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우주/리뷰

밀레의 여정Le Chemin de Millet 1814-1875

지하련 2003. 9. 6. 10:17

밀레의 여정Le Chemin de Millet 1814-1875
서울시립미술관.


1.
흔히 ‘천재들의 세기’로 기억되는 19세기는 격변의 시대였다. 근대의 정점을 지나 산업 혁명과 기계문명에 대한 찬탄과 희망으로 들떤 시대였으며 부르조아 계급이 귀족을 몰아내면서 새로운 질서를 주장하던 시대였으며 니체가, 칼 마르크스가, 찰스 다윈이 근대의 허상을 폭로하기 시작하였으며 위대한 인상주의자들에 의해 근대적 예술이 무너지고 있었던 시대였다. 그래서 19세기는 희망과 절망이 끊임없이 교차하던 시대로 기억되고 있다.

이런 시대에 장 프랑소와 밀레(Jean-Francois Millet, 1814-1875)는 예외적인 인물이다. 프랑스 화단에서도, 바르비종 화파 내에서도 그러하다. 다른 바르비종의 화가들, 테오도르 루소, 샤를르 도비니, 까미유 코로의 낭만주의적 화풍과 달리 밀레는 리얼리즘적이었다. 그가 그 사실에 관심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2.
풍경화는 전적으로 낭만주의의 소산이다. 바르비종의 다른 화가들이 몰두했던 주제는 ‘풍경’이었다. 테오도르 루소의 <떡갈나무가 있는 늪지>는 그 풍경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준다. 카스파 다비드리히의 풍경에서 보여지는 ‘숭고함’의 느낌은 없어졌지만, 보다 내밀하고 개인주의적으로 변한 풍경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밀레의 관심은 ‘풍경’이 아니었다. 그가 집중했던 주제는 ‘인물’이었다. 바르비종에서의 인물에 대한 관심은 그의 작품 세계를 매우 이색적으로 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에게는 객관적으로 표현할 필요가 있었고 그런 객관적 표현은 자연스럽게 농촌의 거칠고 힘든 삶을 그대로 옮겨놓을 수 밖에 없었다. 그의 작품이 지니는 고통스럽고 슬픈 풍경을 가장 먼저 발견한 이는 고흐였다. 고흐야말로 밀레의 진정한 후계자였다. 밀레의 작품은 고흐의 세계 속에서 재창조된다.

3.
이번 전시는 밀레의 세계를 이해하는데 있어 매우 좋은 기회이다. 하지만 밀레는 이해하기 그렇게 쉬운 화가는 아니다. 19세기의 어느 화가 못지 않게 말이다. 동시에 국내에서 밀레는 그의 실력에 비해 너무 유명한 것처럼 보인다. 그런 면에서 이번 전시는 다분히 상업적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보기 힘든 몇 명의 다른 화가들을 만난 것은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바르비종 화파의 우두머리격인 테오도르 루소의 <떡갈나무가 있는 늪지>는 바르비종의 여러 화가들이 추구했던 바를 매우 정확하게 보여준다. 바르톨로메 에스테반 무리요의 <갈보리 동산의 예수 그리스도>는 바로크적 이념이 어떤 것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었다. 또한 바로크 정물화의 대가 샤르댕의 작품, 작품 속에 언제나 낭만주의의 단초를 품고 있는 신고전주의자인 자끄 루이 다비드의 작품은 국내에서 보기 힘든 작품이다.

4. 온라인 갤러리

Jean-Francois Millet http://www.artcyclopedia.com/artists/millet_jean-francois.html

Bartolome Esteban Murillo http://www.abcgallery.com/M/murillo/murillo.html

Theodore Rousseau http://www.artcyclopedia.com/artists/rousseau_theodore.html

The Barbizon School http://www.artcyclopedia.com/history/barbizon-school.html


5. 몇몇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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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ystacks: Autumn, ca. 1874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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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delions, 1867-68 Pastel on buff paper 15 7/8 x 19 3/4 in. (40.2 x 50.2 cm) Gift of Quincy Adams Shaw through Quincy A. Shaw, Jr. and Mrs. Marian Shaw Haughton, 1917 17.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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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pherdess with her Flock 1864 Oil on canvas Musee d'Orsay,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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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heep Meadow, Moonlight Oil on canvas Musee d'Orsay, Paris.