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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란 영혼


스타트업 펀딩 Start-up Funding

더멋 버커리(지음), 이정석(옮김), e비즈북스 






경영에 있어서 첫 번째는 사람이고, 두 번째도 사람이고 세 번째도 사람이라 여겼다. 경영진은 아니었지만, 중간관리자로 팀웍을 중요하게 여겼고, 모티베이션이나 리더십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 실은 답이 없는 고민이었다. 


그리고 얼마 뒤, 사람이 있어도 전략이나 실행력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는 걸 알았다. 심지어 사람을 키우는 것도 전략이었다. 당연한 것인데, 결국 겪어봐야 안다. 그 후부턴 경영 전략을 참 흥미롭게 읽었다. 하지만 책은 책일 뿐, 실제는 아니다. 


작년말 회사를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회사를 그만 두고 사업을 모색했다. 내 것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었다. 나는 자주 돈까스 식당 옆에 돈까스 식당을 내어도 된다고 말했다. 사업에는 비즈니스 모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누가 하느냐, 어떻게 하느냐이지, 옆에 잘 되는 돈까스 식당이 있다고 해서 망하는 건 아니라고. 남산 돈까스 식당들처럼 유명한 길이 될 수도 있을 터. 


사업 계획서 쓰는 것이야 자신 있었고 그동안의 경험이 나를 도와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나는 아무 것도 알지 못했음을 몇 달이 채 지나기 전에 알았다. 


1. 투자를 받는다는 건 귀중한 남의 돈에 책임을 진다는 것임을. 


2. 팀원을 모으고 그들과 함께 일한다는 건 그의 삶과 그의 가족에 대해 일정 부분 이상 책임을 진다는 것임을. 


3. 사업을 추진하는 것과 법인을 세워 이를 운영하는 것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음을. 


결국 나는 성급한 추진일 수 있음을 알았고 뒤로 미루는 것도 방법이라 여겼다. 나는 법인 설립이나 지분 구성, 투자자를 만나 사업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도리어 내가 짊어져야 할 다양한 책임들의 무게만을 느끼고 있었다. 리더가 흔들리면 사업도 흔들리고 회사도 흔들린다. 안정기에 들어선 기업이라면 모르겠지만, 초창기 기업은 위험하다. 하나하나가 잘 조율되어야 하고 모든 이해관계자를 만족시켜야 한다. 설령 그러지 못하더라도 그렇게 될 어떤 지점을 향해 걸어가고 뛰어가야 한다. 


그런데 그게 참 어려운 일임을 ... 


그러는 동안 이 책을 읽었다. 2007년에 나온 책인데, 다소 늦게 번역된 듯 싶기도 하다. 최근의 스타트업 열기에 대해서 나는 부정적이다. 아직도 한국은 실패에 대해 가혹하고, 도전보다 안주를 가치있게 여긴다. 성공하면 찬사를 보내지만, 실패하면 '그럼 그렇지'라며 핀잔만 일삼는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격언이 통용되지 않을 유일한 OECD 국가일 것이다. 그러니 실패하면 안 된다. 


이 책은 창업가, 혹은 창업 기업이 어떻게 투자를 받는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책은 중요한 지점을 매우 정확하게 짚어준다고 할까. 나에게 인상적이었던 내용은 아래와 같다. 너무 기본적인 내용인가. 



- 투자자도 실패하기 싫다.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투자한 기업이 성공하는지 여부를 단계별로 체크한다. 그래서 한 번에 그 기업에게 필요한 모든 돈을 투자하지 않는다. 기업 성장의 단계를 나누고 단계별로 목표를 설정한다.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했는가의 여부에 따라 2차 투자, 3차 투자를 진행한다. (시리즈 A, 시리즈 B 투자는 여기서 나온 것이다) 


-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50% 이상의 지분을 요구하지 않는다. 기업 성장에 있어 창업자들의 의지와 역량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 창업자들은 그들의 기업이 성공할 것임을 다양한 방식으로 증명해야 한다. 사업계획서는 단계별로 목표를 정확하게 표현해야 한다.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말이다. 


- 투자자들은 아직 성숙하지 않는, 그러나 장차 어마어마하게 클 시장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렇게 큰 시장에 강력한 지배력을 가지게 될 기업을 찾는다. 초기 투자자들은 보통 10배의 투자이익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리고 매출이익률이 높은 회사를 선호한다. 그러다 보니, 대체로 IT/SW 회사가 많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무척 실제적이다. 창업 기업의 가치 평가나 여러 번의 투자 과정 속에서 지분 희석이나 창업진 일부의 이탈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투자자들 사이의 갈등이나 여러 기업들의 사례도 소개되어 있었다. 창업을 준비하지 않더라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 만하다. 


기업이 어떻게 시작되는가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라고 볼 수 있으니까. 그리고 인생 어떻게 될 지 모른다. 강력 추천한다. 





스타트업 펀딩 - 10점
더멋 버커리 지음, 이정석 옮김/e비즈북스






Comment +6

  • 올려주신 좋은 글 덕분에
    지난 날의 실패를 되돌아 보고 있습니다.

    혜안은 없고 무모한 자신감만 있던 시절이었어요.

    • 실패를 되돌아보는 능력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 여깁니다. 하지만 정말 어려운 능력이기도 하지요. ~... 댓글 감사합니다. ^^

  • 좋게 평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창업을 준비하지 않더라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 만하다" 멋있는 표현입니다. 저는 창업하시는 분들에게만 추천했었는데^^ 직장인들에게도 추천해야겠네요.

    • 의외로 어렵지 않았고 내용도 알찼습니다. 아마존에서의 평점도 꽤 높더군요. 그리고 스타트업에겐 정말 도움이 될 만한 책이기도 했고요. ~ .. ^^;; (e비즈북스에서 댓글을 달아주시니.. 미안함이.. ㅡ_ㅡ;;; 예전에 사무실까지 갔던 적이 있었던 터라...)

  • 2015.04.08 14:08

    비밀댓글입니다

    • 앗..^^;;~ 감사합니다. 시간은 쏜살같고 뭔가 해보려고 해도 여유가 되지 않더군요. ~ 좋은 책이 나오더라도 읽지 않는 세태가 많이 불만스럽지만, 그래서 좋은 책이 나오면 읽는 이는 있기 마련이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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