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味적 우주

우드브릿지 피노누아 Woodbridge Pinot Noir

지하련 2024. 3. 28. 13:43

 

우드브릿지 피노누아 

Woodbridge Pinot Noir

 

 

아쉽게도 '롱반 피노누아(Long Barn Pinot Noir)'보다 비싸다. 피노누아의 은은하고 감미롭게 퍼지는 향을 느끼기엔 너무 밋밋하다. 우드브릿지의 명성이 사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전에 내가 알던 와인들의 명성이 퇴색되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 한국에서 선물한다면 다들 '1865 카쇼'를 하곤 했는데, 얼마 전에 마시곤 아, 이 와인 왜 이렇지 하고 생각했다. 와인 인구가 많이 늘어나 와인 선택지가 풍부한 요즘, 우드브릿지를 마실 이유는 없다. 가격 2만원 중반 이상이라서 가격도 매력적이지 않다. 이 가격대라면 너무 좋은 와인들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가격대에서는 이탈리아 프리미티보(Primitivo) 품종을 만들어진 와인들이 상당히 좋다. 동일한 품종으로 알려진 미국의 진판델 와인들은 이 가격대에서 구하긴 어렵다. 

 

예전 즐겨 마시던 와인들이 눈에 보여 마시고 있는데, 맛이 변한 것인지 내가 변한 것인지 ... 세월이 흘렀다는 걸 깨닫고 우울해지곤 한다. 햇살이 드는 늦은 오후 와인을 마시던 그 때가 그리워졌다. 술에 취할 때쯤 거리가 부드러운 레드빛으로 물들던 그 때, 가벼운 봄바람이 밀려들었던 그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