 공동체 라디오는 지역적 한계 내에서 소통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매체에요. 그래서 공동체 라디오는 일반라디오와 다릅니다. 일반라디오는 방송을 하고 나면 모든 관계가 단절되어 버리는데 반해 공동체라디오는 계속해서 관계를 이어나갑니다. 지역의 문제를 방송을 통해 해결해 나가고 지역과 순환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 바로 공동체라디오입니다.
- 송덕호(마포FM 이사), (볼 6호, 166쪽, 2007년 가을)



볼 BOL 006 2007.가을 - 8점
볼 편집부 엮음/한국문화예술위원회

1.
오래된 잡지를 읽다가, 공동체 라디오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미국의 NPR을 떠올렸다. 자연스럽게 내 관심사인 공동체 예술(Community Art)로 옮겨갔다.

2.
Community Art는 공공 미술(Public Art)에서 좀 더 진화된 개념이다. 공공미술마저도 아직 한국에서는 그 개념이 미미하고 '환경조형물'이라는 희안한 이름으로 통용되고 있지만, 이미 미국의 몇몇 도시에서는 매년 '공공 미술 마스트 플랜'을 발표해, 도시 전체를 조형적인 관점에서 연구하고 이를 다수의 예술가들과 함께 정리해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몇몇 단체들과 예술가들은 지역 사회 깊숙이 들어가 공동체 예술 활동을 하고 있다.

공동체 예술이란, 지역 공동체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공동 예술 작업(창작)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공동체 예술 활동에 필요한 여러 재원이나 정부, 기업들의 협조를 받아내는 사람들을 아트 코디네이터(Art Coordinator)라고 한다.

공동체 예술이 중요해지는 이유는, 서울의 강남/강북의 구획처럼, 전 세계적으로 지역적 구분이 계급적, 문화적 차별을 뜻하는 것으로 굳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문화적인 측면에서 지역적 구분이 가지는 폭력성을 공동체 내부에서부터 개선하고 해결해나가고자 기획된 것이 공동체 예술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공공 미술 조차 정부나 관련 기관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지금, 공동체 예술은 소수의 시민단체나 뜻있는 사람들의 관심사에 머물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이것도 많이 나아진 상황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공동체 예술(Community Art)로 검색하였을 때, 그 어떤 검색 결과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3.
지역 사회에만 방송이 되는 소출력 라디오인 '공동체 라디오'에 대해선 이번에 '볼'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마포 FM'은 공동체 라디오의 성공 사례로 알려져 있다.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문화 예술 활동이 기획되고 실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4.
자료를 좀 더 찾아서 도움이 될 만한 포스팅을 할 계획이었으나, 요즘은 도통 시간이 나질 않는다. 약속한 글들도 못 쓰고 있는 상황이다. 아래 커뮤니티 아트 기획에 도움이 될 만한 링크를 걸어둔다. 인터넷 강국이라고 알려진 한국이지만, 속빈강정이다. 한글로 된 좋은 콘텐츠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좋은 자료들은 번역해서 올려놓아야 겠다. 엉성한 번역이겠지만.


* Community Arts : Developing a Project Tools
http://www.artsresourcenetwork.net/community_arts/developing_a_project/tools.asp 

* '볼'이라는 잡지는 현재 나오지 않는다. 꽤 좋은 기획들로 이루어진 잡지, 더구나 정부 산하 단체에서 만든(그래서 재정적인 부담을 다소 덜한) 문화예술전문지였으나, 현재는 발간이 중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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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ful Manager 블로그에 갔다가 흥미로운, 그러나 너무 당연한 포스트 하나를 발견하고 이렇게 옮긴다. 제목은 "A portrait of the artist on-line". Imogen Heap라는 가수의 사례를 이야기하며, 아티스트가 온라인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가, 그리고 그것의 의미에 대해서 간단하게 언급하는 글이었다. 읽으면서, '당연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Imogen Heap의 홈페이지를 보고는 놀라웠다.


http://www.imogenheap.com/ 


그녀는 거의 모든 사이트에 자신의 활동을 알리고 있었다. 새로운 음반을 내지 않고 잠시 방송을 쉰다고 해서 그녀는 사라진 것이 아니다. 위 홈페이지를 보라. 마이 스페이스,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

한국에서도 이런 활동이 가능할까? 가수가 아니라 순수 미술 작가라면? 아니면 소설가라면? 또한 투자 시간이나 노력과 비교해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사람들은 Web 2.0이라든가, 블로그, RSS, 최근엔 마이크로 블로그까지 언급하지만, 과연 그것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들이는 투자와 노력만큼 비즈니스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이 점에 대해서 나는 보수적이다. 비즈니스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대다수의 경우 그 투자와 노력을 회수하지 못할 것이고 몇몇 소수만이 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즉 블로그 등을 활용한 마케팅은 그만큼 어렵다. 

하지만 마케팅이나 비즈니스 효과에 대한 기대 없이 운영하는 것에 대해선 찬성이다. 블로그는 애초에 비즈니스 툴로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Web 2.0이 마케팅 솔루션으로 창안된 단어도 아니다. 그러니 그냥 즐기는 것이 최선의 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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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사이트 메인에 걸린 신정아 관련 뉴스를 보면서, AP통신의 4월 1일자 뉴스에서 UBS AG, the Swiss bank가 부유한 고객들을 위해 서비스하던 art banking 서비스를 중단한다는 기사도 보게 되었다.

Switzerland Banks

많은 사람들이 미술이 돈이 된다고 생각을 하지만, 늘 그렇듯 성공 케이스는 널리 퍼지는 반면, 실패 케이스는 거의 알려지지 않는다. 그런데 그 성공 케이스들이 논리적인 어떤 과정, 마치 기업이 투자해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수익을 내는 방식이 아니라면? 

신정아가 단숨에 한국 미술의 중심으로 갈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정상적이고 논리적으로 이해가능한 어떤 과정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로 UBS가 아트뱅킹 서비스를 중단하게 되는 것은 논리적인 과정을 통해서 충분히 이해가능한 것이다. 

미술 시장은 종종 이런 극단적인 경우가 생긴다. 논리적으로는 성공하기 어렵지만, 비논리적으로는 성공할 수 있다는 것! 

art banking 서비스란, 미술 투자에 관심 있는 소수의 부유한 고객들을 위해 은행에서 팀을 꾸려, 미술품 구매 자문(작가와 작품, 가격 등에 대해)을 하고, 구입 대행, 배송, 보관관리까지 해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한국에서 이런 서비스를 하고 있는 은행은 없고, 단지 은행 차원에서 미술품 구매를 하는 은행은 상당수 있다. (구입하는 미술 작품들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끝도 없지만.) 

미국이나 유럽의 작은 투자 회사(펀드)나 투자 은행 등에서도 이러한 art banking 서비스를 해주는 곳이 꽤 있다. 제법 규모 있는 아트펀드(art fund)도 운영되었던 적이 있었지만, 수익을 낸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렇게 논리적인 과정을 따라 가보면, 미술 시장은 의외로 어렵고 터프하고 비정상적인 방식이 유행하는 곳이다. 그런데 나는 적어도 정상적인 과정을 통해 미술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도 하고 건전한 투자의 한 방식이 되기도 했으면 하는, 상당히 어처구니 없고 터무니 없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미술 시장의 비논리적인 상황을 너무 자주 목격한 탓에, 깊숙하게 관여하기 보다는 뭔가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찾고 있다. 이 블로그도 그런 활동의 일환으로 만들고 싶고. 

UBS의 아트 뱅킹 서비스도 꽤 터프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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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브로드밴드의 IPTV에서 TV갤러리를 한다는 기사를 오늘 아침 읽었다. '아트폴리'와 제휴해서 진행될 모양인데, 이미 '아트폴리'에서 대해선 종종 들리는 미술 투자 관련 카페에서 그 정보를 이미 접한 터였다. 그런데 이 곳을 운영하는 곳이 '이노무브그룹'?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회사였다. 이 곳은 '롱테일법칙'과 관련된 책/아티클을 생산, 보급하고 관련 강의나 컨설팅을 하는 회사였다. 좀 관련없는 회사에서 미술 관련 비즈니스를 시작한 셈이다.

