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우주/리뷰

신선놀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지하련 2014. 9. 17. 20:08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http://www.mmca.go.kr/)



문지방(프로젝트팀 이름으로, 세 명의 건축가, 권경민, 박천강, 최장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신선놀음, 2014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이제 네 살이 된 아들과 단 둘이 미술관 투어를 계획하고 실행했지만, 실패였다. 외부에 보이는 모든 것들 위로 물음표로 떠오르는 그 시절, 작품은 바라보는 대상이 아니라 만지고 흔들어보고 던져보는 대상이다. 결국 나는 갤러리에 들어갔다고 소리만 지르다 나와, 사간동을 배회하기만 했다. 


공간 건물에 새로 들어온 아라리오 뮤지엄은 입구 앞에서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만난 신선놀음. '무화과같다'는 네 살배기 아들의 말. 연신 뛰어다니는 아들 뒤를 따라다니느라, 나는 금세 지쳤다. 


조형적 견고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가진 이 구조물은 미술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건축적이다. 건축적 상상력은 건축 안으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그 곳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미술은 반대다. 우선 밖에서 바라보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 다음 참여를 유도한다. 이 참여란 공간 안으로의 참여라기 보다는 공간의 안 / 밖을 분명하게 구분한다. 너무 편협한 구분법인가. 한 때 미술은 건축과 한 몸이였던 시절이 있었고, 지금 많은 예술가들과 건축가들이 이 미술과 건축의 한 몸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케네스 클라크의 지적, 미술가들이 건축가였던 시절의 행복함은 생각나는 건 뭘까. 


(그나저나 요즘 자주 눈이 침침해진다. 노안의 시작인가. ㅡ_ㅡ;;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갑자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