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우주/비즈

미래의 소비자들, 마틴 레이먼드

지하련 2017. 10. 12. 00:42


  


미래의 소비자들 The Tomorrow People 

마틴 레이먼드 지음, 박정숙 옮김, 에코비즈, 2006 



겨우 다 읽었다. 책은 2006년에 구했으니, 무려 십 년이 넘게 걸린 것인가. 2006년이면, 합정동에서 모 이동통신사 사내보를 만들고 있던 시절이었다. 대학 졸업 이후 잡지 편집을 해보지 않아, 첫 한두 달은 고생했지만, 나름 이동통신과  IT, 경영전략에 특화된 전문적인 콘텐츠를 기획하여 만들었다(고 자부심을 가져도 될까). 하지만 그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더 좋은 콘텐츠를 기획하고 더 많은 도움을 받았을 것을,  작년 말 이 책을 서가에서 꺼내 읽기 시작하면서 너무 뒤늦게 읽음이 안타까웠다. 벌써 10년도 더 지난 책이지만, 지금 읽어도 내용이 탄탄하고 흥미진진하다. 다만 이 책이 나왔을 십여년 전에는 꽤 첨단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었을 텐데, 지금은 다소 일반화된 내용도 있음은 어쩔 수 없다. 저자는 마틴 레이먼드Martin Raymond로 되어 있으나, 그 혼자 쓴 책이라기 보다는 그의 팀이 쓴 글이라 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아래 그가 운영하고 있는 '미래연구소' URL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은 전적으로 미래에 살아남을 수 있는 브랜드, 그리고 그 브랜드에 참여하는 소비자들에 대한 내용을 담고 그 소비자를 탐구하고 알아가는 과정을 설명한다. 일종의 방법론이 나오기도 하고 문화나 트렌드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사람들이 원하고 기꺼이 호응하는 브랜드를 구축하고 제품을 설계하며 기업을 창조해야 한다. 애초부터 소비자들은 창조 과정의 일부이고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 ...) 촉각브랜드는 전통적 의미에서처럼 사물을 만지거나 느낀다는 뜻이 아니다. 그것은 문화에 손을 내밀고, 문화에 접속하고, 문화를 깊게 조사하여 이해하는 방식의 촉감(tactility)이다. 그것은 브라유 점자법(brailling: 1829년 프랑스의 시각장애인 L. 브라유가 고안한 점자), 즉 우리 주변 세계가 변화하고 움직일 때 매력적이고 감정적이며 시적인 방식으로 그것을 느끼고, 만지고, 보는 식의 행위다. (40쪽 ~ 41쪽) 


그러므로 이 책은 브랜드를 위한 책이다. 브랜드의 위기가 닥쳤다고 진단하는 저자는 브랜드의 변화가 필요하며 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미래의 소비자, 즉 소비자들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솔직히 너무 많은 내용들이 등장하며, 위기에 빠진 브랜드가 어떻게 미래의 소비자를 이해하고 브랜드를 새롭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다양한 방법론을 제시되어 이 서평에서 언급하기엔 다소 무리가 따른다. 대신 목차를 옮기는 수준에서 ...  


1. 출항 준비중인 브랜드: 가장 적응력 있는 브랜드만이 살아남는다.

2. 불완전한 미래: 다가올 트렌드의 모습

3. 숫자로 눈가림하기: 데이터 자키들이 어떻게 마케팅 스타들을 죽였는가

4. 새로운 교전 법칙: 네트워크 룰과 그것을 이용하는 방법

5. 문화를 점자로 느끼기: 소리 뿐만 아니라 신호에 귀 기울이기

6. 네트워크 구성과 이용

7. 미래의 모습: 시나리오 플래닝과 미래 경쟁력을 갖춘 내러티브

8. 소비자의 흔적: 일탈자들과 한침대 쓰기

9. 인간적 요소 인터페이스: 달라붙는 제품과 브랜드 구상

10. 소비자 내러티브: 소비자를 미래지향적 브랜드 구축에 이용하기

11. 문화의 발자국: 브랜드 맵 창조에 '결과' 이용하기

12. 트랜드 브리핑 


12장은 트렌드에 대한 소개이며, 나머지 챕터들은 배경과 이론, 방법론에 대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그런데 이 내용의 대부분은 아래 책들에서 나온 것들이다. 그리고 이 책들은 <감사의 말>에 언급되어 있다. 내가 읽은 책도 여럿 보이고 대부분은 들어보았으나, 읽지 않은 책들이 대부분이다. 이 책을 쓰기 위해 참조한 주요 책들의 일부이다. 십여년이 지난 지금이라도 읽어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책들이며, 어느 책들은 필독서 목록에 오르기도 한다. 저자는 생략하고 책들 제목만 옮겨본다. 


책 전반을 걸쳐 촉각에 대한 강조, 관찰의 중요성, 데이터에 현혹되지 말고 직접 만나고 경험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혼란을 두려워하지 말고 다양성을 수용하라고 말한다.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말하며 브랜드가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아래 책들은 이러한 저자의 주장을 강력하게 뒷받침한다. 


<<티핑 포인트 The Tipping Point>>

<<퍼미션 마케팅>>

<<위대한 미국 도시의 생과 사 The Death and Life of Great American Cities>> 

<<창조적 계층의 발생 The Rise of The Creative Class>>

<<개미>>, <<통섭>>, <<생명의 미래>>(* 에드워드 윌슨의 저서들)

<<이기적 유전자>>

<<글로벌 브레인 Global Brain>>

<<드리븐Driven>>

<<발생: 개미, 뇌, 소프트웨어의 연결적인 삶>>

<<링크: 네트워크의 새로운 과학>>

<<복잡성 이론 이용하기>>

<<독창성 차이 The Ingenuity Gap>>

<<나비경제학>>

<<숫자의 횡포 Tyranny of Numbers>>

<<블러>>

<<IDEO: 혁신의 대가>>

<<관찰연구핸드북>>

<<장기적 전망기술 - 불확실한 세상에서 미래 계획하기 The Art of The Long View - Planning for future in an Uncertain World>>

<<쓰레기! 쓰레기 고고학 Rubbish! The Archaeology of Garbage>> 


현재에도 이 책의 저자와 동료들은 미래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아래 홈페이지 주소를 옮겨놓았다. 한 번 방문해보기 바란다. 아마 위의 언급된 책 목록만으로도 이 책, <<미래의 소비자들>> 안에 어떤 내용이 들어가 있는지 짐직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트렌드를 반영하여 위와 같은 책 목록을 꾸민다면 어떨까, 그리고 그 책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버전의 <<미래의 소비자들>>을 유추해본다면. 아마 꽤 흥미진진한 연구가 되지 않을까. 


출간된 지 오래된 책이긴 하나, 지금 읽어도 꽤 많은 도움이 될 책이니, 추천한다.  



  웹사이트: http://thefuturelaboratory.com/uk/  




미래의 소비자들 - 10점
마틴 레이먼드 지음, 박정숙 옮김, 김민주 감수/에코리브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