한 번이라도 미술전시을 유심히 살펴본 이라면, 온라인 갤러리가 얼마나 형편없는가를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절대로 온라인(컴퓨터 모니터나 TV모니터)로는 작품이 가지는 생명력이나 디테일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 그걸 제대로 전달하려면, 작품 설명자와 여러 각도에서 찍은 작품의 디테일을 보여주어야만 할 것이다. 그래서 작가와 작품에 대해서 설명하고 작품의 디테일 - 색상, 터치, 질감 등 - 을 자세히 담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아트폴리를 한 번 들어가보았다. 컨셉은 단순하다. Web 2.0에 기반한 Market Platform을 만들고 판매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작품 가격은 몇 만원에서부터 시작된다. 나쁘지 않다. 좋은 작품은 경제적인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것만큼 좋은 일도 없다.

그런데 문제는 좋은 작품(작품의 질)이 문제다. 작품은 무조건 직접 보고 확인해야 된다. 카타로그 보고 구매하는 것도 매우 위험한 행위 중의 하나인데, 컴퓨터 모니터 보고 어떻게 작품을 확인할 수 있을까.

더 큰 문제는 좋은 작품이라는 평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미묘한 문제라는 것이다. 각자의 취향이 있고 선호가 있기 때문이다. 갤러리도 각 갤러리(주인)마다 특성과 성향이 있어, 전시하고 판매하는 예술가들의 작품 스타일로도 구분 가능할 정도다(한국은 다소 덜한 편이고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에는 두드러진다).

갤러리의 명성은 대단한 작품성을 가지고 오랜 생명력을 가진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작가를 얼마나 빨리 알아채고, 이 작가와 얼마나 오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미술 시장에서 이 작가의 상품성(작품성, 명성, 가격)을 얼마나 올릴 수 있는가에 의해 유지된다. 이는 1-2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최소 3-4년 이상은 투자해야만 얻을 수 있는 명성이다(외국에는 백 년 이상 된 갤러리도 있다). 

하지만 온라인 마켓의 경우에는 이러한 시스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구입하는 작품이 좋은 작품인지, 그렇지 않는 작품인지에 대한 자세하고 전문적인 조언을 구할 수 없다(한국의 상당수의 갤러리에서도 마찬가지일 지 모른다). 특히 이는 미술 작품 구입을 최초로 하는 이들에겐 매우 위험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미술 교양서 한 두 권 읽고 국내에서 열리는 대형 미술 전시를 일 년에 몇 번 본다고 해서 현대 미술에 대한 감식안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미술 작품의 계량적 가치에 대해서 아는 것도 아니다. 그만큼 좋은 작가와 작품을 보는 눈을 가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우습게도 이 보이지 않는 진입장벽으로 인해 많은 컬렉터들이 초반에 거액의 수업료를 치르고, 상당수의 갤러리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을 닫는다.

'아트폴리'의 실험이 성공하길 바라지만, 글쎄다. 미술 작품을 감상하고 판매하는 채널로서 온라인은 너무 위험하고 바람직해 보이는 채널이 아니다. 이는 작품을 판매하는 입장에서도 그렇지만, 자신의 작품을 올리는 작가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는 가격의 문제가 아니다. 

자신의 작품을 진정으로 아껴주는 사람에게는 그저 줘도 된다는 마음을 가져야 하지만(파울 클레의 작품을 죽을 때까지 가지고 다녔던 발터 벤야민 정도라면), 그렇지 않다면 작품 판매에 열 올리지 말고 창작에만 전념하는 편이 좋다. 

내가 한국에 있는 갤러리들이 가지는 후진성(비즈니스 관행이나 시스템, 가격 정책이나 고객 서비스)에 대해선 늘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몇몇 갤러리 주인들이 가지고 있는 감식안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도리어 그들의 감식안은 놀라운 수준이다. 그들은 작품이 가지는 공간 장악력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며, 작가나 작품의 생명이 얼마나 갈 지에 대해서도 탁월한 지식과 통찰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해야 된다. 한국의 미술 시장이 어떠니, 미술 관행이 어떠니 해도, 좋은 작가의 좋은 작품은 얼마 지나지 않다, 눈 좋은 갤러리에 의해서 선택되니까 말이다.

(대신 한국의 미술 수용의 폭과 범위가 너무 좁다는 것 뿐이다. 그래서 좋은 작가의 좋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갤러리들의 수익 모델은 작품 판매에 있으니, 시장에서 판매가능한 작가에게 우선적으로 연락하게 되고 아직 고객층이 탄탄하지 못하기 때문에, 뜨는 작가나 뜨는 트렌드가 너무 부각되어, 이것이 일종의 악의 순환고리를 만들고 있다. 올해 KIAF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니. (송구스럽게도) 내가 했던 아트페어의 수준은 뭐 말할 수준도 못 되지만)

혹시 미술 작품 구입에 관심있다면, 미술 작품 구입이나 투자는 부동산 투자하고 그 형식적인 부분에 있어서 똑같다. 즉 '발품'이다. 얼마나 자주 갤러리를 돌아다니는가, 얼마나 미술 감상에 시간 투자를 하는가의 문제이지, 책 몇 권 읽고 안 읽고의 문제는 적어도 아니라는 것이다. 책 읽은 사람은 얼마나 많은가, 하지만 이들이 미술에 대해 뛰어난 감식안을 지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작은 돈이라도 모아서, 좋고 큰 작품 사는 것이 좋다. 조언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해줄 수 있다.

적고 보니, '아트폴리'에 대해선 많이 적지 못했다. 워낙 미술을 위한 온라인 마켓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라 그런 듯 싶다. 차라리 '이베이의 온라인 마켓'이 낫지 않을까? 싸구려 그림들이지만, 거만 떠는 한국의 많은 온라인 경매 사이트들이나 거창한 캐치프레이즈같은 건 없어 내 눈에는 훨씬 나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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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아직까지도 호당 가격제가 유지되고 있다. 좀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아직도 이것이 통용되는 이유는 커뮤니케이션의 편의 때문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가격제가 매우 비상식적이라는 사실을 알만한 젊은 작가들조차도 '내 작품은 호당 10만원이니까, 100호는 천만원이야'라고 생각하고 말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말하는 이유는 미술 작품의 가격 책정에 대해 작가들은 도대체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꼭 판도라의 상자 같다고나 할까.

예술 작품의 가치는 추상적이고 비계량적 가치다. 하지만 시장 가격(market price)는 수치로 나오는 계량적 가치다. 그리고 이 둘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 관계도 없다. 예술 작품이 실용적인 가치를 가진 것도 아니고 오직 감각의 즐거움, 지적 향유의 대상일 뿐이기 때문이다. 예술 작품에 가격을 매기는 행위는 주식의 가치를 매기기 위해 재무적인 관점에서 기업 가치를 분석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어쩌면 예술 작품에 있어서 시장 가격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예술 작품의 진짜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야말로 더 중요하고 소중한 것일 게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고, 지금 몇 천만원을 호가하고 구하지 못해 안달난 작가들 작품들 중에, 10년 후, 또는 20년 후 아무런 주목도 받지 못하고 그냥 묻힐 작가들의 작품들이 너무 많아 보인다. 이것이 내 기우로만 끝났으면 좋을련만, 전혀 그렇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미 시장은 존재하고 미술 작품은 거래되고 있다. 그렇다면 미술 작품의 가격은 어떤 기준으로 매겨질까?

최선희의 '런던미술수업'(아트북스)에 간단하게 그 기준이 나열되어 있다. (175쪽에서 177쪽 사이)

주제 Subject Matter 
좋은 작품은 주제와 색깔로 그만의 존재감presence을 갖는다. 존재감은 이를 테면 그림을 벽에 걸었을 때 공간을 지배하는 일종의 힘 같은 것이다.

제작 시기 Date
작가의 작품 활동 시기 중 어느 시기에 제작되었는지가 중요한다. 전성기에 제작되었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따라 가격이 틀려진다.

희귀성 Rarity
특별한 사연이 얽혀 있다거나 몇 점 되지 않는 독특한 소재의 작품 등이 이에 속한다.

도록 Cataloging
도록에 실린 연구 자료나 전시 기록 등이 작품의 가치를 높여주기도 한다.

출처 Provenance
누가 작품을 소장했는지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

보관 상태 Condition
컬렉터들은 점점 이 요소에 매우 민감해지고 있다.

유행 Fashion 
유행 또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현재 피카소의 후기 작품이 몇 년 사이 굉장히 유행하고 있다.

- 최선희, 런던미술수업(아트북스)중에서



대부분 미술 작품의 가치를 매기는 기준은 거의 엇비슷하다. Tom McNulty의 'Art Market Research'에서 언급된 기준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Popularity of the subject work's style
주제나 스타일의 인기도. 위에서 이야기한 주제, 유행과 연결되는 기준이라 할 수 있다.

