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알코올 중독

지하련 2005. 8. 8. 11:53
알코올을 대량 섭취했다. 그리고 뻗었다. 아주 잠깐 우주 끝까지 갔다왔다. 하지만 아무것도 잃어버리지 않았다. 도리어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한 흉칙한 모습들, 슬픈 모습들, 절망적인 모습들, 고통스런 모습들, 안타까운 모습들만 발견했다.

핸드폰 분실 모드로 들어갔다. 어디다 전화를 해댄 것같으나, 그것이 그인지, 혹은 그녀인지 모를 일이다. 과거로부터 도망쳐 미래를 향해가고 있으나(이것이 시간의 본질!), 원하는 미래는 오지 않고 과거에 얽매인 미래만 온다.

하나의 흔적은 또다른 흔적과 묶이고 눈 앞에 펼쳐지는 새롭고 낯선 풍경들은 축축한 물기로 젖은 과거들의 조합이라니.

난 분명 도망치다 죽을 팔자인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