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파아란 영혼



"오늘의 내가 이루어진 것도, 내 일생동안 이끌고 다녀온 이 권태에 처음으로 전염된 것도, 나의 고통이요 나의 쾌락인 이 슬픔에 물든 것도 콩부르의 숲에서였다. 그 곳에서 나는 내 가슴의 소리를 들을 줄 아는 다른 가슴을 찾아헤맸다. 그 그곳에서 나는 내 가족이 모이고 흩어지는 것을 보았다. 아버지는 그 곳에 그의 이름이 복권되고 집안의 재산이 쌓이기를 바랐다. 시간과 혁명이 씻어간 또 하나의 악몽. 여섯 형제 중 남은 사람은 셋. 형과 쥘리와 뤼실은 이제 없고, 어머니는 고통으로 돌아가셨고 아버지의 재는 무덤 속에서 파헤쳐졌다."


"혹 나의 작품들이 내 죽은 뒤에 남게 되고 내가 이름을 남기게 된다면 어느 날 <회고록>의 인도를 받아 어떤 여행자는 내가 그린 장소들을 찾아오리라. 그는 성(城)을 알아볼 수 있으리라. 그러나 그 거대한 숲은 찾아도 없을 것이다. 내 꿈의 요람은 사라져버렸다. 바위 위에 홀로 서 있는 성탑만이 그 종탑과 사귀고 폭풍으로부터 그를 보호하던 옛 친구들인 거대한 참나무 숲의 죽음을 울고 있으리라. 그 성탑처럼 홀로 남은 나는 나의 어린 시절을 아름답게 해주고 나를 보호해주던 내 가문이 내 곁에서 쓰러지는 것을 보았다. 다행스럽게도 나의 인생은, 내가 젊은 시절을 보낸 성탑들처럼 견고하게 땅 위에 지어지지 않았다. 인간은 그의 손으로 세운 성만큼 폭풍에 견디지 못한다." 

- 샤토브리앙(Francois-Rene de Chateaubriand) 


* * 


김화영의 <시간의 파도로 지은 城>에서 인용된 샤토브리앙의 글이다. 프랑스 문학사에서는 대단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샤토브리앙이지만, 다른 나라로의 소개는 그다지 활발하지 않은 듯 싶다. 그의 대표작인 <아탈라>, <르네>는 번역되었으나, 현재는 품절이고. 




아딸라 - 르네
샤또브리앙 저/신곽균 역

영역본을 찾아보았으나, 3권 정도 검색되었다.



 

- 샤토브리앙, <Atala / Rene>



- 샤토브리앙, <무덤 너머로의 회상Memoirs from Beyond the Tomb>



읽고 싶은 건 역시, <무덤 너머로의 회상>이다. 학생 시절이었다면 어떻게든 불어로 읽으려고 했을 텐데, 돌이켜보니, 영어라도 제대로 해놓고 불어공부를 할 걸 하는 후회가 앞선다. 지금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영역본을 찾아보고 있으니. 


프랑소와 르네 드 샤토브리앙. <무덤 너머로의 회상>은 30년 걸쳐 씌여진 회고록이다. 소설가이자 외교관이었으며 1786년에 태어나 1848년에 죽었다.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반까지. 프랑스 귀족의 몰락, 프랑스 대혁명, 왕정복고, 나폴레옹 ... 격변기를 보냈고, 그 이야기들이 <무덤 너머로의 회상>에 담긴 것이다. 이후 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끼쳤지만, 지금 샤토브리앙을 읽는 독자들은 많지 않다. 


위에서 소개한 책들 말고 국내 번역된 책들이 있으나, 발췌번역이거나 요약본이라 다소 부족해 보인다. 