The Artist's Reputation
예술가의 명성. 이는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는 전시 경력, 비평의 반응, 작품 소장처 등이 포함된다.

Rarity
희소성. 이는 위에서 이야기한 것도 동일한 요소다.

Condition 상태

Provenance 출처

Other Factors 다른 요소들 
 
-Tom McNulty, 'Art Market Research - A guide to Methods and Sources'(MCF, 2006)중에서



이러한 기준들 앞에 있는 기준은 그 작품이 진짜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위작은 작품의 가격이 올라가고 그런 스타일이나 주제가 유행할 때 그 때 제작되는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제작된다. 똑같은 연대에 제작되는 경우도 있다. 이 점에서 한국의 상황은 너무 열악하다. 갤러리의 역사가 오래된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특정 작가의 캔버스 종류, 사용된 물감의 종류, 특성 등을 모두 자료(DB)화 시켜놓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작 논쟁이 붙는데, 전혀 그런 자료가 없는 한국 미술 시장은 그냥 믿을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위의 기준들은 각기 따로 적용되는 것이라기 보다는 서로 긴밀한 연관관계를 맺고 있으므로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현대 미술 작품의 가격은 대체로 위의 기준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따라서 작품 구매와 소장은 콜렉터의 몫임을 명심하자.

가령 아트 옥션의 가격은 권장 소비자 가격이라고 보기 어렵다. 경매라는 특수한 공간 속에서 이루어지는 특별한 가격에 불과하다. 그런데 여기에서 매겨진 가격이 갤러리 가격으로 정착해 버리는 경우를 몇 번 보곤 나는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니 미술 작품 소장에 관심있다면 먼저 똑똑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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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영국 터너상(Turner Prize) 수상자로 44세의 Mark Leckey가 선정되었다. 해마다 연말 영국 미술계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이 현대미술상은 25,000 파운드라는 놀라운 상금과 함께, 내가 알기론 공중파에 생중계되는 유일한 순수미술상이다. 그만큼 현대미술에 있어서 영국의 저력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아닐까 싶다.

Art Review에서는 올해 Art Power 100에 데미안 허스트(Demian Hirst)를 1위로 선정한 것이, 런던에서 출판되는 미술잡지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수긍할 만한 일이다. 왜냐면 그가 올해 런던 소더비에서 했던 경매는, 미술 경매에 있어서 1명의 예술가 작품들로만 이루어지는 경매에서 최고 경매 액수를 갱신했기 때문이다(이전 기록은 피카소가 가지고 있었다). 더구나 그가 경매를 했던 그 다음 날부터 뉴욕 월스트릿에서 금융 위기가 시작된 걸 보면, 확실히 운도 좋은 예술가이다.

데미안 허스트도 터너상 수상자이다. 술에 취해 TV 인터뷰를 했던 트레이시 에민도 터너상 수상자는 아니었지만, 1999년 'My Bed'라는 작품으로 유명세를 치루었다. 영국 현대 미술에 있어서 YBAs의 공로는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찰스 사치라는 막강한 콜렉터가 있었다고 하나, 데미안 허스트는 한 눈에 봐도 자신을 어떻게 팔아야 될 지 매우 잘 아는 예술가이다. 트레이시 에민은 사연 많은 스타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역대 터너 상 수상자 리스트: http://en.wikipedia.org/wiki/List_of_Turner_Prize_winners_and_nominees)


하지만 몇 명의 젊은 예술가의 공로라고 하기엔 영국 정부의 순수 미술 지원 정책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영국 국민 4명 중 1명이 순수 미술 콜렉터이거나 순수 미술 작품을 구입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국이 미술 작품 가격이 어떠니, 양도세를 부과해야 되니 마니 하는 동안 영국 정부는 체계적으로 문화 예술 지원 정책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

한국의 Cultural Contents라는 표현은 Digital Contents에서 빌려온 단어이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체계적으로 Contents 정책을 수립, 시행하는 나라가 바로 영국이다(영국은 Contents 산업을 Creative Industry라고 부른다). 그런데 한국이 단기적이고 지극히 산업적인 차원에서 Contents를 바라볼 때, 영국은 순수 예술 분야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미술 작품을 사고 싶을 때, 영국 국민은 무이자로 한 번에 300만원 정도의 돈을 바로 빌릴 수 있다. 그리고 이 돈을 약 2년에 걸쳐 갚아나갈 수 있다. 

Mark Leckey에 대한 이야기가 영국의 예술 지원 정책으로 흘러왔지만, 영국 미술 시장은 여러모로 매우 흥미롭니다. 한동안 세계 미술 (시장)은 영국을  중심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그리고 그 옆에 독일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는 현대 미술에 있어서 그 주도권을 잃어버린 지 오래되었다(저력이 없다기 보다는 별 관심이 없는 듯 보인다).

이번 수상자로 선정된 Mark Leckey는 비디오 작업을 주로 하는 작가이다. 그의 작업 세계는 한 마디로, "겉만 번지르르한, 그러나 어딘가 낭만적이고 우아한 영국 문화의 어떤 측면"에 그려내고 있다고 한다(위키피디아의 설명이다. 그의 비디오 작업을 검색해보았으나, 구할 수 없었다). 

그런데 Mark Leckey가 내 흥미를 끌게 된 것은 다름 아니라, 대놓고 YBAs를 비난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데미안 허스트, 트레이시 에민, 뱅크시와 같은 방식을 싫어한다. 그들은 스펙터클과 쇼크를 기대한다. 예술은 그런 게 아니다. 내가 아는 예술 세계는 그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은 전적으로 다른 세계다(I hate the way it’s all Damien Hirst and Tracey Emin and Banksy. They expect spectacle and shock. Art is not like that. The art world I know is not like that; it’s a whole other world.)."

"너무 많은 나쁜 예술가들이 너무 많은 돈을 벌고 있다(A lot of bad artists have made a lot of money)."

출처: http://entertainment.timesonline.co.uk/tol/arts_and_entertainment/visual_arts/article5270325.ece 



비디오 작업을 하는 예술가가 수상한 것도 흥미롭지만, YBAs에 대한 반감이 영국 미술계 내에서 점차 지지를 얻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섣부른 예상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Mark Leckey, this year's Turner prize winner, talks to The Guardian's Jonathan Jones about having an effect on British culture
- The Guardian


TateShots Issue 16 - Turner Prize 08 part one


TateShots Issue 16 - Turner Prize 08 part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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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허영민 2009.02.21 23:40 신고

    이사람 의복 성도착자죠??ㅋㅋㅋ
    터너프라이즈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ㅋㅋ 트레이시 예민도 그렇구요 ㅋㅋㅋ
    님 블러그에 관심갖는게 참 많네요 ㅋㅋㅋ
    미술에 관심이 있어서 ㅋㅋㅋ
    뭐하시는분이세요~

    • 지하련 2009.02.23 13:32 신고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에 대해서는 공지를 확인해보시면 됩니다. : )
      의복 성도착자는 아닙니다. 몇 년 전에 그런 예술가가 터너 프라이즈를 수상하기도 했습니다만..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피악(FIAC, The Foire Internationle d'Art Contemporain)이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와 루브르에서 열렸다.  하지만 바쁜 일정 탓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했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키아프(KIAF)를 이틀 연속 방문해 모든 작품들을 꼼꼼히 살펴본 것과 비교한다면, 이번 피악 방문은 너무 허술하기 그지 없었다.


피악이 열리고 있는 그랑 팔레(Grand Palais) 정문. 지난 10월 23일부터 26일까지 이 곳 그랑 팔레를 비롯해, 루브르 박물관 내의 전시 장소(Cour Carree Du Louvre), 튈리즈 정원(Jardin Des Tuileries)에서 열렸다.


아트페어가 열리는 공간의 특성 상, 작품 하나하나에 주위를 기울이기 매우 어렵다. 그래서 한 번 본 작품은 다시 한 번 더 봐야 하고, 구입하였을 때는 그 작품이 실제로 놓이는 공간까지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 아트페어에서는 이런 고려를 할 틈이 없다. 마음에 드는 작품인데, 가격까지 흡족하다면 구입할 수 밖에 없다.

