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교과서, 서승완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교과서서승완(지음), 애드앤미디어   작년 9월에 나왔고 지금도 나오고 있지만, 굳이 사서 읽을 필요까지 있을까 싶다. 한 번 읽으면 그만인 책이 되었다. 기술의 발달은 너무 빨라서 1년만 지나고 책의 가치가 사라지는 시대다. 여러 프롬프트 방법들이 제시되지만, 결국은 이 책 초반에 언급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기본 원칙에 부합해 질문을 얼마나 명확하게 하는냐에 달려 있다.  *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기본 원칙구체적 지시명확한 전달맥락 제공구조 형식화일관성 유지  기존에 기계적인 명령어 대신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입력하게 그 문장이 얼마나 정확하고 구조화되어 있느냐다.  책에는 여러 프롬프트 방법들이 제시된다. Few Shot 기법, 역할지정기법, 마크다운 활용 기법, 형식지정기본, Q&..

스노볼 드라이브, 조예은

스노볼 드라이브조예은(지음), 민음사   대학 때의 소설창작수업이 떠올랐다. 한 번은 유명일간지의 신춘문예 등단 소설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한 때 국내 최고의 소설가였던 담당 교수는 그 당선작이 얼마나 많은 논리적 모순을 가지고 있는지 지적했다. 소설의 기본부터 새로 닦아야된다고 말했지만, 그 당선작의 작가는 지금은 유명한 소설가가 되었다. (논리적 완결성 보다는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능력이 더 중요하니까.)  나는 요즘 국내 작가들이 누가 있는지 잘 알지 못한다(너무 많다). 가끔 이렇게 손에 닿으면 읽게 된다. 스노볼 드라이브. 그렇게 이 소설을 읽었다. 나는 이 소설의 설정, 방부제와 비슷한 속성을 가진 하얀 괴설이 내리는 설정이 무책임하다고 생각했다. 너무 과감한 설정이며, 그것으로 인해 생기는..

폴 발레리와 사춘기

세상도 많이 달라졌지만 독자층의 책읽기 버릇도 영 딴판이다. 세로 읽기가 가로 읽기로 바뀌고, 한자나 한자말보다 한글과 토박이말에 더 익숙해져 가고 있다. 판을 다시 짜게 된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우선 괄호에 묶인 한자를 다 없애버렸다. 낱말은 귀로만 들어서도 얼른 뜻이 잡혀야지, 눈으로 글자를 확인해야만 짐작이 간대서야 말이 안된다는 생각에서이다. - 박은수, '개역판을 내면서', >, 을유문화사  행이 세로로 편집된 책이 있는가 찾아봤더니, 딱 한 권 남아 있었다. 나 또한 가로 읽기 세대여서, 가끔 절판된 책들 중에 세로로 편집된 것들을 구해 읽었던 몇 번이 전부다. 변화 속에서 있으면 그 변화를 알아차리기 어렵다. 마치 시간과 공간이 하나이듯, 변화도 우리와 하나이다. 우리가 변하고,..

24년 독서모임 세 번째 책, <<존 메이너드 케인스>>

올해 들어 독서모임은 2번 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도 않고 예전처럼 모임이 끝난 후 술을 마시지도 않는다. 실은 모임을 하면 상당히 피곤해져서... 이번에 읽을 책은 제커리 D. 카터가 쓴 라는 평전이다. 아마 다들 케인스라는 이름을 들어봤겠지만, 그의 이론이나 생애에 대해선 잘 모를 것이다. 그래서 이번 독서모임에서 읽기로 했다. 읽기 시작했는데, 상당히 재미있다. 기대해도 좋을 책이다. https://cafe.naver.com/spacewine/30261 (재커리 D. 카터)를 읽습니다. 재커리 D.카터의 를 이번 달 읽을 책으로 정할까 합니다. 에릭 홈스봄의 는 상권만 읽었지만, 하권을 마저 읽자고 하면 안 그래... cafe.naver.com

도서관, 서재, ...

직장을 나가 첫 월급을 받으면 내가 사고 싶었던 책과 음반을 사게 될 것이다. 그런 이유로 공부보다는 원하는 책과 음반에 꽂혀 직장 생활을 하던 형을 알고 지낸 적이 있었다. 방 한 쪽 벽면 전체가 LP와 CD로 채워져 있고, 그 옆으로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이 놓여 있었다. 작가가 되는 것보다 원할 때 책을 읽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자유가 더 나아보였던 것이리라. 하지만 나는 그 때 꿈이 있었지.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굳게 스스로에게 말하는 그런 꿈. 그리고 나 또한 한 때 꿈이 있었던 사람이 되었고, 어쩌다가 나도 책을 사고 음반을 사고 있지만, 책을 읽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심지어 그것이 중요한가 하는 생각마저... 그래서 누군가의 서재를 보면 참 부럽다. 정말 부..

