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문재인과 손수조

지하련 2012. 3. 14. 12:31

문재인에 대해선 말할 것이 별로 없다. 그는 기성 정치인이 아니고(정치에 뜻도 없었던), 끌려간 군대에서 너무 군생활을 잘해 말뚝 박으라는 소리를 들었고, 청와대를 나와 변호사 개업하지 않고 지낸 사람이다. 자신이 몸 담은 정권에 누를 끼치지 않겠다고 돈벌이를 하지 않은 사람이다. 늘 정치권과 거리를 두었던 인물이었으며, 계속 부산에 있었던 사람이다. 강직한 사람이다. 전 대통령의 비극이 없었다면, 지금쯤 부산에서 늘 해왔던 대로 인권 변호사로 일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손수조에 대해서도 말할 것이 없다. 부산 태생에, 한국의 젊은이들 대다수가 부정적으로 보고 비난하는 새누리(한나라)당의 공천을 받았다는 건 매우 이질적이지만, 나름 한국 현실 정치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정치인이 되려면, 정치를 잘 알아야 한다. 그래야 바꿀 수 있다. 하지만 기성 정치인의 도움을 받는 순간, 현실 정치의 테마 속으로 들어가버리는 것이므로, 기성 정치의 그 어느 것도 바꾸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기업에선 확실히 결과가 과정보다 더 중요하지만, 정치에서는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할 경우가 더 많다. 그녀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며 정치적 신념이나 철학이 어떤 것인지 더 배워야 할 나이라 여겨지지만, 랭보가 어린 나이에 천재적인 시를 남겼듯이 나이는 어떤 점에서 중요할 수도 있고, 어떤 점에서 전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그런데 갑자기 부산 사상구가 한국 정치의 중심이 되었다. 문재인과 손수조는 서로 비교 대상이 아닌데, 정치적으로 비교 대상으로 만들어 버렸으니, 아주 희극적인 상황이 되어버렸다. 여기에 대해서 부산 사상구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연일 보수적인 중앙 일간지에서는 손수조의 지지율이 올라간다는 여론 조사를 발표하고 있는데, 거참 ... 황당한 상황이지 않은가. 

이건 내 생각이지만, 경남을 포함한 부산 사람들을 너무 우습게 여기는 건 아닐까. 그 곳은 늘 새누리(한나라)당이니까, 아무나 나와도 된다고 여기는 건 아닐까. 중요하다고 여긴다면, 그래서 중요하고 비중있는 인물이 나와야 하는 건 아닐까. 문재인, 손수조의 문제가 아니라 이건 지역과 지역 주민의 문제다. 언제 중앙 일간지에서 부산 사상구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었는가? ... 모든 게 문재인 변호사가 부산 사상구 후보로 나서는 바람에 벌어진 일이긴 하지만, ... 거참 내가 부산 사람이라면 정말 화가 나는 상황일텐데 말이다. 


(* 정치 이야기를 블로그에선 거의 하지 않는데, ... 이번 경우는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이 꽤 황당해지는 느낌이 들어 적어보았다. 선거철엔 정치 이야기는 조심해야 된다고 하던데 말이다. 근데 좀 과격하게 적을 걸 그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