해외의 몇몇 갤러리들은 자신의 고객들에게 아트페어 참여를 공식적으로 알리고 원하는 작품들을 그 때 경제적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홍보하기도 한다. 고객이 원할 때 무조건 작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아트페어라는 행사를 전략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그랑 팔레의 유리 천정 아래로 가을 파리의 햇살이 밀려들었다.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 가끔 그림자가 생겨 작품 위로 올라올 때만 제외하곤 전시장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


피악이 열리기 전 런던에서는 프리즈 아트페어가 열렸다. 흥미로운 사실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현대 미술을 가장 빨리 파악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런던의 아트페어를 건너뛰고 뉴욕의 몇몇 갤러리들이 곧장 피악으로 향했다는 사실이다. 전세계적인 금융 위기 속에서 프리즈 보다는 피악이 더 매력적으로 보였을 지도 모르겠다.

VIP 프리뷰 때에는 영화 배우 데니스 호퍼(Dennis Hopper),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 LVMH 회장 등 명명이 자자한 대형 콜렉터들과 전 세계 박물관/미술관 관계자들이 참여하였다고 전해진다(데니스 호퍼가 유명한 콜렉터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프랑스의 명배우 알랭 들롱도 많은 미술 작품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얼마 전 경매를 통해 자신의 모든 작품을 팔아 다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들리는 바에 의하면 전문적인 안목으로 모은 작품들이 아닌 탓에 그의 배우로서의 명성에 비한다면 그가 모은 작품들의 수준은 현저히 떨어지는 것이었다고 한다).


내 눈을 사로잡은 풍경화 하나. 온통 녹색임에도 불구하고 힘있고 간결한 터치와 구도는 한 눈에 봐도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러나, 이런, 데이빗 호크니의 2008년도 작품이었다. 역시 대가는 틀리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다.


프리즈 아트페어가 작년에 비해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여주었던 터라, 피악에 대한 미술 관계자들의 관심은 매우 높았다. 그렇다면 피악의 결과는? 몇몇 뉴스들을 살펴보니, 금융 위기에도 불구하고 선전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거품이 끼인 듯, 호황을 구가하던 최근 미술 시장 분위기 속에서 진짜 작품을 찾으러 다니는 콜렉터들이 보였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작품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고 작가와 작품의 가치를 따져 묻는 그들의 태도에서 일부 관계자는 미술 시장이 다시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평하기도 했다.

국내 미술 시장이나 작품의 수준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다소 논쟁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기 때문에 삼가 해야겠지만, 확실한 것은 피악에 나온 조각이나 설치 작품들의 수준이 예사롭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미술 시장 내에서 소화시키는 그들의 수준은 매우 부러웠다. 미술 작품은 다시 시장에 팔려고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보면서 즐기고 감상하기 위함이 일차적인 목적이다. 돈 되는 작품은 솔직히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좋은 작품이 어떤 것인가를 많은 작품들을 보고 감상하는 동안 자연스레 알게 되는 어떤 것이다. 혹시 며칠 간의 여유가 된다면, 해외의 세계적인 아트페어에 꼭 가보길 권한다.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그 작품들의 가격은 어떤지, 그렇게 자신의 예술 경험을 늘리다 보면, 작품 보는 눈이 생기게 될 것이다.

Lionel Esteve의 2008년도 작품이다. 돌을 올려놓은 것같지만, 돌에다 금빛의 플라스틱 소재를 붙여놓았다. 돌이 가지는 자연적 속성은 이 플라스틱 소재로 인해 다소 무뎌지면서 인공적인 느낌이 부각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런 흥미로운 아이디어와 테이블 위의 돌을 보았을 때의 시각적 즐거움은 꽤 좋았다. 


골판지에다 아무렇게 그려놓은 듯한 이 작품은 그랑팔레을 들어서는 사람들의 눈을 바로 사로잡는다. 누구인가 하고 살펴보았더니, 타피에스였다. 


 

장  미셸 아틀랑의 작품이다. 20세기 중반 프랑스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추상 화가로 프랑스 내에서는 대단한 명성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그는 1913년도에 태어나1960년도에 죽는다. 이번 피악에 나온 작품들은 20세기 전반기의 작품들이었다. 제작된 지도 이미 50년 이상 지난 작품들인 셈이다. 따지자면 이 정도는 약과다. 다른 프랑스 갤러리에서는 독일 표현주의 작가들 중 한 명인 키르히너의 1910년대 작품을 내놓기도 했으며, 다른 갤러리에서는 에밀 놀데의 20세기 초반 작품들을 무더기로 가지고 나오기도 했다. 



설치와 조각 작품들의 작가 이름과 제목은 모두 확인하지 못했다. 여기저기 메모해놓은 작가 이름들도 일일히 인터넷으로 찾아 실제 작품의 작가가 맞는지도 확인해보아야 한다. 하지만 확실히 조각 작품들의 수준이 매우 높았다. 또한 조각 작품들에 대한 수요도 꽤 있는 듯, 대부분의 갤러리에서 조각 작품들을 가지고 나왔다.

 

Fiac에 갔다온 흔적. 입장료는 25유로, 카타로그는 35유로, 그런데 오늘 이 글을 쓰기 위해 Fiac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카타로그를 20유로에 온라인 판매를 한다고 한다. 거의 팔리지 않은 모양이다. 하긴 너무 비싸게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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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ISTORY 운영 2008.11.06 01:14 신고

    안녕하세요.티스토리 입니다^^
    회원님의 포스트가 현재 다음 첫화면 카페.블로그 영역에 보여지고 있습니다. 카페.블로그 영역은 다음 첫화면에서 스크롤을 조금만 내리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회원님께서 작성해 주신 유익하고 재미있는 포스트를 더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다음 첫화면에 소개 하게 되었으니, 혹시 노출에 문제가 있으시다면 tistoryblog@hanmail.net 메일로 문의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도 티스토리와 함께 회원님의 소중한 이야기를 담아가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지하련 2008.11.06 15:14 신고

      핫. 이런 영광이. 이럴 줄 알았으면 사진도 더 올리고(아직까지 사진 정리가 안 끝나서.. ㅡ_ㅡ;), 글도 좀 더 길게 적을 걸 그랬어요. 때늦은 후회를.. ㅎㅎ

  2. 파란하늘 2008.11.06 01:50 신고

    파리의 미술축제, FIAC에 가다.
    프랑스 파리 미술 축제 우와 저도 가고 싶어요
    외국에 ㅠㅠ
    추천 누르고 갑니다.

    • 지하련 2008.11.06 15:19 신고

      서유럽의 아트페어는 참 좋습니다. 작품 수준도 높고 한국처럼 사진 찍으러 다니는 학생들도 없고(한국의 KIAF를 갔다가 엄청 놀랬습니다)...
      혹시 유럽 여행을 생각하신다면, 아트페어가 있는 시즌도 매우 좋습니다. 독일(퀼른, 칼스루헤), 스페인(아르코), 프랑스(피악), 영국(프리즈)에 가면 무척 좋아요. : )

  3. 오현아 2011.06.02 13:27 신고

    저는 그림그리는 사람입니다.
    올해 피악아트페어를 보러 가볼까 정보를 찾고 있었는데 피악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더군요.
    님의 포스팅이 너무 반갑네요^^
    서유럽아트페어를 많이 보러다니신 듯한데 저는 회화적인 현대미술을 많이 보고 싶은지라...
    혹시 어디가 가장 좋을지 추천 부탁드려도 될까요^^??

    • 지하련 2011.06.02 14:20 신고

      페인팅은 프랑스보다 독일 쪽이 좋습니다. 퀼른 아트페어가 현대적인 회화 작품을 더 많이 만날 수 있을 거예요. 피악아트페어도 좋고요. 아트페어만 볼 것이 아니라 다른 미술관까지 본다면~.. 파리가 좋겠죠. 그 외 바젤이나 아르코도 명성만큼 대단한 작가들과 갤러리가 참여하니 추천합니다. ^^


(출처: artprice.com)

한국의 미술 시장이 크게 성장하였다고 하지만, 통계 상으로 잡히는 시장은 얼마 되지 않는다. 이 통계가 나오게 된 것도 몇몇 옥션 회사들의 성장과 대형 아트페어들 때문이다. 또한 대관 비즈니스는 Art Market에 포함하지 않는다. 작품 판매로만 시장 크기을 잡는 특성 때문이다. 따라서 전 세계 시장에서 한국 미술 시장의 영향력은 극히 미미하다. 영향력이 있다면,  다소 거품이 낀 작품 가격이라고 할까. 그래서 많은 외국 작가들이 한국에서 전시를 하고 싶어한다.  해외 미술 시장과 비교하여 약 1.5배~2배 정도 비싼 가격에 팔 수 있으니깐 말이다. 

