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우주/영화, 혹은 시네마

서칭 포 슈가맨 Searching for Sugar Man, 2011

지하련 2014. 11. 1. 00:01






서칭 포 슈가맨 Searching For Sugar Man 

말릭 벤젤룰 감독 

2012년. 스웨덴 



이젠 이런 기적 같은 일은 없겠지. 이 다큐멘터리의, 거짓말같은 이야기는, 편집이 아니라 진짜 이야기의 힘이다. 그리고 다큐멘터리의 매력이 될 것이다. 


감동적이고 매력적인 음악 다큐멘터리는 누구에게나 추천해도 좋을 영화다. 포크락은 우리의 향수를 자극하고 번역된 가사들은 우리 삶을 어루만진다. 이 노래를 부르는 가수 로드리게즈는 빙빙 돌아 21세기의 우리에게 왔다. 미국에선 몇 장 팔지도 못한 채 사라져버린 가수,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해적판으로만 수백만 장이 팔리는, 최고의 가수가 된 로드리게즈. 


그러나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그 누구도 로드리게즈가 누구인지 모른다. 실은 이는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2장의 앨범을 내고 사라져버린 로드리게즈. 


이 영화는 이 로드리게즈를 찾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카메라는 요하네스버그에서 로드게리즈의 음악에 빠져 사는 사람들과, 그 음악이 남아공에 미친 영향, 그리고 그들이 이미 죽었다고 소문난 로드리게즈를 어떻게 찾는가, 뒤쫓기 시작한다. 이 흥미로운 다큐멘터리는 눈물 흘리게 하는 감동까지 가지고 있으니, 어찌 추천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KBS에서 방영했던 빅토르 최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떠올렸다. 빅토르 최가 의문의 교통사고로 죽고 난 다음, 한국에는 그가 알려지지 않았을 때 제작, 방영한 다큐멘터리. TV 다큐멘터리이니, <<서칭 포 슈가맨>> 수준은 아니었지만, 빅토르 최의 다양한 영상 자료들과 그와 그룹 '키노'의 음악으로 수놓아진 다큐멘터리는 이십대 였던 나를 자극하기 충분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아마 KBS 안에서만 확인할 수 있을 듯 싶다)


음악 다큐멘터리는, 어쩌면 음악 때문인지도 모른다. 중간 중간 흐르는 음악 속에서 이야기가 들어오고 관객의 마음도 뒤섞인다. 그렇게 우리 모두 로드리게즈, 슈가맨을 찾는다. 


이번 주말 서칭 포 슈가맨을 보면 어떨까. 강력하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