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련의 우주/Jazz Life

일상의 힘

지하련 2006. 9. 5. 10:40
하루. 하루. 하루. 하루. 이 시간-존재'들'이 어떻게 흘려가는 것일까. 아니 무슨 까닭으로 흘러가는 것일까. 이들이 흘러가는 것에는 무슨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닐까. 계집같은 하루가 내일을 향해 가는 것에는 하루 뒤에서 나쁜 마음을 품은 사내가 쫓아오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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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사무실 근처 까페에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며 에스프레소를 마셨다. 따뜻한 에스프레소 더블. 그리고 차가운 에스프레소 더블. 연거푸 마신 두 잔의 커피로 어둠 속에서도 나는 자지 않고 견딜 수 있었다. 하지만 환함 속에서의 졸음을 견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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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를 얻었다. 쿠바에서 바다 건너 육지 건너 여러 차례 비행기를 탄 끝에 나의 손에까지 당도한 시가. 시가에 불을 붙여 한 모음 빨아땡기자, 담배잎을 말리던 쿠바 사람들의 땀냄새가 나는 듯 했다. 시가를 피우며, 몸을 흔들며, 데낄라 3잔을 마시자, 술집 천장이 사뿐하게 내려앉으며 나에게 미소를 지었다.
천정을 뚫고 날아오르렴. 어서, 어서.
그 날, 잠깐 동안 베란다에 대롱대롱 매달려 노래를 불렀다. 늘 도레미파솔라시까지만 올라가는 내 노래소리. 마지막 도는 끝내 나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