세계 최고의 미술 시장은 영국과 미국이다. 미국은 가장 큰 현대 미술 시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영국의 미술 시장 성장은 경이롭다. 영국 국민 4명 중 1명은 미술 작품을 구입한다. 또한 영국 정부는 순수 미술 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그리고 대중 스타와 같은 인기와 논란을 일으키는 스타 예술가들도 있다. 

프랑스와 중국이 그 다음이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중국이다. 중국의 옥션은 현대 미술(Contemporary Art) 중심이 아니라, 수묵(채색)화 위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 그랬듯이 현대 미술 쪽으로 주도권이 넘어오지 않을까 예상해 볼 수 있다. 

독일도 무시하지 못하는 나라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아랍 에미네이트가 주목받고 있다. 시작하자 마자, 전세계가 주목하는 Art Fair 중의 하나가 된 Art Dubai를 비롯하여 여러 개의 국제 Art Fair와 2개의 아트 옥션 회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Market Size로만 놓고, 한국 작가들이 이 곳으로 진출해야 된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닐 수도 있다. 아랍 에미네이트에서 부상하는 작가들은 아랍권 작가들이지, 미국이나 유럽 작가들이 아니다. 이 흥미로운 사실은 미술 시장이 다른 상품 시장과 얼마나 다른가를 보여준다. 

우리는 비싸게 팔리는 작가들만 알고 있지만, 각국의 미술 시장은 몇 십만원에서 몇 백만원에서 살 수 있는 무수한 작가들의 작품들이 널려있는 곳이다. 넉넉한 사람들이 수천만원 하는 작품을 구입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은 집 거실에 걸 수 있는 소박하지만, 수준 높은 작품들을 선호한다. 즉, 각 나라의 미술 시장은 그 나라 예술가들이 중심이 되어 미술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 셈이다. 

심지어 해외 아트 옥션에서도 중국 작가들의 작품을 사는 사람들 대부분은 중국 사람들이고, 일본 작가들의 작품을 사는 사람들 대부분은 일본 사람들이다. 그 중 일부의 외국인들이 투자 목적으로 구입했다가 5년, 10년 후에 다시 파는 경우가 있을 뿐이다.

즉 한국 미술 시장이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한국 작가들을 지원하고 키워야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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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미술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미술 시장의 성장과 예술가 개인의 삶과는 거의 무관한 듯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더구나 자본주의 사회는 예술가 개인에게 작업실에서 묵묵히 작업만을 하는 고독한 예술가의 모습을 더이상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예술가의 고독을 내던지고 자신의 육체와 영혼을 거침없이 집어삼키는 자본주의 사회에 내맡길 수도, 생존과 성공을 위한 능수능란한 처세술을 익힐 필요까진 없습니다. 어쨋든 예술가의 생명력이나 위대함은 오직 작품만이 증명해주기 때문입니다. 

2. 그러나 조금의 Business Skill를 알 필요는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예술가 개인을 위한 Business Skill에 대해서 자주 이야기할 것입니다. 제가 아는 모든 예술가들에게 제가 도움을 드리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블로그를 통해 자주 공개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먼저 작가 경력서 작성에 대해서 이야기할까 합니다.

3. 일반적으로 개인 정보를 먼저 기재합니다. 예술가가 종종 적지 않는 정보가 태어난 년도와 태어난 곳(출생지역이나 국적)입니다. 상업 갤러리나 콜렉터에게 이 정보는 매우 중요합니다. 작품 스타일과 나이는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국적도 작가와 작품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입니다.

4. 홈페이지가 있으면 매우 좋습니다. 예술가의 개인 홈페이지(html 형태로 만들어진 웹사이트나 블로그 등)은 반드시 영문으로 서비스하고 연락이 가능한 이메일 주소만 공개하면 됩니다. 개인 홈페이지에 올라온 작품 이미지가 높은 해상도를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컴퓨터 모니터로 작품을 감상하는 데 무리가 없어야 할 것입니다. 한국의 특수한 인터넷 발달 문화로 인해 미니 홈피을 개인 홈페이지 대신으로 이용하는 작가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경력이나 작품 이미지가 Google이나 Yahoo을 통해 검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외부 검색 엔진으로도 검색이 되는 블로그나 홈페이지를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미니 홈피나 특정 포털 사이트의 블로그는 외국의 검색엔진으로 검색되지 않도록 되어 있습니다. 예술가의 홈페이지 운영에 대해서는 다음에 좀 더 자세하게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5. 학력은 간단하고 정확하게 적어야 합니다. 학력을 적는 이유는 무엇을 공부하고 익혔는가를 알기 위해서이지, 어느 학교를 나왔는가를 알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따라서 졸업 학교를 적고 그 학교에서 세부적으로 무엇을 익히고 노력했는가를 적는 편이 좋습니다.  

6. 전시는 개인전과 단체전을 구분해서 적도록 합니다. 단체전에서는 Art Fair와 같은 것은 별도로 기재하는 것이 좋습니다. 

7. 수상경력, 출판물, 전속갤러리, 레지던시 참가 경력, 참여하고 있는 협회가 있으면 적도록 합니다. 출판물에는 석사 학위 논문이나 박사 학위 논문도 포함됩니다. 특히 현재의 작품 활동을 부각시킬 수 있다면, 반드시 적어야 합니다. 전속 갤러리의 경우에는 비단 전속 계약을 맺은 갤러리 뿐만 아니라 예술가의 전시나 작품 판매에 대해 도움을 주고 있거나 우호적인 관계에 있는 갤러리를 적어도 됩니다.

8. 심사위원 경력, 전시 기획도 있으면 적습니다. 

9. 작품 소장처와 언론 보도 내용은 반드시 적어야 합니다. 이는 작가 개인의 명성과 직접적인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10. 그 외 작품 이미지, 작가/작품 비평문, 작가 사진, 전시 사진 등도 함께 정리해두어야 합니다. 한국에서는 webhard 서비스를 이용하지만, 이는 국내용 서비스입니다. 따라서 SkyDrive와 같은 서비스에 자신의 C.V.와 관련 파일을 업로드를 해놓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11. 해외 Art Fair에 자주 나가다 보니, 외국의 많은 예술가들에게 제 명함이 있습니다. 종종 어떤 예술가들은 자신의 C.V.와 작품 이미지들을 메일로 보내주기도 하고 자신의 전시 정보를 알려줍니다. 심지어는 CD를 우편으로 보내주기도 합니다. 이런 적극적인 활동이 바로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행운의 여신이 되어 돌아오기도 합니다. 

12. 예술가 경력서는 매우 간단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를 가르쳐주는 미술대학은 거의 없고, 대학을 졸업하고 상업 갤러리와 처음 일을 하다보면, 종종 속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부터 먼저 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예술가 개인에게 있어, 상식적인 선에 있어서 비즈니스 감각이나 스킬은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알고 있다고 해서 작업 활동에 지장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이를 안다고 해서 자신의 영혼이 자본주의에 물드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미술 시장(Art Market)에서 이야기하는 방식을 배우는 것에 불과합니다. 마음의 피부가 견고해지고,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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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23 13:32

    비밀댓글입니다

    • 지하련 2009.11.23 21:09 신고

      감사합니다. 자주 이런 글을 올려야 되는데, ^^;;; 자료 정리할 시간이 없네요.

 

‘생존작가 중 가장 작품값이 비싼 작가’로 꼽히는 대미언 허스트(43.영국)가 세계 미술경매사에 새 기록을 경신했다.

허스트는 15일(현지시각) 오후 7시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개최한 단독경매에서 하루 저녁에 7054만5100파운드(수수료 포함금액, 한화 약1383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기염을 토했다. 이같은 낙찰액은 단일작가 경매로는 사상 초유의 금액이다.

소더비 런던 관계자는 “지난 1993년 피카소의 작품 88점을 경매에 부쳐 총 6230만파운드(약1277억원)의 낙찰액을 기록한 적이 있으나 허스트 작품은 어제 경매에서 56점에 불과했는 데도 이를 가뿐히 경신했다”고 전했다.

