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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요셉 보이스 Joseph Beuys (1921 - 1986) 





요셉 보이스를 조금 안다고 여겼는데, 나는 전혀 그를 모르고 있었다. 솔직히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의 작품을 실제로 분명히 봤을텐데, 그 기억은 나지 않고 작품 스틸 이미지만 머리에 맴돌 뿐이다.  



Joseph Beuys 1976 

출처: http://uk.phaidon.com/agenda/art/articles/2014/march/03/why-joseph-beuys-and-his-dead-hare-live-on/



그의 예술 세계는 개인적 경험으로부터 시작해, 치유와 회복, 특정 매체에 대한 집중, 은유, 알레고리, 예술과 삶, 과거에 대한 반성과 미래에 대한 진취적 모험에까지 이른다. 심지어 그는 실제 정치 활동까지 한다. 이런 다양성 밑에는 일관된 주제와 표현 방식이 있는데, 실은 이런 일관성이 그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How to Explain Pictures to a Dead Hare (죽은 토끼에게 그림을 어떻게 설명할까)

- Performance on 26 November 1965 at the Galerie Schmela(뒤셀도르프)


 

"For me the Hare is a symbol of incarnation, which the Hare really enacts-something a human can only do in imagination. It burrows, building itself a home in the earth. Thus it incarnates itself in the earth: that alone is important. So it seems to me. Honey on my head of course has to do with thought. While humans do not have the ability to produce honey, they do have the ability to think, to produce ideas. Therefore the state and morbid nature of thought is once again made living. Honey is an undoubtedly living substance-human thoughts can also become alive. On the other hand intellectualizing can be deadly to thought: one can talk one's mind to death in politics or in academia." - Joseph Beuys

(나에게 토끼는 육신화의 상징이죠. 이 토끼는 사람이 단지 상상 속에서만 할 수 있는 어떤 것을 진짜 보여주고 있어요. 땅을 파서 그 건축물 자체가 집인 곳을 이 지구에 만들죠. 이렇게 해서 지구에 그 스스로 구체화시킵니다: 그건 유일하게 중요한 것입니다. 적어도 나에겐 그렇게 보여요. 물론 내 머리 위의 꿀은 생각과 관련이 있죠. 사람들은 꿀을 생산할 능력을 가지지 못했지만, 그들은 생각할 수 있고 개념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사상의 오래되고 병적인 본성은 다시 한 번 살아있는 것이 됩니다. 꿀은 의심할 여지 없이 인류의 사상을 또다시 살게 만드는, 살아있는 실체예요. 반면에 합리화는 사상에 있어서 치명적인 것이예요. 그것은 정치나 학문에 있어서 자신의 마음을 죽음과 이야기하게 만들 겁니다.)   

(* 번역해보았는데, 많이 다듬어야 한글로 뜻이 통할 것같은데, 능력 부족이군요. 양해를.) 



작품 이해를 돕기 위해 위 문장을 옮겨왔으나, 작품 이해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 퍼포먼스는 요셉 보이스의 대표적인 작품 중의 하나이지만, 받아들이긴 쉽지 않다. 다른 작품들도 비슷한데, 그가 기대고 있는 세계가 북유럽, 켈트적 전통에 기반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즉 우리와는 정서적으로 맞지 않다고 해야 하나. 


주술적이거나 제의적이라는 특징은 요셉 보이스 뿐만 아니라 현대 예술가들에게 대부분 해당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특히 요셉 보이스에게 해당된다. 죽은 토끼와 예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는 다시 되살아남을 느낀다. 즉 이미 죽어야만 다시 되살아날 수 있는 기회를 붙잡을 수 있음을 반어적으로 표현한다. 그가 죽다 살아났던 것처럼, 새로운 세계는 죽음을 거쳐야만 맞이할 수 있는 어떤 것이다. 말하는 동안 그의 숨결은 죽은 토끼를 거치고 그가 퍼포먼스를 한 유리 부스 안에는 죽음을 거쳐온 생기(生氣)로 넘친다. 


실제 그의 퍼포먼스를 본다면 어떤 느낌일까? 짧은 영상이지만, 한 번 보자. 

 




요셉 보이스의 펠트와 지방에 대한 천착에 대해선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이는 전적으로 개인적인 경험 - 진위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 에 의해 치유와 회복의 상징이 되었다. (참고: 요셉 보이스 한글 위키피디아 설명) 그리고 그의 단골 매체가 되었고 일종의 집착처럼 느껴질 정도다. 



Joseph Beuys, The Pack 1969

Staaliche Museen Kassel, Neue Galerie. 