독서모임 - 1월의 책

작년에 책 모임을 두 차례 진행했고 올해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어요. 모임에 참석하려는 사람이 너무 적어 해야 하나 망설임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나도 알지 못했는 내용을 새로 깨닫게 되거나 정리를 하게 됩니다. 의외로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어요. 그러다 보니, 블로그에도 올리게 되네요. 유시민 선생이 의외로 공을 들여 쓴 책이더군요. 객관적으로 서술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굳이 객관적으로 쓸 필요없는 부분에까지 냉정하게 서술하는 걸 보면서 힘들었겠다 생각했어요. 일반독자가 읽을 수 있는 한국현대사 책이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저는 19세기 조선부터 현재에 이르기는 과정에 대한 냉정하고 객관적인 분석이 있어야 한국의 미래를 조망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의외로 이 시기..

얼론 Alone, 에이미 션, 줌파 라히리 외 17명

얼론Alone 에이미 션, 줌파 라히리, 제스민 워드, 마야 샨바그 랭, 레나 던햄 저 외 17명(지음), 정윤희(옮김), 혜다 책을 찾았지만, 나오지 않았다. 서가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텐데, 찾지 못한 건...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실은 집 근처 구립 도서관에서 빌려 읽던 중이었는데, 어딘가 두고 잃어버렸다. 서가와 바닥에 놓인 책들 사이로 빨려 들어갔다. 쌓인 책들 사이의 공간은 끝이 없는 미지의 세계다. 때는 업무가 밀려 드는 늦가을이었고 대출 기간을 넘겨 연체를 하던 중, 연체 안내 문자를 보고 부랴부랴 책을 찾았는데, 어디다 두었는지 나는 기억해내지 못했다. 가끔 있는 일이긴 하다. 가지고 있던 책을 다시 사기도 한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을 결국 찾지 못해, 새로 구입했다. 도서관에선 ..

2023년 책들의 기록, "왜 읽는 걸까?"

2023년 책들의 기록, "왜 읽는 걸까?" '사자가 위장에 탈이 나면 풀을 먹듯이 병든 인간만이 책을 읽는다'라고 강유원 선생은 에서 이야기하지만, 책 읽는 인간들은 정말 병이 든 걸까. 정말 아픔을 참으며 자신이 병이 든 사실조차 모른 채 책을 읽는 걸까. 아니면 병 들었음을 알기에 책을 읽는 걸까. 스티븐 핑커는 를 통해 인류는 폭력성과 싸우며 나은 미래를 향해 가고 있다고 역설하지만, 너무 쉽게 낙관하는 건 아닐까. 소수의 인간들은 병 들어 자신의 무력함을 숨기기 위해 끊임없이 책을 강조해 왔으며 여기에 현혹된 이들이 권력을 잡으면서 책 읽기는 인류 문명의 버릴 수 없는 문화가 된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나는 어린 알렉산드로스에게 철학을 가르치는 아리스토텔레스를 떠올리곤 한다. 하지..

책들의 우주 2024.01.06

책그림책, 크빈트 부흐홀츠

책그림책 BuchBilderBuch W.G.제발트, 밀란 쿤데라, 아모스 오즈, 미셸 투르니에, 세스 노터봄, 마르크 퍼티 등(지음), 크빈트 부흐홀츠Quint Buchholz(그림), 정희창(옮김), 민음사 크빈트 부흐홀츠(1957~, 독일)는 삽화가이다. 마술적 사실주의(magic realism) 그림들을 그려 사람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의 작품만을 보면 참 좋은데, 이 책에서는 몇몇 글들은 참 좋지만 대부분의 글은 평이하다. 내 생각엔 번역 탓일 듯싶다. 모두 독일어로 글을 쓰지 않을 테니. 결국 두 세 번의 번역을 통해 한글로 옮겨왔을 테니, 최초의 글과 우리가 읽게 되는 글과의 거리는 상당할 것이다. 가령 오르한 파묵은 터키어로 글을 쓴 후 영어로 옮기거나 독일어로 옮겼을 것이고, 영어라면 다시..

뒤늦은 성장통

나이가 든다는 것에 대해 자주 생각하지만, 실감하긴 어렵다. 그저 자주 아프고 피곤한 육체만 떠올릴 뿐이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죽음에 대해서 상당히 개방적으로 변한다는 정도. 다시 말해 죽음을 담담히 준비하게 된다. 생에 대한 미련을 줄여 나가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물욕이 사라지진 않아서 곧잘 욕심을 부리기도 한다. 가끔 미디어를 통해 내 나이 또래 사람을 보게 되면, 아, 저들은 왜 저렇게 늙게 보이는걸까, 하다가 내 얼굴을 거울로 보면 낯설기만 하다. 오늘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가 아래 이미지를 발견했다. 이래도 성장(Growth), 저래도 성장이지만, 성장의 모양은 제각각이었다. 내 성장의 모습은 어떤 걸까. 나는 아직도 성장하고 있는 걸까. 성장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건가. 계속 노력해야 하는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