헤럴드경제:
http://www.heraldbiz.com/site/data/html_dir/2008/09/16/200809160196.asp 


뭐, 딱히 할 말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말하기 시작하면 길어질 것같다. 미술 시장에 대해서 할 이야기가 늘어나고 있지만, 힘 없는 미술 시장 관계자가 나서서 이야기해봤자, 푸념 밖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확실히 대미언 허스트의 탁월한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감각은 놀랍다. 하지만 그것에 맞장구를 쳐주는 콜렉터들은 더 놀랍다. 하지만 자신의 집에 대미언 허스트의 놀랍고 기괴하며, 때론 충격적이고 시선을 잡아끄는 작품이 있다면 얼마나 뿌듯할까. 그리고 집에 오는 손님들한테 연신 자랑을 해댈 것이다. 아마 그들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길 것이다. 3~4년 전의 나라면 전혀 이해하지도, 이해할 생각도 없었던 것이었다. 묵묵히 성실하게 고전적 방식으로 작업하는 이름없는 가난한 전 세계의 예술가들을 떠올린다면, 다소 불쾌하고 다소 끔찍한 현실이지만, 이런 일들은 고대 로마에도 있었고, 고딕 시대 이후 끊임없이 반복되어져 온 일에 지나지 않는다.

이래서, 역사를 공부하면 할수록 미래에 대한 희망이나 용기를 얻기 보다는 현대에 대한 자조 섞인 푸념만 늘고 우울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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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uspymd 2008.09.17 03:55 신고

    데미안 허스트가
    지 똥을 내다 팔아도,

    100억원은 훌쩍 넘지 않을까 하네요.

    다만 냄새가 심할테니
    냉동 처리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포름 알데히드는 사양하렵니다.
    똥하곤 상극일 것 같거든요.

    • 지하련 2008.09.17 09:55 신고

      똥을 팔지는 않을 것같아요. 왜냐면 이미 똥을 판 작가들이 있거든요. ㅡ_ㅡ;; 몇 십년 전에 길버트&조지가 전시 중에 캔에 담긴 똥을 몇 파운드에 팔았어요. 아마 사간 관람객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크~. 그래도 데미안 허스트가 똥을 내다 놓으면 분명 팔릴 겁니다. 쩝.


'위작'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꽤 골치 아픈 사건이다. 얼마 전 고양 아람누리 미술관에서 열린 '모딜리아니와 잔느의 행복하고 슬픈 사랑'전의 잔느 에뷔테른(Jeanne He’buterne)의 작품이 이번 사건의 주인공이다. 미술사가이면서 모딜리아니 전문가인 Christian Parisot는 잔느 에뷔테른의 작품을 위작했다는 혐의로 프랑스에서 재판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잔느 에뷔테른은 생전에 작품을 팔지 못한 것으로 여겨지며, 현재 그녀의 작품 대부분은 조카의 아들인 Mr. Prunet에게 상속되었다. 2000년도에 그는 잔느 에뷔테른의 첫 대형 전시인 'Modigliani and His Circle'을 위해 60 점의 드로잉을 빌려주었다. 이 전시의 큐레이터가 바로 Christian Parisot였다.

그 이후 Christian Parisot가 2002년 스페인에서 기획한 순회전에 Mr. Prunet이 작품 대여를 하지 않고, 이 일로 이 두 사람의 사이가 틀어진다. 그리고 Christian Parisot이 기획한 순회전은 계속 진행되다가, 세르비아 전시 때 Mr. Prunet가 잔느 에뷔테른 작품이 위작이라고 고소함으로써 중단된다.

결국 잔느 에뷔테른 작품을 대부분 상속받은 Mr. Prunet가 작품을 대여해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Christian Parisot이 기획한 전시가 계속되었고, 사람들에게 잔느의 작품들이 계속 보여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법부에서 선임한 전문가 Gilles Perrault는, 이번 위작은 크게 두 그룹으로 나누어지는데, 하나는 베니스 전시 때 공개되었던 작품들의 카피이고, 나머지는 '페스티쉬'(pastiche)라고 밝혔다. 재판 문서에서 그는 드로잉 작품은 손으로 그려졌으나, 잔느의 솜씨가 아니며, 페스티쉬 작품들은 잔느 에뷔테른 뿐만 아니라 모딜리아니, 브랑쿠시, 카라(Carra), 피카소에게서까지 조합해 제작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Christian Parisot은 The Art Newspaper에게, "잔느가 그러한 스케치를 만들었던 때는 그녀가 15, 16, 또는 17살 정도 되었을 무렵이었으며, 이 때 그녀가 잘 알고 있는 화가들의 작품을 모방하는 것을 시작했다'고 말한다.

이 사건도 결국 법정에서 가려질 테지만, 잔느 에뷔테른의 작품에 대한 위작 소송은 꽤 흥미로운 일이다.

<관련 기사>  
Modigliani scholar faces trial for fraud
Christian Parisot is accused of faking drawings by the artist’s lover Jeanne Hebuter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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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미술 10월호를 읽다가 메모해 둔 것을 포스팅한다.



미술시장이 팽창하는 것은 한편 대단히 고무적이지만 삶의 질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너무 상업적으로 끌어가려 해 안타깝다. 나는 그림을 남에게 선물한 적은 있지만 판 적은 없다. 공급이 제한된 상태에서 수요가 있는 물건이 세월이 흐르면서 가치가 상승한다는 것은 당연한 경제 원리다. 하지만 그림은 재테크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신적으로 기쁨과 즐거움을 주는 문화는 보다 많은 사람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트렌드에 따른 상업적인 접근보다 그림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안목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
- 권기찬(오페라갤러리코리아 대표), 월간미술 2007년 10월호
 
사실 역사가 깊은 외국의 경매에도 가격 담합이나 조작은 있어왔다. 피터 왓슨이 쓴 <소더비>라는 책을 보면 경매시장의 낙찰가 조작방법이 적나라하게 나와 있다. 따라서 미술시장에서 미술품 가격을 정함에 있어 경매낙찰가를 기준으로 삼는 것은 매우 불합리하다. 아무튼 초보자에게 경매는 미술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때 경매시장을 중심으로 인기를 몰아가면서 가격이 급상승하는 작가의 작품은 피하라. 상투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그 작가와 동년배로서 그와 함께 미학적 이념을 같이하는 그룹전을 몇 년 간 해온 동료작가를 잡아라. 시간이 지나면 미술사에는 그와 그 주변이 기록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미술관이 주목하는 작가에 편승하라. 결국 미술관의 주관적인 시각은 시간이 흐르면서 시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과 미감을 담아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술관 전시나 미술관의 신 소장품전은 빠뜨리지 말고 관람할 것을 권유한다. 하지만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우리나라의 미술관이 역사나 안목이 일천해서 그리 믿을 만하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특히 대형 미술관 두세 곳을 제외하고는 작품소장이 미미할 뿐만 아니라 전시에 있어서도 미학적, 미술사적 연구 성과를 담보해내지 못하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 한국시각문화정책연구원 미술시장팀, 월간미술 2007년 10월호



월간미술 10월에 따르면, 권기찬 대표는 오랫동안 미술 작품 수집을 해왔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오페라갤러리코리아의 대표가 되었다. 재력이 있으면서, 미술 작품에 대한 안목을 키워온 예라고 할 수 있다. 아라리오갤러리 김창일 대표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재력도 없으면서 미술에 매료된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반대로 재력만 있는 사람들은?


전 세계 미술시장이 활황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미술시장의 활황세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한국미술시장은 안타깝게도 ‘폐쇄시장’에 가깝다. 한국미술시장에서 수천 만 원에 거래되는 작품을 해외 미술시장에 가지고 나가 그 가격에 팔 수 있을까. 당연, 한국미술시장에서 다시 팔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과연 그 가격을 받을 수 있을까.


미술작품의 투자가치는 단기적 관점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주식 투자를 할 때, 기업 가치를 따져보듯이 미술작품에 투자할 때도 미술작품을 제작한 작가를 살펴보고, 동시에 미술작품의 (미학적, 미술사적, 대중적) 가치를 따져봐야 한다. 전체 주식 시장의 투자수익도 장기적으로 그 가치가 상승한다. 미술작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사이 많은 기업들이 흥망성쇠를 거듭하듯이, 작가도, 미술 작품도 인정받기도 하다가 시들해지고, 무명에 가까웠던 어떤 작가가 재평가되기도 한다. 박수근이 무명이었던 시절, 잘 나가던 한국의 서양화가가 누구인지 잘 모르듯이 지금 수천 만 원 하는 작품이 10년 후에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른다. 그 점에서 권기찬 대표의 말은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먼저 투자 목적이 아니라 감상과 향유를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감상과 향유의 수준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아래 한국시각문화정책연구원 미술시장팀의 글은 전체적으로 옳은 글이나, 마지막 부분은 ‘그래서 어떻게?’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게 만든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미술관을 신뢰하지 못한다면, 도대체 누구를 신뢰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어떻게 답을 해줘야 할까.


