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김명호 교수 인터뷰 - 중국, 중국인에 대하여

지하련 2012. 9. 9. 11:14

한동안 중앙선데이를 구독해 읽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더 이상 구독하지 않는다. 하지만 미술/예술에 대한 심층 기사가 많고 다른 신문에선 보기 드문 연재가 있어 가끔 가판대에서 사서 읽곤 한다. 그 연재들 중 특히 성공회대 김명호 교수의 '사진과 함께 하는 김명호의 중국 근현대'는 흥미롭다. 


오늘 아침 김명호 교수의 인터뷰를 작년 초 신문에서 꺼내 읽었다. 그의 인터뷰를 읽으면서, 그 동안 중국에 대한 책 여러 권을 읽었지만, 아직까지 중국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구나 하였다. 그는 한국인들이 가지는 중국인에 대한 잘못된 편견은 일제 시대부터 시작된 것이라 말한다. '잘못된 시발점은 일제 시대다. 만주사변과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일본이 각급 학교에서 적국인 중국을 비난하는 교육을 시작한 것이다. 중국인은 무식하고 지저분하고 머리에 든 것 없이 돈만 밝힌다는 식의 고정관념이 그때부터 생긴 것이다'라고 지적한다. 


아래는 김명호 교수의 인터뷰 중에서 일부를 옮긴 것이다. '돈=목숨'이라는 것, 그러면서도 기록의 나라이며 영웅들이 있었던 나라라는 것이 현대 중국을 있게 하는 원동력이 아닐까, 잠시 생각해본다. 

(김명호 교수의 인터뷰는 http://sunday.joins.com/article/view.asp?aid=20411 이다.)





"중국인이 돈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사실이지만 '돈만 밝힌다'는 것과는 전혀 다른 얘기다. 사마천이 사기(史記)를 쓴 뒤 '궁형(宮刑)의 치욕을 견디고 살아남은 것은 사기를 완성하기 위해서였다.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친구에 보낸 편지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돈을 내면 형을 면할 수도 있었는데 가산이 없어서 그렇게 못했다'는 구절인데 당시 중국 제도로는 돈으로 형을 대신할 수 있었다. 사마천의 편지는 중국인이라면 누구나 다 읽고 배우는데 여기에 '돈=목숨'이란 구절이 나오는 건 굉장히 중요한 사실이다. 이게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란 건 허구다. 그런 난센스가 없다. 전 세계에서 사유재산 제도가 가장 먼저 정착된 것도 중국이다." 


"그렇다. 송나라 때 이미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지구상의 모든 출판량보다 더 많다. 20세기 초를 봐도 상하이 상무인서관 한 군데에서 펴낸 출판물이 미국 전체의 양보다 더 많다." 


"중국 역사란 것은 한 축에 진시황 - 수양제 - 장제스가 있고, 또 다른 한 축에 한무제 - 당태종 - 마오쩌둥이 있다고 보면 이해가 쉬워진다. 진시황과 수양제가 나쁜 면만 강조되는데 장제스도 마찬가지다. 가장 비극적인 영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