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우주/예술

르느와르 - 빛과 색채의 조형화가, 안 디스텔

지하련 2003. 12. 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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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누와르 - 빛과 색채의 조형화가
안 디스텔 Anne Distel 지음, 송은경 옮김, 시공디스커버리총서 052*



나는 모든 생존 화가들을 경멸하지만 모네와 르누와르는 예외이다.
- 세잔, 1902년.

나는 언제나 운명 앞에 나 자신을 맡겨왔고 결코 투사적 기질이 없어서 내 좋은 친구 모네가 없었다면 수없이 포기했을 것이다. 그는 투사적 기질을 갖고 있어서 나를 밀어주었다. 오늘 내 인생을 돌아보면서 난 그것을 강물에 내던져진 코르크 조각에 비유한다. 빙빙 돌다가 물살에 실려가고 튀어오르고 잠겼다 떠오르기도 하다가 잡초에 걸리면 벗어나 보려고 필사적으로 애쓰다가 마침내는 사라지고 만다. 가는 곳이 어디인지 신만이 안다.
- 말년의 르누와르

솔직히 르누와르를 선호하는 편은 아니었다. 나에게 인상주의라면 모네와 피사로를 뜻했고 세잔이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르누와르의 초기 작품과 잘 알려져 있지 않는 작품들 속에서 르누와르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빛 속에서 화려하게 움직이는 인물들을 표현하였다. 그 속에는 삶의 빛나는 순간이 담겨져 있으며 인물은 한결같이 건강하고 밝게 표현된다. 이러한 르누와르의 세계에서 고전주의적 모더니즘의 경향을 엿볼 수 있다. 그가 말년에 보여준 여러 누드 작품에서 그는 대지의 여신처럼 풍만한 여체를 그려내었다.

이 책은 르누와르의 다양한 작품들을 실고 있으며 르누와르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기억들을 읽을 수 있다. 특히 그의 아들 장 르누와르(* 영화 감독)은 무척 인상 깊었다.



* 시공디스커버리총서 속에 포함되어있는 예술가 시리즈는 일반인이 읽기에 적당하지만, 창해ABC북 시리스 속에 포함되어있는 예술가 시리즈는 일반인이 읽기에 적당하지 못하다. 또한 후자의 경우 번역이 그리 매끄럽지 못한 것도 흠으로 지적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