무조건 미술관, 갤러리를 자주 다니면서 미술 작품을 봐야 한다. 그래야 보는 눈이 생긴다. 미술교양서적을 읽는다고 현대 미술에 대한 눈이 생기지 않는다. 도리어 현대미술을 이해하는 데 있어 현대 소설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즉 현대 예술에 대한 경험을 늘려야 한다. 현대 음악도 듣고, 소설도 읽고, 무엇보다도 미술관과 대형 갤러리는 자주 방문해 작품을 살펴보아야 한다. 그러는 동안, 자연스럽게 자신의 안목이 생기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될 때, 수백만원을 주고 작품을 구입해서 작품 가격이 아무리 떨어진다고 한 들, 후회하지 않게 된다. 왜냐면 먼저 자신이 감상하기 위해서 구입했기 때문에 작품 가격에 연연해하지 않게 되며, 두 번째 이렇게 구입한 작품 대부분은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는 반드시 오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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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ysoda 2007.12.11 12:05 신고

    미술품 투자를 위해서라면 반드시 들려야 할 그 곳. 미술품 투자카페(http://cafe.naver.com/investart )에 오시면 쉽고 다양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역대최고 화가 "김종하 화백(90)"의 역작이 담긴 2008년 캘린더도 받으실수 있고, 인터넷 국전의 신예 작가들의 우수한 작품을 접하실 수 있습니다.

    • 지하련 2007.12.11 13:34 신고

      이미 미술작품 투자에 대해서는 몇 개의 커뮤니티에 가입한 상태이며, 그 까페도 한 번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 그런데 카페 홍보 댓글이 아닌지... 그리고 대부분의 카페에는 건전하고 사려깊은 미술 작품 투자에 대한 정보가 그리 많지 않더군요. 차라리 artprice.com같은 곳이나 FT의 art market 관련 기사가 훨씬 낫던 걸요.
      ------
      이 댓글을 볼 분들을 위해 덧붙이자면, 미술작품 투자는 미술작품 투자에 대한 공부를 할 것이 아니라, 어떤 것이 좋은 미술작품인가에 대한 감식안이 먼저 요구됩니다. 몇 년 전 호당 가격이 1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20만원이라서 내년에 30만원으로 오를 것이다 라든가, 지금은 5만원으로 떨어졌는데 내년에 다시 회복될 것이다 라는 투자 정보보다는 과연 그 작품 그 가격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10년 후, 20년 후, 혹은 100년 후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회자되는 작품으로 남을 것인가가 더 중요합니다. 미술 작품 투자는 단기 투자가 아니라 장기 투자이며, 시간이 지날 수록 빛을 발하는 작품을 사야 합니다. 17세기 네덜란드 사람은 얀 베르미르 앞을 무심코 지나갔겠지만, 20세기 초 유럽 사람들은 그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현재 그는 네덜란드 바로크의 대표적인 화가로 자리잡았습니다. 몇 십년 전 일본에서 활동하던 이우환은 한국에서는 거의 무명에 가까웠습니다. 유럽에서 전시하면서 명성을 쌓아가던 시기에도 그를 아는 이가 드물었습니다. 이 때 이우환의 작품을 알고 고를 수 있는 안목을 쌓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는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조금의 시간과 수고만 뒷받침된다면 말이죠. 그리고 이 조금의 시간과 수고는 무척 행복한 일과가 될 것입니다.


현재 미술 시장을 보면 한편으로는 놀랍고, 한편으로는 걱정스럽다. 어제 헤럴드 경제에 실린 기사는 한국 미술 시장이 얼마나 위험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가를 진단하고 있다. 혹시 미술 작품을 구입하고 싶다면, 바로 구입하지 말고 2-3년 정도는 미술에 대해서 공부하고 난 뒤에 구입하라고 조언해주고 싶다. '투자가 먼저'가 아니라, '작품 감상이 언제나 먼저'임을 깨달아야 한다. 미술 시장은 단기적으로는 매우 위험한 시장이고 장기적으로는 매우 유망한 시장이다. 프랑스인들은 미술 작품을 구입한 후 손자에게 물려준다고 한다.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작품이 마음에 들어 구입한 것이니, 기분 상하지 않고, 한 100년 정도 지나면 가격은 자연스레 오르기 마련이니깐. 그리고 뭐니뭐니 해도 집 안에 미술 작품 하나 둘 걸려있으면 집안 분위기가 달라진다.

간단하게 2~3년 동안 미술 공부를 위해 아래 정도는 해야 되지 않을까. 이 정도 하고 난 뒤에 위대한 예술가의 별자리를 타고 났지만, 아직 무명인 작가의 작품을 운 좋게 구입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 아닌가.

1. 한 달에 한 번 이상 미술전시를 보러 간다. (인사동, 사간동, 청담동 등에 들려 2~3 곳 이상의 갤러리에 들려 작품을 보아야 한다)
2. 미술 전문 잡지(월간미술, 미술세계, 아트인컬처 등)을 정기구독한다.
3. 여러 아카데미에서 서양미술사 관련 강의를 듣는다. 관련 책을 꾸준히 읽는다.



헤럴드 경제의 기사
아트는 없고 투기자본만 있다

비전문가, 단타족 득세로 각종 문제 등장=미술품값이 춤추자 단타족이며 떴다방까지 날뛰고 있다.
팔리는 작가는 너무 한정적, 상업적 작가만 키워=요즘 시장이 활황이라지만 수집가들이 선호하는 작가는 100명 안팎에 불과하다. 작가가 1만명이 넘는 현실에서 팔리는 작가의 폭은 너무 좁은 것. 그러니 가치에 비해 작품값이 터무니없이 치솟게 마련이다. 외국의 주요 비엔날레와 미술관 전시에 우리 작가가 요즘 거의 뽑히지 못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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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09.12.2007

투기라는 관점에서 보더라도 한국 미술 작품에 대한 투자는 한국 내에서만 가치를 지닐 뿐이다. 전 세계 미술 시장에서 유통되는 미술 작품에 대한 가격 정보를 서비스해주고 있는 artprice.com에서 며칠 전 새로 서비스하기 시작한 Artprice Catalogs Library에는 Country 항목에 아예 'Korea'나 'South Korea'라는 항목은 없다.  

최근 중국 작가들의 작품 가격이 치솟는 이유는 세계 각지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집중적으로 수집하기 때문이다. 상하이 아트페어는 하자마자 바로 국제적인 아트페어가 되버릴 정도이니까.

미술 작품을 소장하고 싶은 욕구는 그 작품에 대한 애정과 사랑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지, 그 작품을 소장했다가 나중에 몇 배의 차익을 실현해서 팔겠다고 한다면 큰 낭패를 볼 것이다. 사치&사치의 찰스처럼 예술에 대한 안목과 큰 자본력으로 마음에 드는 작가를 세계적으로 키울 수 있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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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크린 쿼터제’로 영화인들이 데모할 때쯤이었다. 나도 한 때 영화광이었고 비디오 가게 점원이었으며 시나리오를 쓰던 때가 있었음을 떠올리면서 친구와 논쟁이 붙은 적이 있었다. 나와 논쟁이 붙었던 친구는 고등학교 시절 8mm 필름 카메라를 들고 다녔으며 대학 때는 단편 영화를 찍고 다녔다. 그러나 나는 직장인이었고 그는 번역가였다. 영화와는 무관한 사람이었다. 나는 영화인들이 아예 보기도 싫다는 입장이었고 그는 이해해 줘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아직도 나는 스크린 쿼터를 주장하는 영화인들이 보기 싫다. 한국에 가난한 예술가들이 얼마나 많은데, 자본주의 시대에 가장 성공적인 상품 중의 하나인 ‘영화’를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보호하기 위한 ‘스크린 쿼터제’를 주장하면서 ‘문화’니, ‘예술’이니 해대는 모습이 역겨웠다. 차라리 솔직하게 ‘돈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했으면 싫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도 ‘돈 벌기’ 위해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종종 이기적으로 행동하기도 하니까. 하지만 그들이 나와서 떠드는 건 ‘문화 보호’요, ‘예술’이었다. 도대체 그들은 한국 문화와 예술에 어떤 기여를 했다고 그럴까. 내가 보기에 한국 문화와 예술에 기여하는 이들은 아르바이트 해가며 제작비 모아 영화를 찍는 독립 영화 감독들과 그 배우들이다. 골방에 틀어박혀 시나리오를 쓰는 젊은 작가들이며, 일 년에 몇 백 만원도 되지 않는 돈을 받으며 한국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는 제작 스텝들이지, 나와서 데모하는 그들이 아니다.