(c) DACS, 2005

출처: http://www.tate.org.uk/whats-on/tate-modern/exhibition/joseph-beuys-actions-vitrines-environments 



지방을 펠트천으로 감싸고 마치 개가 끄는 눈썰매 모습처럼 낡은 폭스바겐 밴에 연결된 이 작품은 일종의 비상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물건들처럼 보인다. 즉 상처입고 죽어가는 누군가가 있다면 썰매에 있는 지방과 펠트천으로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 이런 상징과 은유는 ..., 역시 낯설다. (ㅡ_ㅡ)


<7,000 떡갈나무> 프로젝트는 그의 컨셉 - '사회적 조각, 혹은 예술작품으로서의 사회(social sculpture - society as artwork)'를 단적으로 표현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Some of the 7,000 Oaks planted between 1982 and 1987 for Documenta 7 (1982)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Social_sculpture



Joseph Beuys, 7000 Oaks. Located on West 22nd Street between 10th and 11th Avenues. 

(The 7000 Oaks project began in 1982 with a planting of 7,000 trees, each accompanied by basalt stone columns, through the city of Kassel, Germany. Dia Art Foundation continued this project with plantings in Chelsea in 1988 and 1996.)

출처: http://www.times-arrow.com/joseph-beuys-7000-oaks/ 



"나는 7,000그루의 떡갈나무를 심을 것이다. 7,000그루의 떡갈나무 옆에는 각각 한 개의 돌들이 세워질 것이며, 이로써 최소한 800년을 생존한다고 알려진 떡갈나무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역사적인 순간은 지속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이야말로 노동과 테크놀로지의 개념, 물질주의, 정치적 이데올로기, 산업화, 자본주의 혹은 공산주의란 미명 아래 인간이 취해온 폭력적인 황폐화과정에서 벗어나 올바른 재생의 과정, 다시 말해, 자연 뿐 아니라 사회생태학적인 관점에서 생명을 부여하는 소생의 과정인 '사회적 유기체'를 이끌어낼 때이다. 이를 위해 나는 돌을 필요로 한다." - 요셉 보이스 

출처: 송혜영, <요셉보이스의 <20세기 종말>>(2009. 영남대학교)에서 재인용



생명과 돌이 지니는 영속성, 그리고 이를 직접 땅에 심는 행위(action)으로 시작되고 시간 속에서 지속되는 예술작품. 요셉 보이스는 우리 모두가 예술가이며, 예술을 통해 사회를 변혁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Joseph Beuys

The End of the Twentieth Century, 1983–5, 

(c) DACS, 2014

출처: http://www.tate.org.uk/art/artworks/beuys-the-end-of-the-twentieth-century-t05855



"이것은 새로운 세상의 각인이 새겨진 낡은 세상을 의미합니다. 마치 석기 시대의 식물처럼 생겨난 이 마개를 보십시오. 나는 현무암 덩어리에서 정성 들여 원추형의 마개를 파내었고, 이 마개가 아프지 않고 따스함을 유지하도록 펠트와 점토로 감싼 후 깊숙이 파여진 원래의 자리에 삽입하였습니다. 마치 현무암 그 자체가 한때 지구내부에서 분출하여 응고되었듯이, 이것은 얼어붙은 돌덩어리에서 무언가 움직이고 솟구치고 살아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요셉 보이스

출처: 송혜영, <요셉보이스의 <20세기 종말>>(2009. 영남대학교)에서 재인용 



그런데 이 사회적 예술이 기반하고 있는 세계는 켈트적 전통, 고대 샤먼의 세계다. 일종의 반 지성주의, 반 인간주의이며, 이 점에서 포스트모더니즘과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은 20세기 초반 몇몇 예술가들이 매료당했던 원시적 양식의 지속으로도 볼 수 있다. 이는 미술 양식 뿐만 아니라 연극에서는 제의적 양식으로 표현되었다. 아마 다른 장르에서도 이와 비슷한 경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우슈비츠 이후 더 이상 서정시를 쓰는 것은 야만이다'고 아도르노가 말했듯이, 차마 말할 수 없는 비극 뒤에서 인간적인 것들은 믿을 수 없는 어떤 것이 된다. 요셉 보이스에게 나타나는 인간적인 것들에 대한 배격은 우리 앞에 놓여진 어떤 죽음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새로 태어나야 된다는 제의(祭儀)로 양식화된다. 그의 작품들의 상당수는 이러한 알레고리를 밑바탕에 깔고 진행된다.


하지만 역시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그의 화법은 우리와는 전혀 다르다. 그가 서구 미술계에 절대적 영향력을 끼쳤던 것만큼 나에게 호소력 있기를 바라지만, ... 그렇진 못한 듯싶다. 기회가 닿는다면, 다시 한 번 그의 작품을 보고 다시 이 글을 업데이트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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