* *


얼마 전 웹서핑을 하다 보게 된 정보 하나, 언어 사용인구로 따져, 한국어가 13위였는데, 순위에 민감한 사람들이 한국어의 위상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걸 읽었는데, 실은 그게 중요하지 않다. 정작 중요한 것은 한국어로 된 양질의 정보가 얼마나 많고 이 정보들에의 접근이 얼마나 쉽고 편리한가다. 따져보면 한국어로 구할 수 있는 양질의 정보는 많지 않다(영어와 비교하는 건 어불성설이긴 하나, 비교는 늘 최고와 할 때만 의미를 가진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중년의 나이가 되도록 이 사회에 조금이나 기여한 게 있다면, 한국어로 된 정보에 이 블로그가 조금의 도움이 되었다는 것밖에 없는 듯해 좀 씁쓸해졌다. 


정부 차원에서 한글 번역 - 여기에는 외국 서적에 대한 번역 뿐만 아니라 한문으로 된 국문학 서적에 대한 번역도 포함되어야 한다 - 에 대한 다양한 공적 사업이 진행되어야 하고, 이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늘어나야 한다,고 적어보지만, 그게 가능할까 싶다. 기업은 돈 되는 일에 매진하고 정부는 지금 당장 돈이 되지 않고 나중에도 돈이 되지 않으나, 나라를 튼튼하게 하는 기초 사업에 힘을 써야 한다,고 적어보지만, 이 나라 정부 관료나 정치인이 이런 이야기 한 적을 본 적도, 읽은 적도 없다. 


쓸데없이 글이 길어졌다. 



 




 

Comment +0

2017년, 책 읽기의 기억

2017년, 책 읽기의 기억 1. 책 읽는 병든, 그러나 고귀한 우리들 책을 읽는 여인(안지오의 소녀) 이탈리아 안지오Anzio에서 나온 그리스 조각 복제본(대리석)으로 기원.....

보들레르의 수첩, 보들레르

보들레르의 수첩 샤를 보들레르(지음), 이건수(옮김), 문학과지성사, 2011년 1846년 산문과 1863년 산문이 함께 실려있고 죽은 후 나온 수첩까지 실린 이 책은 기억해.....

경쟁 우위의 종말The End of Competitive Advantage, 리타 맥그레이스

경쟁 우위의 종말 The End of Competitive Advantage 리타 군터 맥그레이스(지음), 정선양, 김경희(옮김), 경문사 "소니는 스스로 경쟁우위의 함정에.....

단테:세속을 노래한 시인, 에리히 아우어바흐

단테 - 세속을 노래한 시인 에리히 아우어바흐(Erich Auerbach) 지음, 이종인 옮김, 연암서가 좋은 책이다. 간결한 문장으로 핵심을 찌른다. 이종인 선생의 번역도 .....

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우리는 모두 식인종이다 클로드 레비-스트로스Claude Le'vi-Strauss(지음), 강주헌(옮김), 아르테, 2015 누구나 자신의 관습에 속하지 않은 것을 야만적인 것.....

요즘 근황과 스트라다 로스터스 STRADA ROASTERS

안경을 바꿔야 할 시기가 지났다. 나를, 우리를 번거롭게 하는 모든 것들은 우리의 예상보다 빨리 도착해 신경쓰이게 한다. 글자가 흐릿해지는 만큼 새 책이 쌓이고 잠이 줄어드는 .....

반듯이 누워

반듯이 누워 밑에서 올라오는 열기와 얇게 흔들리는 콘크리트 건물의 건조함에 묻혀 아주 짧게 내 삶을 되새기며 슬퍼한다. 이름 모를 바람이 들어와 잠시 내 몸 위에 살짝 앉았다.....

어느 일요일

봄, 바람은 사무실 안으로도, 내 마음으로도, 그대 가슴으로도 밀려들지 않는다. 늘, 그렇듯, 우리에게 싱그러운 바람은 비켜나간다. 그렇게 청춘은 지나갔고 노년은 음울한 기운.....

롱기누스의 숭고미 이론, 롱기누스
롱기누스의 숭고미 이론, 롱기누스
유혹에 대하여, 장 보드리야르
혁신은 천 개의 가닥으로 이어져있다, 론 애드너
미래의 속도No Ordinary Disruption, 리처드 돕스, 제임스 매니카, 조나단 워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