그런 영화계가 요즘은 ‘디 워’ 때문에 시끄럽다. 내가 보기엔 전혀 시끄럽지 않아도 될 문제인데. 여러 웹사이트 게시판은 난장판이다. 한국 여론 형성의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고 믿어지는, 아니, 도대체 냉철하게 사태를 바라보고 점잖게 이야기하는 이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기 드문 포털 사이트의 리플들과 여러 매체 사이트들의 게시물 작성자들이 한국 여론의 핵심적인 주장을 담고 있다고 여겨지는 요즘, 드디어 우리들의 네티즌 선생들이 드디어 물을 만난 것이다. 너도 나도 떠들 수 있는 어떤 이슈가 생겼고 이제 너도 나도 온라인 논객이 된 것이다.

영화는 ‘예술 작품’이기 이전 자본주의 사회에서 유통 판매되는 ‘상품’이다. 심형래 감독과 배급사의 마케팅 부서(또는 대행사)는 이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다. 심형래 감독은 이미 ‘우뢰매’를 통해 한국 최고의 흥행 기록을 세운 바 있다. 그들은 ‘디 워’가 시장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가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 또한 영화 평론가들과 관련 매체 기자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일제히 ‘혹평’을 하리라는 것을 짐작했을 것이다. 그들은 ‘노이즈’를 바탕으로 해 ‘심형래’라는 개인을 포장하고 ‘디 워’를 포장하기 시작했다. 또한 그들은 온라인을 어떻게 활용해야 되는지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쯤 되면 볼 생각도 없는 사람들도 봐야 될 형국이다. 이제는 안 보면, ‘왕따’당한다. 한국 사회에서 어린 것이나 나이든 것이나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바로 ‘왕따’다. 흥행이 안 될 수가 없다. 이제 공중파의 시사토론 프로그램에까지 등장했으니, 아이들 손이라도 잡고 가야 될 판이다. 이는 마케팅의 승리다.

그런데 왜 이런 판에 젊은 영화인들은 말려드는 것일까. 너도 나도 나서서 ‘디워’의 마케팅을 도와주는 걸까. 배가 아픈 걸까. 300억이나 가지고 찍었는데, 여기 저기 매체에 나와선 기존 시스템에서 냉대 당한 감독의 설움을 이야기해대기 때문일까. 아니면 도대체 작품성이라는 전혀 없는, 돈만 갖다 부은 영화를 들고 나와 ‘대단한 영화’라고 해대기 때문일까. 아니면 의도적으로 말려드는 것도 그들 자신을 홍보하기 위한 일종의 마케팅 전략이 아닐까.

우리는 선량한 자본주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잔인하고 천박한 자본주의 시대를 살고 있다. ‘잡아 먹히느냐, 잡아 먹느냐’의 현장 속에 있는 것이다. 나는 ‘디 워’를 볼 생각도 없고 만약 보게 보더라도 나도 약속이라도 한 듯이 ‘혹평’을 하게 될 것이다. 충무로는 그 사실을 알고 있다. 영화는 상품이지, 작품이 아니다. 영화 평론가들은 영화 작품이 아니라 영화 상품이 갖추어야 될 최소한의 요건에 대해서 이야기 했어야 했다. 영화 상품이 갖추어야 될 요소들 중에 중요한 것이 ‘스토리’이다. 하지만 엉성한 스토리라도 정신없이 부서지고 빠르게 전개된다면, 그래서 재미있다면 된다. 도대체 요즘 시대에 누가 진지한 감동을 바라는가. ‘트랜스포머’나 ‘다이하드’를 보면서 완벽한 스토리, 진지한 감동, 삶과 세상을 성찰하기를 바라는가. 혹시 심형래 감독과 그들이 주장하듯이 영화인들은 알게 모르게 어떤 편견에 휩싸여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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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을 본격적으로 마시기 시작한 지 이제 이 년이 다 되어간다. 마시는 술의 종류에 따라, 술 마시는 공간, 먹거리, 분위기가 달라진다. 분위기로 보자면 겨울의 사케가 단연코 1위다. 여름의 차가운 화이트와인도 좋지만. 시원한 생맥주 또한 괜찮다. 그렇다고 지글지글 고기 안주에 소주가 나쁜 것도 아니다. 그런데 와인만큼 그 나름대로의 격식과 문화를 가진 술이 있을까. 이러한 '격식과 문화'가 작은 문화를 산업으로 만들고 관련 시장을 확대시키고, 전문가와 관련 아카데미를 만든다. 그리고 현재 전세계 인구 100명 중 1명이 와인 관련 산업에 종사한다.

술이라면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관대한 한국이 왜 술 마시는 것과 관련해 와인 만큼의 문화나 산업이 없는 것일까. 얼마 전 모 방송국에서 '소주'와 관련된 다큐멘터리를 한 적이 있었다. 그걸 본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 조선 시대 선비는 아침에 일어나 공복에 꿀물을 탄 따뜻한 소주 한 잔을 마시고 난 뒤, 일과를 시작했다고 한다. 지금의 소주와는 다른 소주이지만.

또한 쌀로 빚는 술이라, 흉년에는 금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각 고을마다, 집안마다 특색있는 소주가 있었고 이것이 전통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잊혀지고 말았다. 한국은 뛰어난 전통문화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문화가 가진 힘을 전혀 알지 못하는 나라들 중의 한 곳이다. OECD 나라들 중에서 유일한 나라다.

술 마시는 것도 일종의 문화다. 그리고 그 문화를 통해 나라를 알리고 시장을 만들고 산업을 만든다. 이것이 문화가 가진 힘이다. 와인의 역사가 기원전 5,000년 경까지 올라가지만, 와인을 격식 있는 문화로,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것은 불과 몇 세기 되지 않는다. 와인 산업을 문화 산업으로 볼 수 있을까 싶지만, 와인 산업의 성장에는 와인 문화가 일조 했음에는 틀림 없다. 가치 있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만들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된다.

이는 술 마시는 것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모든 산업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은 문화예술만 관련된 것에만 '문화산업'이라는 꼬리표를 붙이는 경향이 있지만, 실은 모든 제조산업에 다 그 나름의 창조적이며 특수한 문화를 만들어야 지속적인 성장과 창의적인 혁신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을 아는 이가 한국에 얼마나 있을까 생각해보면, 한국의 앞날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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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단계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먼저 Arts Project에 대한 준비가 상세하고 명확해야만 한다.
- 예술적 비전(작품성, 흥행성)을 갖추고 있는가?
- Project에 대한 Business Plan을 가지고 있는가?
- 작품성과 흥행성을 보여줄 수 있는 자료를 가지고 있는가?
- 이 Project를 실행할 역량과 조직, 그리고 계획서를 갖추고 있으며, 이를 객관적으로 보여줄 자료를 가지고 있는가?

Sponsorship과 Donation

후원(Sponsorship)은 후원의 대가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후원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비즈니스 측면에서의 기대 효과를 명확히 보여주어야 한다. 또한 후원금에 대한 재무적 측면에서의 혜택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 세금계산서 발행이나 부가세 감면 등의 세금 혜택을 찾아야 하고 이를 반영해야 한다.

기부(Donation)은 기부의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후원과는 다르다. 따라서 대체로 후원의 주체와 기부의 주체는 다른 경우가 많다. 후원의 경우 영리 법인(기업)일 경우가 많으며, 비즈니스 측면에서의 기대 효과를 노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부의 경우에는 해당 Project의 예술성, 작품성 등이나 공공 이익에 더 민감하다. 이에 후원이냐 기부냐에 따라 접근 방식은 전혀 틀리다. 기부의 경우에는 Project의 예술성, 작품성 등을 부각시켜야 하지만, 후원의 경우에는 비즈니스 측면에서의 효과를 더 부각시켜주어야 한다.

그리고 후원금이나 기부금에 대한 세금 혜택은 반드시 챙겨야 하는 요소이다.

Fundraising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곳은 여러 곳으로 나누어질 수 있다. 따라서 미리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곳을 조사해두어야 한다. 후원을 해줄 수 있는 기업 리스트, 기부를 해줄 수 있는 공적/사적 기금, 정부/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지원 기금 종류 등은 반드시 알아두어야만 한다. 또한 이러한 자금 조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인사들과의 네트워크에도 신경을 써두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작품에 대한 확신과 공감이 중요하다. Art Project는 수익을 창출하기 이전에 그것의 예술적 가치, 공공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 그리고 이를 자금 조달에 관계된 모든 이들과 공유해야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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