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우주/비즈

미래기업의 조건,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외

지하련 2014. 1. 19. 00:27


미래기업의 조건 Seeing What's Next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스콧 앤서니, 에릭 로스(지음), 이진원(옮김), 비즈니스북스 





세상이 책대로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면에선 경영 서적도 마찬가지다. 경영학대로 기업을 경영하고 사업을 할 수 있다면야, 너도나도 성공했을텐데.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경영학자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의 2004년작인 <<미래기업의 조건 Seeing What's Next>>를 다 읽고 든 생각은, 탁월한 개념화와 접근이 돋보지만, 그의 말대로 '데이터는 과거에 관해서만 유용하'고, 그의 이론은 과거의 데이터에 기반해 있다는 점이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종잡을 수 없는 시장Market과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 경영 전략 수립 모형 하나를 알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들 - 크리스텐슨 교수와 그의 제자들이자 파트너들인 스콧 앤서니와 에릭 로스 - 은 '핵심적 혁신이론'을 제시하면서, "혁신 이론이라는 렌즈를 통해 전체 혹은 세분화된 산업을 체계적이고 엄격하게 바라보는 과정이, 제대로 훈련받지 못한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강력한 통찰력을 가능하게 한다'(13쪽)고 말한다. 그리고 이 책은 다 읽은 나 또한 이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실은 내가 지속적으로 경영 서적을 읽는 이유이기도 한다. 


그들이 제시하는 혁신 이론은 크게 세 가지이고, 책 서두에서 이 이론들을 설명하고 각 산업별로 해당 이론이 어떻게 적용되고 기업가들은 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가를 제시하고 있다. 이 혁신 이론은 '파괴적 혁신 이론', 'RPV(Resources - Process - Value, 자원-프로세스-가치) 이론', 'VCE(Value Chain Evolution, 가치사슬진화) 이론' 등이다. 


파괴적 혁신이론에서는 로엔드 시장에서의 혁신, 즉 기존 제품과 서비스가 너무 좋기 때문에, 초과 만족하고 있는 고객들에게 저비용의 단순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기존 시장을 흔들어놓는 혁신과 신규시장에서의 혁신, 기존 제품의 특성이 지닌 한계로 인해 잠재 소비자가 제한되거나 불편하고 집중화된 상황에서 '비소비자nonconsumer'나 '비소비적 맥락nonconsuming context'의 소비를 이끌어내는 혁신을 이야기한다. 


RPV이론은 자원-기업이 사거나 팔거나, 이용하거나 파기할 수 있는 물건 또는 자산(인재, 기술, 제품, 도구, 정보, 현금, 브랜드, 유통채널 등), 프로세스 - 자원을 제품이나 서비스로 바꾸기 위한 기업의 정해진 방식(고용과 훈련, 제품개발, 제조, 계획수립과 예산 편성, 시장조사, 자원할당 등), 가치 -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준(비용구조, 손익계산서, 고객 수요, 기회의 크기, 윤리 등)를 통해 기업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게 한다. 


VCE이론에서는 고객에게 중요한 부가가치를 생산하기 위한 가치 사슬 내에서 단-복수의 활동을 통제할 것을 제안한다. 통합과 상호의존성을 파악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도록 가치 사슬의 변화를 도모한다. 


이 이론들은 이 책 전반에 고루 펼쳐져 하나의 통합된 관점을 제시하고 각 산업들과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예증된다. 독자는 각 사례들 - 교육산업, 항공산업, 반도체산업, 건강관리(Health Care)산업, 국가, 전기통신산업을 통해 혁신 이론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오래 전에 내가 그랬듯이 이런 류의 책 - 이론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이론적 정합성을 따지기 위해 딱딱하고 논리적인 문장들(그러나 전혀 철학적이지 않은!)로 이루어진 - 에 익숙치 않다면 책 읽기가 꽤 오래 걸리고 낯설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기업을 경영하고 경영을 꿈꾸는 이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할 만하다. 그만큼 기존 산업을 바라보고 혁신의 방향을 세우는데 있어 유용한 틀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무척 흥미롭게 읽었던 동기와 기술의 불균형 파악하기 표를 인용해보고자 한다. 상당수의 기업들은 신규로 진입한 신생 기업들에게 알면서도 당하게 되는데, 이는 일종의 불균형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카카오톡 같은 서비스가 될 것이다. 모바일 메신저는 우습게도 십수년전에 나온 개념이고 서비스다. 즉 아이디어의 문제가 아니라 진입 시점, 서비스 최적화의 문제였지만, 이는 기존 기업들은 이를 너무 쉽게 생각했고 기존 기업들이 영위하고 있던 영역과 충돌났기 때문에 할 생각도 없었기 때문이다. 









미래기업의 조건

클레이튼크리스텐슨외저 | 이진원역 | 비즈니스북스 | 2005.05.25

출처 : 반디앤루니스 http://www.bandinlun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